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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항 배후단지 '재정 투자'로 수출경쟁력 키워야

지난해 12월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인천과 중국 간 교역량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중은 FTA 발효 후 20년 안에 전체 품목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향후 20년간 중국은 전체 품목의 90.7%인 7428개, 한국은 92.2%인 1만1272개의 관세를 없애는 것이다.

이를 가격으로 치면, 중국은 수입액의 85.0%인 1417억 달러, 한국은 수입액의 91.2%인 736억 달러에 부과되던 관세를 없애는 것이다.

FTA 발효 직후 중국은 우선 품목 958개(수출액 기준 연간 87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이후엔 해마다 관세 품목을 줄여 10년 안에 5846개(1105억 달러) 품목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맞춰 한국은 FTA 발효 즉시 전체 품목의 40.1%인 4004개 품목(수입액 기준 8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10년 뒤에는 8988개 품목(617억 달러)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한·중 FTA 발효에 따라 한·중 교역량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이에 대비해 인천항과 인천공항의 배후단지를 확대·조성하고 이를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해 배후단지가 물류는 물론 전시·판매·유통·조립·가공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인천 물류업계의 중론이다.

인천 물류업계는 특히 '배후단지 확대·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중 FTA에 개성공단이 역외 가공지역으로 인정돼 개성공단 제품이 '메이드인 코리아'로 인정되고, 중국에서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향후 한·중 간 비자면제 협정과 해운·항공 자유화 협정 등이 체결되면, 화물물류는 물론 여객물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인천항에서 정기적으로 오가는 중국의 항은 카페리의 경우 10개 도시(단동·다롄·잉커우·친황다오·톈진·옌타이·웨이하이·스다오·칭다오·롄윈)이다. 컨테이너의 경우 약 15개 도시(단동·다롄·톈진·옌타이·웨이하이·칭다오·닝보·상하이·옌칭·푸저우·산터우·샤먼·홍콩·썬전·광저우)이다.

인천항 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인천항 물동량은 중국과 베트남이 1위와 2위다. 둘 다 FTA가 발효돼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250만TEU를 예상했다. 지난해 인천신항 1단계 B터미널 일부가 개장했고, 올해 A터미널이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라 물동량이 늘어나도 부두에서 문제는 없다. 문제는 항만 배후단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출 물량과 수입 물량을 보관할 물류단지를 각각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이 배후단지에 정부 재정이 반영돼야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고, 그래야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중국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이게 시급한 과제다"라고 했다. 그는 "나아가 배후단지를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해 조립·가공·전시·판매·유통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공항 배후단지에 있는 허난성 O2O 무역 전자상거래 전시센터 일부 전경(지난 2015년 12월).
▲ 정저우공항 O2O센터 중국 허난성 정저우공항 배후단지에 있는 허난성 O2O 무역 전자상거래 전시센터 일부 전경(지난 2015년 12월).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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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 직접구매 증가에 맞춰 O2O센터 확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중국의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식의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O2O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구매해 수령하거나, 반대로 온라인 매장에서 쇼핑한 뒤 인센티브를 주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거나,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모바일 기술의 발달과 보급은 모바일쇼핑까지 확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확인한 뒤, 모바일로 상품 정보와 가격을 비교해 구매하는 '모루밍(Moroomimg, mobile과 showrooming의 합성어)'이 늘고 있다.

이처럼 ICT 발달과 보급으로 인터넷·TV·모바일 쇼핑 등, 다양한 방식의 O2O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한국 제품 직접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해외 직접구매 수입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O2O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시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직접구매 수입이 중국 내 택배시장만 발달시킬 뿐, 중국 내 상품시장 교란과 관세 회피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정철 인하대학교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이 O2O 전자상거래는 양질의 저렴하고 믿을 수 있는 해외 상품을 보세(保稅, 관세의 부과를 보류함)로 수입한 뒤, 중국 국민들이 구매 시 관세를 내면 즉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중국은 이 O2O센터를 주요 거점도시에 개설해 유통시장을 발달시키는 한편, 나아가 제품의 질을 경쟁시켜 중국 제조업의 수준을 제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O2O 시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상하이·항저우·닝보·정저우·충칭·광저우 등, 6개 도시를 전자상거래특구로 지정한 뒤, 공항 배후단지를 중심으로 '보세 수입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중 FTA 발효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방치된 영종도 밀라노디자인시티를 한류 물류단지로"

최정철 교수는 "중국의 O2O 사업가들은 양질의 한류 상품 리스트를 찾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한류 상품은 주로 화장품·전자제품·유아용품·식품 등인데, 구매방식은 매우 제한적인 정보와 인맥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한국은 한류 상품을 종합적으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 인근에 전시·판매 단지가 있으면 쭉 둘러본 뒤 다량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한류 상품 전시·판매장은 중국뿐만 아니라 향후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의 수입업자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설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중국 소비자들의 직접구매 증가와 O2O센터 증설에 대비해 인천항과 인천공항 배후에 한국 상품을 전시·판매하고, 보관·배송할 수 있는 물류단지를 조성하자는 게 주된 요지다.

중국이 전자상거래 특구로 지정한 6개 도시는 시범 도시다. O2O센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중국의 도시 41개를 취항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인천공항 배후에 방치된 밀라노 디자인 시티를 한류 물류단지로 조성해 전시·판매·조립·가공·배송·물류를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아울러 2018년 상반기에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는데, 카페리와 크루즈선박 모도 여기에 기항한다. 그리고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배후에는 아암물류단지가 있다. 아암물류단지는 해운 물류의 거점인 셈이다.

최정철 교수는 "정부가 2015년 11월 '동북아 항공 물류 허브 선점을 위한 규제 개혁'을 발표하면서 인천공항을 동북아 항공 물류 허브로 육성하겠다며 배후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맞춰 영종도 밀라노 디자인 시티를 전시·판매·물류 산업단지로, 자유무역지대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개성공단 제품의 진출을 돕고,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의 확장을 준비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 1월 28일 "국토부가 어제 '제5차 공항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11월까지 인천공항 배후에 3단계 물류단지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동시에 올 하반기에 직구(=국내에서 외국산 직접구매)와 역직구(=해외에서 한국산 직접구매)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공동물류센터 확보 방안도 세우겠다고 했다"며 "시가 보유한 밀라노 디자인 시티를 활용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O2O, #한중FTA, #인천국제공항, #인천신항, #배후 물류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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