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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전 국회의원은 "요즘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럽다"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대통령이 역사에 항칠을 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노 전 의원은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기념식에서 강연했다.

그는 "조금 전 식당에서 몇 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밥을 먹고 나가던 젊은 사람이 우리 밥값을 계산하고 나가면서 한 마디 하더라"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꼭 막아 달라고 하더라. 많은 국민이 국정화는 말이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일반 국민도 울분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노회찬 전 국회의원은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행사에 참석해 기념강연했다.
 노회찬 전 국회의원은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행사에 참석해 기념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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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그는 "헌법 전문에도 있고,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나서 저러나 싶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가 개인적인 집안 일로 열등감에서 나온 처사라고 해석이 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3년 동안, 총선, 대선, 지방선거가 있다. 3개의 선거를 겨냥한 포석의 하나로 역사 쿠데타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내년 후면 지난 10년간 새누리당 집권에 대한 정권심판을 하게 되어 있다. 정권심판을 하면 청와대와 집권당은 방어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이념 문제에서는 불패라 생각한다. 이념의 한 편에 서게 되어 보수층을 넓게 결집해 나가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7년는 대선이지만 87년 체제 30년 평가도 중요"

다음 대선 이야기를 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2017년은 대선만이 아니라, 오늘과 같은 상황의 출발이 되었던 '87년체제', 민주화가 새로 시작된 지 30년이 되는 해다"며 "30년간 민주주의가 어떤 진척이 있었고, 어떤 장애물을 만나고 후퇴를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새누리당이 20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세력이 10년을 집권했다"며 "87년체제 때 '정치민주주의'와 '경제민주주의'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했다. 정치민주주의는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 등으로 일정한 진척이 있었지만, 경제민주화는 최근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8년 전 국민 합의로 헌법에 '균형있는 성장'을 담았다. '자연스러운 성장'도 아니고 '자유스러운 성장'도 아니다. 누구는 성장하고 누구는 성장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같이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적정한 소득분배가 되지 않고 있다. 지난 15년 사이 기업들의 총부채는 1/2로 줄었지만 가계 부채는 네 배로 늘어났다. 한 방향으로만 소득분배가 된 것으로 이것은 헌법 위반"이라 덧붙였다.

그는 "경제력 남용 방지 등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여러 헌법 조항은 좋고, 그것은 백두산 보다 더 높은 곳에 있지, 지상에서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헌법의 약속을 현실에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누가 할 것이냐. 그것이 정치다. 지금 핵심은 경제문제의 올바른 해결이다. 다수 노동자와 서민들이 바라는 방향이 경제민주화다"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은 "경제문제를 푸는데 다른 나라는 보수와 진보정책을 두고 고민한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보수로 95%다. 강경보수냐 온건보수냐는 차이다. 그러니 판판이 경제 해법은 가진자 중심이고, 사회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진보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목소리를 잃지 않고, 어떤 상황으로 나아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전 국회의원은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행사에 참석해 기념강연했다.
 노회찬 전 국회의원은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행사에 참석해 기념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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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보통합을 강조했다. 노 전 의원은 "반사이익으로 커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담을 그릇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진보세력이 다 모여야 한다"며 "정의당, 노동당, 시민단체, 문화인, 지식인 등이 진보결집으로 모이고 있고, 우여곡절도 당연히 있지만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인다고 해서 국민이 감동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당장에 이루어지는 가시적인 결과는 적지만 모여 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아 나가야 한다"며 "금을 긋고 할 필요는 없고, 기회 있을 때마다 모아 나가야 한다. 향후 3년 동안 연속적으로 선거가 있을 것이기에 계속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만나듯 흩어진 핏줄을 만나는 통합이 아니라 진보세력 스스로 생활의 터전 위에서 지역과 현장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을 모색해야 하고, 더 큰 판을 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대와 인물의 교체가 아니라 세력의 교체를 해야 한다"며 "흩어진 동창생 만나듯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정당명부 비례대표' 국민투표해야"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관련해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강조했다. 그는 "부산의 선거구가 19개인데, 역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52~54% 정도 득표했다. 그런데 19석 거의 다 가져갔고, 지난 총선에서는 2석만 야당이 했다"며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하면 새누리당은 9석 정도 가져가고 나머지는 야당으로, 그 속에는 진보정당도 의석을 갖게 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이 제도에 대해 당선 1년 이내에 국민투표로 국민에게 묻고, 국민 동의를 얻으면 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은 말을 잘 듣지 않으니까 국민투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명분있고 실질적으로 바꾸어 내는 게 중요하다. 고용문제라든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까지 포함해서 큰 전략적 연대를 해야 한다. 진보세력도 저런 사람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며 "아직 우리는 힘이 남아 있을 때 눈덩이를 굴리듯 진보의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행사에 참석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경남도의원, 왼쪽은 안종복 창립추진위원장.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28일 저녁 창원 삼원회관에서 열린 창원미래연구소 창립행사에 참석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경남도의원, 왼쪽은 안종복 창립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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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미래연구소는 '지역 현안과 지방정치의 중요성 인식을 통해 지방자치와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 지역사회의 미래 발전 전략 정립', '지역 현안 발굴과 조사 연구를 통한 지역 의제 정립' 등을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안종복 창립추진위원장과 여영국 경남도의원(노동당) 등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다. 이날 창립행사에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김지수 경남도의원, 손석형․이종엽 전 경남도의원, 김종대․주철우․노창섭 창원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태그:#노회찬, #창원미래연구소, #여영국 의원, #박종훈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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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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