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6년1월3일 인천교구청 성당 신자들이 인천성모병원 문제로 주교 면담을 요청하며 단식농성중인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퇴거 당한 홍지부장은 단식 19일째다.
▲ 성당 신자들이 노동자 단식농성장 철거 16년1월3일 인천교구청 성당 신자들이 인천성모병원 문제로 주교 면담을 요청하며 단식농성중인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퇴거 당한 홍지부장은 단식 19일째다.
ⓒ 이완규

관련사진보기


3일 오전 10시 반께 인천 답동성당 신자 30여 명이 인천교구 주교 면담을 요청하면서 1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농성장을 기습적으로 철거하고 훼손했다.

이들 신자들이 농성장을 철거할 때 단식을 이어가던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과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본부장이 현장에 있었지만, 철거를 막지 못하고 퇴거당했다.

신자들은 농성장을 철거하며 "성당에서 나가서 해" "병원 문제니까 병원에 가서 해결 해"라는 말을 했다. 농성장을 철거하는 데 10여 분도 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장을 철거한 자리엔 성당 측이 승합차를 주차해 놨다.

주일 미사를 마친 후 3일 오후 1시께, 답동성당 주임신부와 앞 서 농성장 철거를 했던 신자들이 농성장 앞을 지나면서 또 한 차례 농성자들과 마찰이 벌어졌다.

성당 평신도 협의회장은 답동성당 주임신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농성자들이 걸어 놓은 현수막을 강제로 떼어내려고 했다. 또 "나가서 해! 왜 내 집 앞에서 그러냐?"라는 말로 농성자들은 자극했다. 농성자 측도 "여기(성당)는 다 우리 공동의 집이다" "당신이 어떤 권한으로 농성장을 철거하냐?"라고 대응했다.

답동성당 주임신부는 이들의 다툼을 지켜보기만 했다. 주임신부가 현장을 벗어나자 농성자들은 "신부님 웃으면서 가세요? 웃음이 나오십니까 신부님?"이라면서 항의했다.


이날 철거한 농성장은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이 주교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하면서 세웠다. 지난해 12월 16일에도 이들 평신도협의회 신자들이 밤 중에 가위를 들고 들이닥쳐 방한용 비닐을  걷어내는 소동도 벌어졌었다(관련 기사 보기).

답동성당 입구 단식농성장 자리에서는 인천성모병원·국제성모병원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인천시민대책위'의 릴레이 단식이 101일째 진행되기도 했다.

이들이 인천교구청 입구에서 농성을 하는 이유는 '주교'와 면담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인천교구 최기산(보니파시오) 주교는 노동자들과의 면담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여름부터 교구청 앞에서 만나달라며 시위를 해도 "병원 문제는 병원에서 해결하라"라며 단 한 차례도 이들 노동자를 만나지 않았다.

인천성모병원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10년 전에 인수해 경영하는 병원이고, 그 병원의 병원장(이학노 몬시뇰) 임명권자는 천주교 인천교구의 주교다.

홍 지부장은 인천 성모병원에서 벌어진 노동탄압에 대해 인천성모병원 경영진과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요청했으나 병원 경영자인 사제들은 노동조합과의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런 노사 간 마찰이 지난 10년간 지속되면서 250여 명이던 병원 노동조합원은 현재 10여 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4월께에는 역시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인천국제성모병원에서 벌어진 부당 의료비 청구사건과 관련해 홍명옥 지부장이 배후로 몰려, 인천성모병원 관리직 사원들로부터 직장 내 "집단괴롭힘"을 당해 홍 지부장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인천성모병원 경영자 신부를 임명한 천주교 인천교구 주교를 찾아가 면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주교는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주교를 만나겠다며 찾아 간 주교좌 성당에서, 그 성당 신자들이 "병원 문제를 왜 자신들이 다니는 성당 입구에서 외치냐" 며, "병원 문제는 병원에 가 해결하라"라며 이들을 내쫒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병원장 사제와 그 사제를 임명한 주교가 노동탄압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아 결국은 천주교 신자와 신자 간의 갈등으로 이 문제가 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블로그 이프레스에도 올립니다.



태그:#인천성모병원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