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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는 참가자들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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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은 생명공동체의 중심축이다. 하지만 그 밥상의 의미가 퇴색해 밥상 공동체나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평등 밥상 공동체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은 학교급식 뿐이다.

20일 G푸드 비엔날레 2015 행사가 열리는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 8홀에서 경기도 <2015년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라는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됐다.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팀은 모두 20팀, 공식적 조건은 학생, 영양교사, 학부모로 한 조를 이뤄야하지만 여건상 영양교사와 조리사, 영양교사와 학부모, 영양교사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팀들이 많았다.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반 정도 진행된 행사에서 대상 1팀, 금상, 1팀, 은상 2팀, 동상 3팀 총 7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수상팀은 내년 1월 중 해외연수의 특전이 주어진다.

채소의 뿌리부터 열매까지
▲ 머리부터 발끝까지 채소의 뿌리부터 열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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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멋있고 신나는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장면을 소개한다. 행사를 주최한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본선에 진출한 스무 팀의 레시피를 책자로 제작해 경기도 내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2015년에는 경기도 도시텃밭과 학교텃밭 사례를 책자로 엮어냈다.

"모두가 대상감인데 저희가 대표로 받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고등건강지키미'라는 팀명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영화 숙지고등학교 영양교사, 이덕자 수원공업고등학교 영양교사, 조윤경 수원정보과학고등학교 영양교사는 대상의 영광을 기뻐하면서도 다른 팀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대회 참가 전날 밤 꿈에 아름다운 스카프를 선물 받았어요. 아마 대상을 받으려는 길몽이었나 봅니다. 이런 행사를 진행해 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리고요. 이 상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 건강지킴이로 사명감을 다하는 모든 영양교사와 조리사 등 급식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눠야 할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급식에 종사하는 조리사분들 정말 고생이 많으시거든요."

금상을 수상한 비타민 팀은 김정미 광명 북고등학교 영양교사와 정새렘, 우도운 학생으로 이뤄진 팀이다. 평소에 요리에 관심이 많던 정새렘 학생이 영양교사가 붙여놓은 오디션 포스터를 보고 요리에 관심이 많은 다른 치구 한 명과 참가한 경우다. <비타민>이라는 팀명은 친환경 농산물에 많이 들어있는 사람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처럼 학교급식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료는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참가 요리명 '따복 밥상'은 광명북고의 '따뜻하고 행복한 밥상'이라는 의미란다. 인델리 버섯카레는 칼슘이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버섯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카레에 들어 있는 버섯이 고기 맛이 나서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친환경 채소 피자와 삼색 줄떡, 과일 샐러드 모두 G마크 친환경 인증 마크 제품을 사용해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고 맛도 좋다고 한다.

은상을 수상한 <오곤이와 도손이> <화영모> 이 두 팀은 시연 내내 내 눈길을 잡아끌었다. 참가명 <오손이와 도손이>는 이영숙 동탄 중앙고등학교 영양교사와 김길연, 종혜숙 두 학부모로 이뤄진 팀이다. 시연 음식은 기존 음식 중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김치나 야채 등을 아이들 입맛에 맞게 퓨전 음식으로 개발한 것. 잔반을 줄이고 아이들이 야채나 김치도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를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수상 소감을 묻자 "학교급식을 관장하는 영양사로 <2015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에 참가한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상까지 받게 되어 더욱 기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학교급식에 친환경 식재료를 더 많이 사용하여 질적으로 우수한 급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학교급식은 나를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서 베푸는 것"이라고 밝혔다. 엄마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급식을 준비해 오순도순 밥상에 둘러앉아 즐겁게 밥을 먹는 장면이 그려져 미소가 저절로 머금어진다.

<우리는 고등건강지키미>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 대상 수상팀 <우리는 고등건강지키미>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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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명 <화영모>는 화정동 근처인 이경림 내우초등학교, 이수진 화정중학교, 권정미 벽제초등학교 등 인근 영양교사 세 명이 팀을 이뤄 참가한 팀이다. 레시피는 밥버거, 오미자 화채 등 우리 기본 식단을 아이들 입맛에 맞게 개발한 것들이다.

수상 소감을 묻자 "평소에도 영양교사 모임에서 만나고 있지만 이번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더 자주 만나 아이디어를 내다보니 더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 20팀의 레시피가 책자로 제작되어 학교에 배포된다니 영광이고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동상을 수상한 <3D> 팀은 민은정 화양초등학교, 최정수 조원중학교, 심명옥 고현초등학교 영양교사로 이워진 팀으로 급식을 관장하는 교사들답게 레시피 북까지 준비하는 정성을 보였다.

박소은 서정고등학교 영양교사와 남민우 서정고 학생, 주태원 무원고 학생으로 이뤄진 <행복한급식실> 팀은 요리사를 꿈꾸며 요리를 전공하고 있는 남민우 학생의 제안으로 오디션에 참가해 동상을 수상했다. 남민우 학생은 소스도 친구들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 등 감성 급식의 길을 앞당기는 길을 터줬다.

마지막 동상 수상팀은 박예림 송림고등학교 영양교사, 박승란 학부모, 문양숙 조리사로 이뤄진 <Food Illusionist> 팀이다. 아이들이 잘 안 먹는 뿌리채소를 아이들 입맛에 맞게 조리해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게 한 레시피로 평가단의 점수를 얻은 경우다.

한편으론 아쉽게도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눈에 띄고 주목할 만한 팀도 보였다. 김정화 백석 고등학교 영양교사, 김남선 학부모, 최효석 학생으로 이뤄진 <투게더> 팀은 친구 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바쁜 친구 엄마 대신 학부모로 참가한 친구 엄마와 영양교사, 요리사를 꿈꾸는 학생이 참가한 경우다.

친구 아들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며 대신 참가하게 됐다는 김남선씨는 공문에는 "영양교사, 학부모, 학생이 팀을 이뤄야 한다고 되어 있어 꼭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없는 시간을 쪼개어 참가했다. 와서 보니 규정을 지키지 않은 팀이 대부분이더라. 친구 아들인 효석이가 직접 섭외하고 요리 아이디어도 냈다"고 아쉬움에 덧붙였다.

이명희 영흥초등학교 영양교사, 한현주 학부모, 박은솔 초등학교 학생으로 이뤄진 <한솥밥다모임>은 참가규정부터 급식 재료와 건강까지 모두를 염두에 둔 팀이다. 참가 요리 작품명인 '머리부터 발끝까지'는 채소의 뿌리부터 줄기, 열매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잘 먹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건강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학교 급식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안전한 식재료로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할까 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한다. 안전한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해 맛있고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해 잔반을 줄이고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된다면 더욱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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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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