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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014년 7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15년 1월 1일부터 누구나 관세만 내면 쌀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쌀 수입 전면개방을 발표하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014년 7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15년 1월 1일부터 누구나 관세만 내면 쌀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쌀 수입 전면개방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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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쌀값 보장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야적시위를 '과격'한 시위로 규정하고, 심지어 '그짓'이라는 저속한 말까지 사용하자 농민 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동필 장관 "세금 받으면서 그짓 계속하느냐"

<머니투데이>는 이동필 장관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쌀값 보장 정책을 설명하는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의 나락 야적시위와 관련, "과격하게 계속 그러면 납세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한다", "세금 받으면서 그짓(시위) 계속하느냐는 국민과 소비자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동필 장관의 발언에서 '과격시위'와 '그짓'의 주체로 지칭된 전국농민회총연맹(아래 전농)은 "저속한 막말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농은 이날 오후 낸 성명서에서 <머니투데이> 11월 4일 기사를 인용, "이동필 장관은 쌀값 보장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벼 야적시위를 '과격'한 시위로 규정하고, 심지어 '그짓'이라는 저속한 말까지 덧붙여 농민들을 음해했다"고 발끈했다.

전농은 이어 "또한 쌀값 하락의 원인과 대책을 단세포적으로 생각하고, 예산확보 활동도 구걸식으로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현재 쌀값 하락은 매년 막대하게 수입되는 41만 톤의 수입쌀에 있고, 이에 대한 처리대책을 세우지 못한 농식품부의 오래된 무능함이 누적됨으로써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농은 "특히 사지 않아도 될 밥쌀을 수입함으로써 더욱 쌀값 하락을 부채질한 것이며 여기에 풍작까지 겹친 것"이라면서 "단순하게 생산량 증대로만 보는 것은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쌀값이 떨어지더라도 97% 보장한다는 것은 더더욱 현실을 모르는 책상머리 사고"라면서 "쌀 목표가격은 생산비를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시장가격과 농민 수매가격간의 차이가 커 현실적 보상액은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농은 이와 함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평화적으로 진행된 벼 야적시위마저 음해하는 것은 일제강점기 친일 관료들이 하는 버릇"이라면서 "친일교과서가 부활하니 덩달아 친일 관료도 부활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전농은 마지막으로 "이번 기사를 보고 농민들은 참담함과 분노감이 솟구치고 있다"면서 "이동필 장관의 사고와 능력이 얼마나 반농민적이고 저속한지 확인한 것이다. 전농은 이동필 장관의 막말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대변인실 "그런 표현 한 적 없다"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며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의 가면을 쓴 채 수입쌀을 손수레에 싣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며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의 가면을 쓴 채 수입쌀을 손수레에 싣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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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농식품부 대변인실은 4일 오후 6시경 <머니투데이> 기사와 관련 입장을 묻자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머니투데이에 항의해 기사가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 기자의 설명은 달랐다. 해당 기사를 쓴 <머니투데이> 기자는 "'그짓'이라는 표현은 실제 워딩이었고 다만 괄호 안 '시위'라는 표현은 주석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농식품부에서 지속적으로 읍소해서 기사 단어를 순화했다"라면서 "'장관께서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에 항의해 기사가 정리가 되었다'는 농식품부 입장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농 이종혁 정책부장은 "농식품부 장관이 농민들을 그런 정도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면서 "전국의 농민들이 쌀 값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는데 그 어떤 대책도 못 내놓고 있으면서 기자들하고 간담회 하면서 그런 얘기나 하는 게 참 한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짓 이라는 문구 자체가 사실이다 아니다 여부를 떠나서 장관이 기자들에게 직불금 제도가 있기 때문에 쌀값이 안정되고 있어 괜찮다고 했다더라. 하지만 농민들은 실제 그렇지 않다"면서 "농식품부 장관이 농민들을 안 만나고 있는데 현실을 어떻게 알겠느냐. 면담신청을 해도 거절하고 있는데 농민들 실정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동필, #농식품부, #전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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