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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30일 오후 7시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광주평화아카데미(광주평화재단 주최)'에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왼쪽 사진은 이 전 위원장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김 의원, 오른쪽 사진은 김 의원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이 전 위원장이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30일 오후 7시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광주평화아카데미(광주평화재단 주최)'에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왼쪽 사진은 이 전 위원장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김 의원, 오른쪽 사진은 김 의원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이 전 위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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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 이준석, 이정현 대 김광진.

2016년 총선(4월 13일) 냄새가 솔솔 풍기는 상황에서, 여야를 대표하는 두 젊은 정치인의 예상 대진표다. 비례대표인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미 전남 순천에 사무소를 차린 채 내년 총선에 대비하고 있고,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은 최근 가상대결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서울 노원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선 주자, 당 대표 이력의 안철수 의원, '대통령의 입'이자 당 최고위원인 이정현 의원. 두 거물과 맞물려 있는 두 젊은 정치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김광진 의원과 이준석 전 위원장이 지난 30일 오후 7시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광주평화아카데미' 토론회(광주평화재단 주최)에서 만나 총선 이야기를 꺼냈다.

김광진 의원은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거론하며 "이정현 의원은 지역구 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이정현 의원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향한 지적이다(관련기사 : [전문] '역사교과서 국정화', 새누리당 의원들은 말한다).

"호남 최초 새누리당 의원인 이정현 의원의 긍정적 효과도 물론 있다. 하지만 최근 모습을 보면, 예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할 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구 의원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을 대신해 행동하는 사람인데, 아마 순천시민의 경우 80% 이상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할 것이다. 지역구 의원보다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돌아가는 게 더 나아 보인다." 

토론 시작 전, 방청석에 앉아 있는 김 의원과 이 전 위원장.
 토론 시작 전, 방청석에 앉아 있는 김 의원과 이 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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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박정희 비밀 독립군? 왜 하필 지금"

이준석 전 위원장은 "당을 고려하지 않고 (서울 노원병 출마를)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내년 총선엔) 어떻게든 선거에 참여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도 "그것이 꼭 출마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적도 없는데, 살았던 곳이 그곳이고, 여론조사 결과도 좋으니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 같다. 사실 (새누리당에서 한) 선거와 관련된 제안은 지난 (7·30) 재보궐 선거가 훨씬 좋았다. 그땐 툭 까놓고 지역구를 골라서 나가란 이야기도 나왔으니까. 어쨌든 서울 지역은 당의 전략과 맞물려 있어서... (지금 출마와 관련해 확답을 내릴 수 없다). (방송 출연이 제한되는) 선거 전 90일 전, 내년 1월 14일 전까지 (지금 출연하고 있는) <썰전>에 안 나오면 출마하는 걸로 알면 된다(웃음)."

이날 김광진 의원과 이준석 전 위원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도 토론을 벌였다. 이 전 위원장이 "(교과서에 문제가 있더라도) 그 답이 꼭 국정화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해 김광진 의원과 뜻을 같이하는 듯 보였으나, 몇 가지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아래는 두 사람의 토론을 요약한 것이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토론회 도중 발언하고 있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토론회 도중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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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 내 스탠스는 검정 강화이다. 국정화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영남과 수도권 의원의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당내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국정화가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를 만들 것이란 발언이 나오는데 그건 너무 강성 주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정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확정되지도 않았고, 몇 년 전까지 국정이었던 국사 교과서가 5·16을 혁명으로 미화한 것도 아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수혜론도 담겨 있지 않다. 이번에 박근혜 정권은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집필진 공개, 초판 발행 등의 과정을 겪으며 정부가 불통이라고 지적받은 부분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여론은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김광진 : 친일·독재 미화 논쟁도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형 교과서가 나올 수 있다는 게 근본적 문제다. 만약 2년 후에 우리 당이 정권을 잡아서 민주주의를 훨씬 더 강조하는, 5·18정신의 분량을 늘리는 교과서를 만든다면, 그게 옳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 그동안 해왔듯, 역사학자들이 서술하고 국가의 검인정 절차를 거치면 된다.

우려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이 왜 이 시기에 교과서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하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비밀 독립군이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아버지가 비밀 독립자금을 댔다는 말이 나오는데, 당연히 독재·친일미화와 관련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현재 나와 있는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실험본을 보면 일제강점기 수탈당한 쌀을 수출이라고 표현하고, 이토 히로부미가 을사조약을 성공적으로 수용했다고 나와 있다.

김광진 의원이 토론회 도중 발언하고 있다.
 김광진 의원이 토론회 도중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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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수탈? 수출? 집필자 오류일 뿐"

이준석 : 수탈을 수출이라고 쓴 건 보수 이념을 대표하는 게 아니고 집필자가 저지른 오류일 뿐이다. 검인정 과정에서 수정하면 된다. 우려되는 것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같이) 교원노조의 성향에 따라 (현재 검인정 교과서의) 채택 현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교과서 시장을 경쟁 체제로 뒀을 때 장점도 많지만, 교과서를 다른 상품과 같은 상품으로 생각할 순 없다. 교과서는 학교 운영위에서 선택하는데, 이때 역사교사들의 조언을 최우선으로 참고한다. 때문에 교과서 제작자들은 식당에서 조미료를 넣듯, 역사교사의 입맛에 맞게 한쪽 방향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우려는 (진보·보수) 양쪽에 다 존재한다. 국정화가 답이란 생각은 안 하지만, (굳이) 국정화를 옹호한다면, 교과서가 일반 상품의 영역에 들어가기엔 좀 위험한 상품이란 것이다.

김광진 : 올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곳이 아예 없기 때문에 교과서 채택이 교원노조 성향과 연관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교과서를 상품이라고 했을 때, 그 내용이 역사교사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걸까. 사관이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가 아니라, 아이들이 얼마나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졌느냐가 교과서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강수훈 광주광역시 청년위원(사회자) : 왜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일까.

이준석 :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심리 변화를 겪었는지 나라고 알겠나. 친한 것도 (2012년) 총선 때였지, '윤창중 대변인 사건' 때 윤 대변인을 비판한 이후로 (청와대) 연락 라인이 많이 끊겼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할 때 보면 주변의 조언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국정교과서 문제가 보수 세력 내에서 크게 공론화 된 상황은 아니었는데, 이쪽에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조언한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지금 같은 접근 방식은 100% 국민화합 공약과 차이가 있다.

김광진 : 박근혜 대통령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말했는데, 그 동안 지킨 공약이 없어서 이것도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 이 시기에 굳이 이렇게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일까 생각해보면, 예전 박근혜 대통령이 한 인터뷰 중 5.16과 유신을 미화한 것에 그 답이 나와 있다. 공교롭게 요즘 회자되는 말이 효녀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국정 역사교과서를 헌정하고 싶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지 않길 바란다.

이날 토론회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 두 사람의 토론을 지켜봤다.
 이날 토론회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 두 사람의 토론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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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준석, #김광진, #광주평화재단, #국정교과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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