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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앞에서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강한 수압으로 발사한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민들이 구조하려하자 경찰은 부상자와 구조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한동안 물대포를 조준발사했다.
▲ 물대포에 실신한 농민, 생명 위독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앞에서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강한 수압으로 발사한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민들이 구조하려하자 경찰은 부상자와 구조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한동안 물대포를 조준발사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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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방송사에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시위 참가자 관련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구한 이는 간첩수사를 맡은 경찰 보안수사대여서 민중총궐기를 공안사건화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노컷뉴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김아무개 경위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팀에 전화를 걸어 집회 참가자 A씨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당시 백씨를 구조하러 나선 이들 중 한 명으로 지난 16일 CBS 라디오와 익명으로 전화 인터뷰 한 사람이다.

김 경위는 A씨 관련 정보를 요구하면서 "일베같은 사람들이 계속 연락해 A씨를 조사하라고 한다"며 "그 사람이 진짜 목격자가 맞는지 확인해야 겠다"고 조사 이유를 밝혔다. CBS측이 '당사자 동의 없이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거부하자 김 경위는 "직접 방송사로 찾아갈 테니 당사자를 만나게 중재해달라"고 재차 강하게 요구했다.

정부는 민중총궐기 시위를 '사전준비된 불법·폭력시위'로 규정하고 경찰은 공동주최 40여개 단체의 대표를 소환조사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보안수사대가 CBS에 익명 취재원의 정보를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수사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보안과장 및 보안부장 등은 "전방위적으로 내사를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 같다"며 "더 이상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명 취재원 보호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언론사에 정보를 요구한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과도한 수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경찰의 무분별한 물대포 사용으로 집회 참가자를 중태에 빠뜨린 상황에서 경찰 공안수사부서가 물대포 피해 상황 목격자를 찾아 나선 것은 폭력진압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경찰이 '일베의 요구'를 언급한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뇌수술을 받은 뒤에도 여전히 혼수상태에 있는 백남기 농민에 대해 일부 일베 이용자들은 '경찰 물대포 때문이 아니라 구조자들이 쓰러진 농민을 폭행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민중총궐기, #구조자, #물대포,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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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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