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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틀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옆 건물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들어가자 어버이 연합 회원들이 앞에서 집회 열고 출입을 막아서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틀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옆 건물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들어가자 어버이 연합 회원들이 앞에서 집회 열고 출입을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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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아 여기 우리 정부 일 하는 데예요.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나요. 있는 인원들 다 빨리, 저기 해주세요. 교육부 작업실이란 말이예요. 여보세요...(중략)... 그러니까 2명 가지고는 안 되니까 빨리 좀 동원 해주세요. 이거 동원 안 하면 나중에 문책 당해요."

얼마나 긴박한 상황이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교육부 직원 누군가가 신고하는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전화기를 바꿔 잡은 남자는 그때서야 "교육부 작업실"이라고 밝혔고, 경찰 병력을 더 보내지 않으면" 문책 당할 것"이라고까지 경고했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5일 밤 야당 의원들이 교육부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팀'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상황이 담겨 있는 112 신고 녹취 자료 전문을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아 28일 공개했다.

해당 녹취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25일 저녁 8시 20분. 당황해서일까. 거듭된 질문에도 정확한 위치가 밝혀지지 않은 신고 통화는 곧 끊긴다.

이어 2차, 3차 신고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난다. "사무실 밖에서 20명의 사람들이 침입하려고 한다"는 것. 4차 신고에 이르면 경찰로서는 조금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나타난다. "기자와 국회의원이 침입했다"는 다급한 음성, 하지만 무슨 일로 침입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확실한 상황은 8차 신고에서야 접수된다. "경찰이 2명밖에 안 왔다"는 대화가 오가고, 옆에서 전화를 바꿔 받은 누군가는 "우리가 정부 일 하는 곳이다. 이거 털리면 큰일난다"며 "있는 인원들 다 빨리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이거 동원 안 하면 나중에 문책 당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박남춘 의원이 공개한 녹취 자료에 따르면 25일 경찰에는 오후 8시 2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총 10차례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에는 "현 정부의 똘마니가 되지 말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 달라"는 시민으로 추정되는 신고도 포함돼 있다.

박남춘 의원은 이날 자료를 공개하면서 "당시 신고 내용을 보면 여당 주장처럼 우리 의원들이 직원들을 감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육부 측에서 무엇인가를 다급히 은폐하고 없애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112 신고 녹취 자료 전문이다.

[1차 신고]

접수자 : 긴급범죄신고센터입니다.
신고자 : 여보세요. 여기 경찰 좀 보내주세요.
접수자 : 위치가 어디세요. 위치요. 위치 말씀해 주세요.
신고자 : 아, 여기 국제회관인데요.
접수자 : 예.
신고자 : 국립국제요.
접수자 : 신고자분, 번지수 말씀하세요.
신고자 : 이화장길 81.
접수자 : 이화장길이예요, 번지수가 안 나오네요.
신고자 : 나가세요. 나가시라니깐요 (신고자 혼잣말 들림)
접수자 : 신고자분! 번지가 안나와요. 국제 뭐예요?
신고자 : 국제회관 기숙사입니다.
접수자 : 국제회관이요? 무슨 동에 있는 거예요? (전화 끊김)

[2차 신고]

접수자 : 긴급범죄신고센터입니다.
신고자 : 네. 수고하십니다. 동숭동에 있는 국립국제교육원인데요.
접수자 : 어 ∼ 국립.
신고자 : 국제교육원이요.
접수자 : 국제교육원이요.
신고자 : 네. 거기 사무실에 밖에서 20명의 사람들이 침입하려고 그럽니다. 빨리 좀 출동해 주세요.
접수자 : 그 ∼ 20명 정도 되는 사람이 침입하려고 그래요.
신고자 : 네. 네. 일단 빨리 좀. 저기 그곳을 들어 갈려고 그러니깐 빨리 좀 출동해 주세요.
접수자 : 알겠습니다.
신고자 : 고맙습니다. 네. 빨리 좀 부탁합니다. 지금 바로요.
접수자 : 예
신고자 : 네. 예 ∼

[3차 신고]

접수자 : 긴급범죄 신고센터입니다.
신고자 : 네. 수고하십니다. 동숭동에 있는 국립국제교육원인데요.
접수자 : 어 ∼ 국립국제교육원이요?
신고자 : 네. 거기 사무실에 밖에서 한 20명의 사람들이 침입하려고 그럽니다. 빨리 좀 출동해 주세요.
접 수 : 그 ∼ 스무명 정 도되는 사람이 침입하려고 그래요
신고자 : 네. 네. 일단 빨리 좀, 그 분을 데려 갈려 그러니깐 빨리 좀 출동해 주세요.
접수자 : 네. 네. 알겠습니다.
신고자 : 고맙습니다. 네. 빨리 좀 부탁합니다. 지금 바로요.
접수자 : 네.

[4차 신고]

접수자 : 네. 긴급범죄신고센터입니다.
신고자 : 네. 여기 국립국제교육원인데요 (아주 작은 목소리)
접수자 : 어디요?
신고자 : 국립국제교육원이요.
접수자 : 국립국제교육원이요? 몇 번지죠?
신고자 : 어 ∼ 방송통신대 옆에 동숭동에 있어요.
접수자 : 동숭동이네요. 예.
신고자 : 어∼ 여기, 외국인, 장학생 어∼ 숙소인데 침입하기∼ 안에 창문을 열고 들어와 가지고.
접수자 : 외국인이 들어왔어요?
신고자 : 아니요. 기자랑 국회의원이랑.
접수자 : 기자와 국회의원이 들어왔다구요.
신고자 : 예. 지금 침입하고 있어서.
접수자 : 기자와 국회의원이 무슨 일로 침입했어요?
신고자 : 못 들어 오게 좀 해 주세요
접수자 : 아니 그러니깐 기자와 국회의원이 무슨 일이 있어서 침입한 거예요?
신고자 : 아. 지금 신고 이미 됐다고 하는데요.
접수자 : 예. 경찰 출동 원하시는 겁니다.
신고자 : 예. 못 들어 오게 좀 해주세요
접 수 : 무슨 일로, 무슨 일이 있는 거예요? 말씀해 주셔야 경찰이 출동해서 협조해드리죠. (전화 끊김)

야당 의원들과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공개(TF)팀과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부에서 TF 관계자가 취재진의 눈을 피해 종이가방 들고 2층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과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공개(TF)팀과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부에서 TF 관계자가 취재진의 눈을 피해 종이가방 들고 2층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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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신고]

접수자 : 경찰입니다.
신고자 : 네. 국립국제교육원인데요. 아, 여기 직원인데 지금 외부인들이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들어 오려고 그래요.
접수자 : 외부인이 왜요. 무엇 때문에 그런 거죠?
신고자 : 잘은 모르겠는데 한 20명 정도가 와 있어요.
접수자 : 그러면. 뭐.
신고자 : 빨리 좀 와주시겠어요.
접수자 : 1층인가요?
신고자 : 예. 1층이요.
접수자 : 20명 정도인가요.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어요?
신고자 : 아.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오셔 가지고.
접수자 :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고요.
신고자 : 예.. 예..
접수자 : 어. 알겠습니다. 국립국제교육원 1층.
신고자 : 네, 네 빨리 좀.
접 수 : 알았습니다.
신고자 : 저. 여보세요. 정부초청외국인 장학생회관요.
접수자 : 동부?
신고자 : 아니요. 국립국제교육원 안에 있는...
접수자 : 예.
신고자 : 정부초청외국인 장학생 회관요.
접수자 : 정부초청외국인 장학생 회관요. 1층 알겠습니다. 빨리 보내드릴께요.
신고자 : 네. 빨리 출동해주세요.
접수자 : 예.

[6차 신고]

접수자 : 네. 경찰입니다.
신고자 : 국립국제교육원.
접수자 : 네. 출동했습니다. 지금.
신고자 : 언제쯤이면 도착하시나요?
접수자 : 경찰관 바로 도착할거예요.
신고자 : 아. 예 알겠습니다.

[7차 신고]

접수자 : 긴급범죄신고센터입니다.
신고자 : 국립 국제교육원 신고드렸는데요.
접수자 : 네. 네.
신고자 : 어디쯤 와 계신가요?
접수자 : 잠깐만요. 어. 지금 근처에 도착한 것 같아요.
신고자 : 몇 분이나 오셨나요?
접수자 : 신고자분 여기는 몇 명 갔는지 확인 어렵구요. 여기는 접수받아서 출동지령 내리는 곳이라서요. 여기서는 몇 명 갔는지 확인 어렵구요. 빨리 나가서 도와드릴게요.
신고자 : 네. 알겠습니다. 고생합니다. 고맙습니다.
접수자 : 네.

[8차 신고]

접수자 : 경찰입니다.
신고자 : 아 네. 국립국제교육원입니다.
접수자 : 네. 네.
신고자 : 여보세요 신고해서 왔는데..
접수자 : 경찰이 도착했어요?
신고자 : 네. 근데 2명밖에 안 왔어요. 20명이 있는데 2명밖에 안 와서 지금 감당이 안돼요.
접수자 : 선생님, 그와 관련 해가지고 저희 쪽에서 더 보강이 될 거예요 그거는 그쪽에서 판단 하에 하시기 때문에...
신고자 : (남자가 바꿔 받아) 여보세요.
접수자 : 네. 네.
신고자 : 여보세요. 아 여기 우리 정부 일 하는 데예요.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 나요. 있는 인원들 다 빨리 저기 해주세요. 교육부 작업실이란 말이예요. 여보세요.
접수자 : 네. 네.
신고자 : 여기 교육부 작업하는 사무실인데 지금 20여명이 와서 저러고 있는데, 창문 깨고 들어오려고 그런단 말이에요, 지금.
접수자 : 네. 네
신고자 : 그러니까 2명 가지고는 안 되니까 빨리 좀 동원 해주세요
접수자 : 알겠습니다.
신고자 : 이거 동원 안 하면 나중에 문책당해요.

[9차 신고]

접수자 : 경찰입니다.
신고자 : 네. 서울지방청이죠.
접수자 : 네. 맞습니다.
신고자 : 네. 지금 방송통신대학교 내에서 대치중이라고 합니다. 알고 있습니까?
접수자 : 방송통신대학교.
신고자 : 혜화동이요. 혜화동.
접수자 : 혜화동이요. 네, 거기서 뭘하고 있다구요
신고자 : 오 ∼ 대치중이라고 하던데요.
접수자 : 대치중이라고 하는데요. 예.
신고자 : 국회의원하고 현 정부공무원이 문을 걸고 잠궈서 대치중이라고 합니다.
접수자 : 현정부 공무원이 문을 잠궜다구요?
신고자 :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접수자 : 출입문을 잠그고, 누구랑 대치중이라는 말씀인가요?
신고자 : 야당 국회의원들 하구요.
접수자 : 야당 국회의원들 하고요.
신고자 : 네, 네.
접수자 : 그게, 신고자분 어떻게 알고 있다고 했나요? 트위터라고 했나요?
신고자 : 예. 트위터, 지금 공무원이 무슨 공무원이냐면 역사교과서 국정원 공무원.
접수자 : 역사교과서 국정원 공무원이 출입문을 잠그고 야당 공무원과 대치중이다. 맞습니까?
신고자 : 예, 예, 지금이 상황에서 경찰을 정치적 중립을 지켜 주세요.
접수자 : 그것 때문에 전화하신건가요? 중립문제 때문에.. 맞습니까?
신고자 : 신고도 하고, 경찰 중립도 지키구요.
접수자 : 어, 당연하죠. 경찰은 중립을 지키죠.
신고자 : 현정부의 똘마니가 되지 말구요. 정치적 중립을 지켜 주세요.
접수자 : 예∼알았습니다. 예.
신고자 : 감사합니다.
접수자 : 예.
신고자 : 출동할 일 있으며 즉시 출동하시구요. 트위터 확인해 보세요.
접수자 : 예
신고자 : 감사합니다.
접수 : 예

[10차 신고]

접 수 : 예, 112경찰입니다.
신고자 : 예, 저. 지금 계속 메시지 받고 있는데요
접 수 : 예. 예
신고자 : 예. 제가 지금 긴급범죄 대상이라고 왔는데 지금 상황은 괜찮은 것 같아요
접 수 : 상황은 괜찮다구요
신고자 : 예, 예
접 수 : 어, 우리 경찰관이 그쪽으로 출동은 해 있는 상황이고
신고자 : 예
접 수 : 예
신고자 : 알고 계세요? 저한테 자꾸 문자가 와가지고
접 수 : 어떤 문자가 왔죠? 어떤 문자
신고자 : 긴급 구조를
접 수 : 아 하 ∼ 위치 추적을 했다구요
신고자 : 네, 네
접 수 : 그게 아까 위치가 안잡혀서 급하게 하고 그랬나 보네요. 지금은 근데 상황은 괜찮다고요?
신고자 : 아니, 상황 알고 계신거죠. 여기
접 수 : 상황 말씀 좀 해 주십시오
신고자 : 아. 지금 일단은 경찰관들 출동하신 것 같고 안와도 되는데 저한테 계속 문자가 와가지구요
접 수 : 아 ∼ 거기 다른 변수 상황 같은게 생긴건지 여쭤 보는 겁니다. 저는
신고자 : 아니요. 그런거 아니예요
접 수 : 그런건 아까 그대로 입니까?
신고자 : 예.
접수자 : 예, 알겠습니다.
신고자 : 예.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교과서, #교육부, #TV, #동숭동, #박남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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