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확정 고시는 비극적 역사의 또 다른 시작입니다"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3일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하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국정화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역사(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우리 사회는 혼란을 넘어 극단적 분열로 치닫고 있다"면서 "이 국가적 위기는 국정화 정책을 철회하고 역사학 정부는 일정을 이틀이나 앞당기며 역사(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화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커지기 전에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국정화 강행이 비민주적이고 국민을 아랑곳하지 않는 독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단적으로 드러낸 처사라며 이에 미래 세대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역사는 지나간 시대에 대한 사실의 기록이면서 그 기록에 대한 해석이다. 그러므로 사실의 실증과 올바른 해석은 역사의 생명이며, 역사를 배우는 당위이며 과거를 통해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역사 교육의 목적이지만, 밝은 미래를 위해 사실의 왜곡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자랑스러운 것은 자부심과 의지로 부추겨야 하고, 잘못은 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다짐을 쌓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역사 교과서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전개되어 왔다. 논란이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적 성숙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런 논란이 바람직한 역사의식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면서 "역사(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우리 사회는 혼란을 넘어 극단적 분열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국가적 위기는 국정화 정책을 철회하고 역사학계의 활발한 토의 위에 국민적 공감대의 확산으로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끝까지 고수한다면 우리 경남교육청은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다른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택 교과를 개설하고 인정도서를 공동 개발해 교사들이 바른 역사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종훈 교육감은 "눈을 감는다고 사실(史實)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 뼈아픈 역사라도 어루만져야 새살이 돋는다. 그래서 역사는 성찰 끝에 바라보는 한 줄기의 빛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종훈 교육감은 4일 오전 9시 국정화 확정 고시와 관계없이 예정된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