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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22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22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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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물포럼과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실크로드경주 2015 등 3대 국제행사를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상북도는 올해 초 경북 안동으로 도청을 이전하는 등 새로운 경북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경북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중심에 지방행정의 달인, 자칭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있다. 김 지사는 올해 가장 큰 목표로 새로운 경북의 시대를 성공시키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지사는 청년들의 취업을 전담하기 위해 전담부서인 '청년취업과'를 만들고 종합적 기획부터 시책 발굴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김 지사는 최근 도청 간부들에게 <지방소멸>이란 책을 읽도록 했다. 지난해 5월 출간된 이 책은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대로라면 일본의 절반인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한다는 '마스다보고서' 발표 이후 연구자료와 논의를 집대성한 책이다.

김 지사는 "직원들이 이 책을 읽고 인구감소가 경제와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접 느끼도록 했다"며 "수도권이 인구가 집중되고 있지만 결국은 수도권에서 자연적으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올라갔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016년 신년 메시지로 희망의 미래 세대에 나라의 중심으로 우뚝 서겠다는 뜻의 '차세중추(嵯世中樞)'를 제시하기도 했던 김 지사는 도청이전을 계기로 한반도 허리 경제권의 주역으로 중심축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

경북의 운을 결정짓는 도청 이전에 앞서 김관용 지사를 만나 새로운 경북을 이끌어갈 도정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김 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22일 경북도청 도지사실에서 진행됐으며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22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22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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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국제행사를 3번이나 치렀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행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지역에서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진행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도민 여러분의 사랑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4월에 '국제물포럼'이 대구와 경주에서 열렸는데 물과 관련된 세계 최대의 행사로 경북의 위상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또 문경에서 열렸던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북한의 참여가 기대됐지만 한반도 정세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경주에서 진행된 '실크로드경주 2015'는 우리 경상북도의 문화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들이 도민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오는 2월이면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한다. 도청의 이전은 단순한 사무공간의 이전이 아닌 새로운 경북 도약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사의 생각은?
"도청이전은 사무공간의 이전으로 볼 수 있지만 도읍을 옮기는 정신의 문제로 행정과 문화, 그리고 역사와 혼이 함께 옮겨가게 된다. 도청 이전을 계기로 경북의 정체성 확립의 계기가 되고 대화합 실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에 성장동력이 하나 더 만들어지는 셈이다. 국가적으로는 경북은 북으로 올라가고 세종시는 서울에서 남으로 내려와 북위 36도선에 위치한다. 이게 하늘의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도청이전은 세종시와 더불어 새로운 동서발전 축을 형성해 한반도 허리경제권을 만드는 것이다. 신라문화와 만나고 백제문화와 연결되는 새로운 문화의 접촉이 시작된다."

- 도청 이전 이후에도 조기 정착을 위해 정주여건이라든지 인프라 구축이 중요할 것 같다.
"초기 인구유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유관기관단체의 동반이전을 유도하고 교육인프라 확충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동서 4,5축의 고속도로와 중앙선 복선, 중부내륙고속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조기에 구축해 접근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도시의 자립기반을 위해서는 지역 대표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백신과 바이오, 의료기기, 신소재 IT융합 등 미래생명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

- 수도권에 비해 지역은 여전히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지역이 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최근 <지방소멸>이라는 책을 사서 간부 공무원들에게 읽게 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선진국이지만 지방이 망한다는 내용이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인구 문제만 보더라도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수도권에서 새로 출생하는 인구가 많아서라기보다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방에서 살지만, 수도권과 경쟁하면서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허리경제권을 이야기하고 남북의 철도를 통해 지역이 사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또 도청 이전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떠나고 있다. 비단 경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청년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지난 22일 청년일자리 전담부서를 확대해 '청년취업과'를 만들었다. 경북에 3900개의 기업이 있는데 앞으로 이 기업들을 찾아가 청년들이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 명씩만 취업하면 3900명이 취업하고 2명이 취업하면 8000여 명이 취업하는 셈이다. 최근 다문화가정과 삼성전자와 함께 MOU를 체결하고 41명을 취업시켰다. 외국에서 온 이들이 학원이 없는 지역에서 외국어를 가르친다면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청년일자리 정책 슬로건으로 일찍 취직해서 월급 받아 장가가고 시집가자는 의미로 '일취월장'으로 정했다.

고등학교 졸업한 젊은이들에게도 희망을 주어야 한다. 농고를 졸업하고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젊은이들을 농업사관학교에 보내고 선진 농촌을 체험하도록 하고 대학에 우선 입학할 수 있도록 하면 FTA도 극복하고 지역에 정착할 것이다."

- 최근 경북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며 '대구경북의 혼'을 이야기했다. 대구경북의 혼은 무엇이고 어떤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가?
"우선 경북의 뿌리를 보자. 우리 경북인들은 신라시대부터 유교문화를 거쳐 근대화를 이루고 나라의 어려움을 몸으로 막아내고 경제선진화를 이루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면서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그 혼을 찾아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종갓집의 종부와 종손의 삶을 살펴보고 '종가포럼'을 만들었다. 역사가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혼이 없으면 국가나 개인이나 위기가 왔을 때 흔들린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안동에 인구가 10만 정도인데 독립지사가 300명이 넘는다. 서울에 인구가 1000만이 넘지만 애국지사는 안동과 비슷하다. 이것은 우리 지역의 정신적 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북의 혼을 찾자는 의미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22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22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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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에서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할매할배의 날'로 정하고 손자손녀가 조부모를 찾아가 가족의 의미를 느끼고 삶의 지혜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 왜 할매할배의 날인가?
"우리는 효의 덕목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족이다. 그런데 16세기 조선시대 관료인 이문건이 아들이 요절하자 손자를 직접 키우며 쓴 육아일기인 <양아록>이 발견되었다. 바로 우리 지역인 성주이씨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를 듣고 이를 기념해야겠다고 생각해 할매할배의 날을 제정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손자들이 조부모를 찾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삶의 지혜를 느끼도록 했는데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세계 14개 나라에서 조부모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고 있더라. 더욱 발전시켜 전국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 경북의 문화정책에 대해 설명한다면?
"신라와 유교, 가야문화권으로 특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경주를 중심으로 천년고도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신라왕궁을 복원하고 신라사 편찬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라사는 수십 명의 학자들이 연구총서 22권과 자료집 8권 등 모두 30권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또 '실크로드경주 2015' 이후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과 대학연맹 총회 개최 등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안동과 영주를 중심으로 유교문화권을 형성하고 21세기 인문가치포럼과 유교문화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만리장성 프로젝트 등 인문 정신문화 거점으로 조성해나갈 예정이다. 또 고령과 성주를 중심으로 대가야 문화를 복원하고 대가야 고분군은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단순히 관 주도의 문화정책으로는 성공할 수 없을 것 같다. 주민들이 적극 동참하고 외부 관광객들이 경북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있나?
"21세기의 트렌드에 맞게 문화융성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우선 대규모 문화시설의 건립을 지양하고 찾아가는 음악회와 작은 영화관, 작은 도서관 조성 등 소규모 주민 밀착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또 단순히 보고 듣는 관광에서 벗어나 체험과 레저 위주의 관광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 경북 도민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하신다면?
"우리 경북은 수많은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라의 중심에서 그 자존과 영광을 지켜왔다. 이제 다시 역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막중한 임무를 요구하고 있다. 새벽을 여는 자는 어둠을 달려야 한다고 했듯이 우리 모두 결연한 의지로 에너지를 하나오 모아 웅도 경북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 경북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


태그:#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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