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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신문 읽기가 겁이 납니다. 시끄러운 소식만 들립니다. 생업에만 매진하는 것도 벅찬데, 정당의 운영까지 걱정을 하게 됩니다. 소시민으로 살고 있어서 정치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과연 협상이라는 게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합니다.

협상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공통된 관심사의 대화는 가능할까요?' 같은 정당 안에서도 서로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왜 다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안에서 하나가 되는 연습이 없으니까 밖에서 깨지기 마련입니다. 싸움 선수는 많은데, 화해를 위한 협상의 고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알게 모르게 수차례의 협상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게 상대방은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억지로 권유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 합니다. '아,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진정한 협상을 시작하게 됩니다. 협상에서는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줄 때, 서로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2016년에는 '어떻게 협상하며 살아가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영풍문고 강남점 앞에서
▲ 영풍문고 강남점 영풍문고 강남점 앞에서
ⓒ 황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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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품고 오늘도 서점을 찾습니다. 강남역에는 근래에 오픈한 대형서점이 있습니다. 지하 1층은 문구류를 판매하고, 2층이 서점입니다. 약간 독특한 구조는, 비싼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강남 지역의 특성상 점포개발 담당자의 고민이 묻어 나온 최선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젊은 커플이 "어, 여기에도 서점이 있었네. 들어가보자"라는 한 마디를 하며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서점과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책은 온라인 강의 SERICEO에서 '협상의 신'이라는 주제로 17개월간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강의 내용을 모아 엮은 것입니다. '협상'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습니다.
 
저자는 '협상 3.0'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협상 3.0'이란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의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풀이하면 '내가 필요한 것을 남도 필요하게' 생각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협상의 신 <최철규 지음> 표지
▲ 협상의 신 협상의 신 <최철규 지음> 표지
ⓒ 황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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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협상은 무엇이었을까요? 남을 이기려는 감정 싸움은 아니었을까요? 싸워서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협상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게 됩니다. 저자는 이것을 '협상 1.0'이라고 합니다. '협상 3.0'의 시대에서 '협상 1.0'의 실력은 도태되거나 실패하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협상은 중요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협상을 합니다. 비즈니스, 가족, 자녀, 친구, 고객 등 하루의 절반 이상은 협상일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설득시키는 게 협상일까요? 여기,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나는 비즈니스 협상은 문제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서 와이프와의 협상은 잘 안 됩니다. 부인과 갈등 상황에서 협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214쪽)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이렇습니다.

"죄송한데, 방금 그 질문은 전제부터 잘못됐습니다. 부인은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냥 복종의 대상일 뿐입니다."(214쪽)

결혼의 목적은 행복입니다.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협상의 대상인지, 복종을 해야 하는지 하는 결정도 필요합니다. '무엇을 요구할까'만을 고민한다면 협상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중요한 가치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충족시킬까'부터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공동의 선을 찾기 위한 협상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저자는 포지션과 니즈를 설명합니다. 포지션(position)은 '위치'나 '제자리'라는 뜻이 있습니다. 협상학에서 포지션은 '요구'를 뜻하고 니즈(needssms)는 '욕구' 입니다. 저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예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슈퍼마켓 주인인데, 한 학생이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와 외친다. "아저씨, 콜라 하나 주세요. 콜라!" 이 친구의 포지션은 뭘까? 당연히 콜라다. 그렇다면 니즈는? 갈증 해소다. 그런데 슈퍼 주인인 당신이 불행히도 재고 관리에 실패하여, 하필 콜라가 딱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만약 당신이 포지션에 집중하는 협상가라면 이 친구한테 뭐라고 얘기할까? "콜라 없다!" 이게 전부다. 만약 니즈에 집중한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학생, 요새 누가 목마를 때 콜라 먹나? 그거 많이 마시면 이 썩어, 갈증 해소엔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한 생수지. 저쪽에 이온음료도 있어." 한마디로 똑같은 상황에서도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따라 협상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21쪽)
 
여기서 질문입니다.
하나, 협상에서 말의 내용이 중요할까요? 상대와의 관계가 중요할까요?
둘, 협상 경험이 중요할까요? 협상 이슈에 대한 지식이 중요할까요?
 
답을 찾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말의 내용보다는 상대가 나를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협상이 한결 수월해진다고 합니다. 또한, 좋은 협상가가 되려면 '협상 경험' 보다는 협상에 대한 지식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고차를 매매하러 가서 중고차 딜러에게 번번이 속는 이유는 지식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이기려는 협상은 전쟁을 하자는 겁니다. 하수의 협상입니다. 이기는 협상보다 더 중요한 게 성공하는 협상입니다.

"본질적으로 말해 협상이란 결국 '상대의 인식을 바꾸는 게임'이다."(88쪽)

<협상의 신>을 읽다 보면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사례를 쉽게 배우게 됩니다.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답을 찾습니다. 2016년에는 바른 협상을 통해 '진정한 화해와 일치의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 관계에서 좋은 결과를 고민하는 모든 분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최철규 작가소개]
2012년 HSG 휴먼 솔루션 그룹을 창업한 지식 벤처 기업인이다. 삼성, SK, CJ, 포스코 등 국내 500대 기업에서 일하는 4만여 명의 비즈니스 리더에게 협상, 갈등관리, 위기관리 등을 강의하는 컨설턴트다. 저서로는 <협상은 감정이다>, <협상의 10계명>, <위기관리 10계명>, 역서로는 <성공하려면 협상가가 되라>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황춘원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jejecafe.blog.m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협상의 신 -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일 것인가

최철규 지음, 한국경제신문(2015)


태그:#협상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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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강원도 속초로 이사 온 가족의 따뜻한 일상으로 위로와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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