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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구르가온 시내에 낀 스모그 한 낯에도 스모그 때문에 멀리 있는 곳이 뿌옇게 보인다.
▲ 인도 구르가온 시내에 낀 스모그 한 낯에도 스모그 때문에 멀리 있는 곳이 뿌옇게 보인다.
ⓒ 최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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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도 델리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내 눈길을 끈 것은 우승자가 아니었다. 참가자 중 일부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록을 생각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곧 이해가 됐다. 겨울철 스모그로 악명 높은 델리의 오염된 공기가 그 이유였다. 그러자 마스크 없이 달린 다른 선수가 용감해 보였다.

중국의 영향으로 한국도 스모그로 고통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델리 지역은 겨울 내내 스모그가 강림한다. 차량이 내뿜는 검은 매연, 추위를 피하려고 거리에서 아무거나 태워서 나오는 유해 물질, 추수 후 남은 작물을 태워서 발생되는 연기. 겨울철 델리에서 스모그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인도 정부는 대형트럭 도심 진입 금지와 차량 청정연료 사용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오히려 산업화와 차량 증가로 대기오염은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 많은 인도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면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자주 기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받아들여야 하는 인도 사람은 어떻게 스모그에 대처하고 있을까?

먼저 물을 많이 마신다. 내가 있는 사무실을 보면 인도 직원들은 커다란 물통을 옆에 끼고 있다. 그만큼 물을 자주 마신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겨울이 되자 이해가 갔다. 몸 안으로 들어온 먼지와 스모그를 희석해서 배출하려면 몸에 물을 많이 공급해줘야 한다.

또 차를 자주 마신다. 인도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짜이(Chai)를 파는 노점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짜이는 홍차와 우유 그리고 인도 향신료를 넣고 팔팔 끊인 음료다. 인도 사람들은 짜이를 무척 좋아한다. 아침, 점심, 저녁 틈만 나면 짜이를 마신다. 차와 향신료 성분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면역력도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느리게 산다. 같이 일하는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속 터지고 얄미울 정도로 느릿느릿 업무를 한다. 어디 갈 때도 천천히 걸어서 자꾸 추월하게 된다. 인도에 살아보니 이제는 그런 인도사람을 조금 이해하게 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기 한 몸 온전히 유지하려면 느리게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습득한 지혜인 셈이다.

내가 스모그랑 건강 얘기를 하니까 인도 친구가 민간요법으로 만든 약을 추천해 주었다. 면역력을 높이고 기관지에 좋다고 한다. 스모그에 찌든 몸에 특효약이라며 권해주었다. 아유르베다(Ayurveda)라 불리는, 인도 전통의학을 활용해 만든 것이란다.

인도는 제약산업이 발달돼 있다. 이번 겨울에는 인도친구가 추천해준 약을 먹어 봐야겠다. 하지만 이런 약이 필요하지 않은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싶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주커버그가 통 큰 기부를 했다는 뉴스를 봤다. 기부 이유가 다음 세대를 위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국에서나 인도에서나 오염된 환경에 방치된 어린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어른들 잘못으로 몸에 쌓인 중금속을 아이들이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슬퍼진다. 한국의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아이들을 안심하고 밖에 내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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