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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강까지 꽁꽁 얼려버리는 한파가 찾아왔다. 하지만 이 맹렬한 추위 속에서도 절대 얼지 않는 뜨거운 마음들이 모인 곳이 있다. 바로 '비소나눔마을'이다. 2015년 12월 설립된 비소나눔마을(BYSO NANUM MAUL)은 각각 Byung '병'원에 갈 필요도, Young '영'양이 부족할 이유도, Seol '설' 탕같이 달콤한, Ock '옥' 토같이 비옥한 세상 을 만들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NGO다

역동적인 사람의 형상과 푸른 새싹을 나타내고 있다.
▲ NGO '비소나눔마을' 의 로고 역동적인 사람의 형상과 푸른 새싹을 나타내고 있다.
ⓒ 비소나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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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나눔마을의 설립취지에 맞게 신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새로운 삶을 나타내는 초록색을 사용하여 로고가 제작되었다. 사람의 형상을 잎으로 표현하면서 팔처럼 보이는 부분을 손을 벌린 사람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비전과 소망을 나누는 마을로써 사람들이 활기를 찾고 미래를 꿈꾸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또한 '비'의 글자 획에 나뭇잎을 삽입하여 마치 새싹이 자라듯 사람들의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소나눔마을의 대표 이지희씨를 직접 인터뷰했다.

비소나눔마을 설립자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이지희씨
▲ 비소나눔마을의 이지희대표 비소나눔마을 설립자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이지희씨
ⓒ 비소나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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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지희 대표님. 현재 비소나눔마을에서 하시는 일이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비소나눔마을의 대표입니다. 비소나눔마을이 신생 NGO이다보니 봉사단 기획, 모금, 기업CSR진행 및 큰 기획에서부터 서류정리, 예산회계 등 기본적인 업무와 커피타는 일(?)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웃음)."

- 어떤 계기로 단체를 설립하게 되었나요?
"제가 첫 해외봉사로 나간 것이 2012년도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이였어요. 시골지역에 학교와 교회 봉헌식팀에 참여했었죠. 그 뒤로 기회가 되어서 한 기업의 봉사단으로 참여했고, 그 해에 바로 좋은 기회로 NGO의 인솔자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사관학교 생도들, 대학생팀, 고등학생팀 다양하게 인솔하게 되었죠.

단원으로 가거나 인솔로 가도 해외봉사를 다녀오면 꼭 느낀점이 있었어요.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나눠주고 싶다는 것을요. 아직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NGO를 운영하면서 제 자신도 더욱 성숙해졌으면 좋겠고요. 수많은 열악 지역을 다니다 보니 나름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되었고 선한 비전을 나누기 위해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 비소나눔마을의 정기행사 및 그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1년에 약 2~3회정도 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을 진행하고요. 국내에서는 청소년·대학생·일반인들이 지속적으로 국내봉사활동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에 가까이 있는 소외계층에게도 나눔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해외봉사만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NGO의 힘은 곧 사랑을 나누어주는 후원자분들과와 헌신하는 봉사자분들이라 생각하기에 지속적으로 국내외 봉사단활동 사업은 꾸준히 하고 있고요. 그 외에는 기업과 문화예술인을 연결하는 후원사업등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 다른 NGO 단체의 활동에 비해 비소나눔마을만의 특성화된 점이 있을까요?
"아프리카 속담에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라는 게 있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장기적인 마을 지원사업 ADP(Area Development Program)을 주사업으로 하고있어요. 단발성으로 그 마을에 들어갔다 나오는 이벤트성이 아닌, 한 마을과 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후원을 하는거죠. 그래서 그 마을에서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 필요한 학용품이라던가 시설개보수등을 꾸준히 지원하고, 마을에 필요한 위생용품이라던가 의식주에 필요한 것 등.

또한 환경적인 요인들에서 개발이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교지원, 적정기술 활용 등을 통하여 아이들과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삶의 비전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이 꾸준히 자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 ADP사업을 단발성의 개발사업이 아닌 '지속가능한 개발사업'이 되도록, 마을과 MOU를 맺고 동등한 협력관계로 지속적으로 마을의 '인재'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원조에 의존하기만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생하는 힘을 기르도록 해준다는 말씀이시네요. 정말 중요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NGO와의 근본적인 차이점도 있을까요?
"비소나눔마을은 문화예술나눔 사업입니다. 요즘 기업들에서도 사회공헌CSR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성장기회를 열어주고, 또한 문화예술 소외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해주려는 나눔 활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저희는 우선 기업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체육계의 젊은 인재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또한 그들 자체가 주축이 되어 재능나눔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나눔플러스나눔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화예술분야의 전문 봉사단이 저희와 마을비전결연을 맺은 마을의 아이들이나, 소외계층들에게 받은 사랑으로 또 재능을 나누는 것이에요. 그럼 사회적으로도 문화예술분야의 시선이 조금 더 폭넓어 질 것이라 생각되고요.

또한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사람들은 손재주가 아주 좋고, 아프리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음악성이 굉장히 뛰어나요. 더 나아가서 문화예술봉사단들이 해외봉사를 가서 그들에게 재능을 나눠준다면 현지인들이 비전도 찾게되고 기쁨도 나눠줄 수 있기에 정말 설레이는 일들이고, 그 것이 저희가 다른 NGO와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나 행사가 있나요?
"저는 행사보다도 후원에 기억남는 일이 있어요. 단체를 설립한 뒤 공식적인 첫 사업을 캄보디아 열악한 학교 네 곳의 아이들에게 비전을 주기 위해 학용품 2000세트를 나눠주고 지역에 필요한 시설개보수등을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신생NGO이고 첫 사업의 규모가 적지 않았기에 예산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후원금을 받기도 쉽지 않았고요. 그래서 몇일을 고민하다가 지인들에게 공식 후원요청을 하는 프로포절을 하였습니다. 그것을 결정하기까지는 정말 쉽지 않았어요.

제가 성격자체가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하고, 그 동안 살아가면서 늘 나눠주는 입장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양날의 검이었던 것 같아요. 늘 베풀면서 살자는 것이 신조이기 때문에, '어떻게 후원을 해달라고 해'라는 마음과, '그래, 이제껏 남에게 부탁 한번 안하고 살아왔으니, 또 좋은 일 하는 건데 당당하게 부탁해보지 뭐!'라는 마음 사이에서 결단을 내렸던거죠. 일일이 전화도 못드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한번에 보내다 보니 메시지메 보냈어요. 보내고 나서, 에라이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샤워하러 갔어요(소심한 A형이거든요).

근데 샤워 후 방으로 들어오니 문자가 40통이 와 있고 그 사이에 입금이 20명 정도에게 되있더라고요. 또 전화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맨 처음 입금한 사람이 처음 봉사단원으로 갔을 때 같이 갔던 동생이었어요. 지금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라 1만 원밖에 입금을 못했지만 잘 되서 꼭 정기후원하고 싶다고….

정말 감동이었어요. 어떤 분은 네 가족의 이름을 넣어서 일일이 입금해주신 분들도 계시고요. 문자를 보낸 날 당일이 아니더라도 계속 2주일간 계속 한두 분씩 생각나는대로 후원금을 보내주시더라고요. 정말 큰 돈이 아니더라도 지인분들 100여 명이 후원금을 보내주셔서 NGO의 시작을 같이한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고 감동이었어요."

- 작은 힘들이 모여 큰 빛을 발하는 것이 봉사의 힘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비소나눔마을의 미래 계획이나 목표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의 귀보다 현지의 의견을 듣는 귀가 더 커지는 NGO가 되는 것이에요. 정말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형식적인 나눔이 아닌 정말 그들이 필요한 것에 귀 기울이려고 하고요.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세계에 있는 최빈국 마을들과 비전결연사업을 맺어서 마을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많은 리더들이 키워질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NGO의 비전은 NGO가 없어지는 것이잖아요? 정말 아픔도 없고 영양이 결핍될 필요도 없는 달콤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지요. 그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기업들과, 좋은 단체들과 함께 세상끝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비소나눔마을의 비전입니다. 당장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캄보디아 시골지역 아이들에게 학용품 2000세트를 가지고 비전을 나누기 위해 비소나눔마을 동계 해외봉사단 일정이 시작되는데요. 기사가 나왔을땐 이미 다녀왔을 수도 있겠네요.

학용품뿐만이 아니라 사회공헌나눔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후원을 해주신 자전거, 체육용품, 위생용품등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떠납니다. 이 사업이 초석이 되어서 앞으로도 평생 좋은 나눔사업을 하고 올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세요."

캄보디아에 학용품을 전달하기 위한 동계해외봉사활동.
▲ 비소나눔마을의 동계해외봉사 포스터 캄보디아에 학용품을 전달하기 위한 동계해외봉사활동.
ⓒ 비소나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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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주세요.
"웃지 못할 슬픈 이야기가 있는데요. 요즘말로 웃프다고 하죠. 엊그제 한 방송사에서 캄보디아의 우물사업에 대한 문제를 다룬 내용이 다큐로 방영됬는데, 문제는 캄보디아 우물에 비소 성분이 많이 검출된다는 거에요.

캄보디아 지역은 히말라야 메콩강 줄기로 연결되기 때문에 비소가 흘러들어가는 지역이거든요. 현지에 우물을 파주기 전에 수질 검사부터 해야 하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았고 또 사후 관리도 안된다는 것이죠.

방송에서 다룬 내용이 지금 전세계 각국의 NGO에서 캄보디아에 파준 우물에서 비소가 검출되서 현지인들이 비소중독증에 걸린다는 문제라는 것 이에요. 저희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발적인 사업이 아닌 정말 '지속가능성'의 사업을 다시 한번 다룬 내용이였죠.

그런데 저희가 첫 국제협력개발사업으로 다음주에 학용품 2000세트와 사회공헌나눔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후원을 해주신 자전거, 체육용품, 위생용품을 가지고 캄보디아 동계 해외봉사단 일정이 시작되거든요. 프놈펜에서 떨어진 시골지역 따게오와 칸달주라는 곳데 하필 방송에서 또 그 지역을 또 집중적으로 다뤘더라고요.

저희 이름이 비소나눔마을이니…. 사실 왜 하필 이 시기에…많이 당황스러웠죠(웃음). 물론 그 방송에 나온 내용처럼 좋은일로 시작한 국제개발협력사업들의 단면도 분명히 있어요. 혹시 이러한 단면만보고 사람들이 국제개발사업에 대해서 안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길까봐 걱정이 돼요.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더 심기일전하고 원래의 뜻인 비전과 소망을 나누자는 뜻대로 비소나눔마을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이 사업이 초석이 되어서 앞으로도 평생 좋은 나눔사업을 하고 올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세요. 비전과 소망을 전 세계에 함께 나눠요!"

아직 우리나라에는 NGO단체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지 못한 듯하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당찬 발걸음을 내딛는 비소나눔마을을 보면 그들의 열정이 부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 앞으로도 그들의 행보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태그:#비소나눔마을, #NGO, #해외봉사단체, #비영리기구,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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