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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듯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7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카세트가 가지고 있는 획일성, 판에 붙은 듯한 형식성에서 대통령이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같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치 금이 간 술잔으로 술을 마시는 것 같았는데 술잔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 술이 아니라 민심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국정교과서 강행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국민들이 이념논쟁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교과서를 예단하지 말자'는 마지막 수인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의) 의지는 강한 것 같지만 점점 더 논리는 궁색해지고 명분은 없어지고 있다, 이제 민생으로 가고 경제살리기로 가기 위해서는 국정교과서는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국민 소통을 잃어버리면 나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교육부 공무원들은 이번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그대로 추진했다가는 정말 큰 화를 당할 것이라는, 국민의 심판을 당할 거라는 생각을 꼭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청와대 5자회동 당시 박 대통령이 녹음을 거부해 직접 서기 역할을 했던 심경과 박 대통령이 3년 전 '그년'이라는 표현을 문제삼았던 상황 등도 밝혔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23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극우 세력의 주장을 똑같이 반복했고 사실관계도 틀렸다"며 "결국 역사교과서 괴담의 진원은 박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23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극우 세력의 주장을 똑같이 반복했고 사실관계도 틀렸다"며 "결국 역사교과서 괴담의 진원은 박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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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술잔 든 심정, 이젠 축배 들기 어렵겠다 생각"

-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15분 정도 지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라고 적힌 인쇄물을 각자 자리에 내건 것 때문에 늦어진 건가.
"우리는 침묵으로 그 인쇄물에 담긴 뜻의 내용을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알렸다. 국회의장이 국회 일정을 위해서 그것을 떼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가 협조를 해달라고 했다. 국회의장이 각 의원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함부로 제한할 수 없다. 대통령이 시정연설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의원들의 뜻을  표현하는 방법도, 그 선택을 한 것도 중요하다. 의장이 강하게 권고한 것 하나만으로 대통령에게는 예의를 다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인쇄물은 중요한 의사 표현이기 때문에, 거스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그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이해해달라고 얘기했다. 대통령도 시정연설하면서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 인쇄물을) 많이 봤을 것이다."

-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박 대통령은 서비스 관련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얘기하면서 강변했다.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듯했다. 카세트가 가지고 있는 획일성, 판에 붙은 듯한 형식성에서 대통령이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금이 간 술잔으로 술을 마시는 것 같았다. 술잔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 술이 아니라 민심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것 같았다. 대통령은 진정으로 국민의 마음 곳간을 채워주는 것이 임무인데 참 어려운 것 같다. 깨진 술잔 들고 있는 사람 심정으로는 이젠 축배를 들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예상한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강조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결국 그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셈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현재 검인정 교과서가 100%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정이 이루어지면서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그 내용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과서가 잘 가고 있다. 오히려 국정교과서를 난데 없이 들고 나오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올바른 교과서로 분열된 국론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잘못된 국정교과서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국민들은 국정화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바꾸려고 하지만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만든다'는 말이 국민들에게 잘 와닿는 것 같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몰리게 된다. 임기 말 대통령이 나쁜 여론에 몰려서 더 나쁜 결과로 마무리하는 것은 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국정교과서 추진만 중단하면 지금까지 있었던 것을 문제삼지 않겠다."

- 지금까지 있었던 것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얘기하는 것인가.
"예를 들면 국제교육원에서 있었던 국정교과서 비밀 작업실에서 국회 예산 심의권을 침해한 예비비 44억 원의 일부를 벌써 집행하고 있었다. 그것뿐 아니라 초래된 비용, 분열된 비용으로써 국민들이 받은 상처, 하지 말았어야 될 국정방향을 진행함으로써 생긴 총체적인 부실 비용이 너무 크다. 지금이라도 중단하면 중지할 수 있고,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

- 박 대통령이 국정화 추진 뜻을 바꾸지 않겠다면 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념논쟁을 부추겼으나 국민들은 거기에 호응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교과서를 예단하지 말자'는 말은 마지막 수인 것 같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걸 믿지 않는다. 누가 (국정교과서를) 집필하겠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금 역사학자 중 90%가 좌파라고 했다. 역사학자들은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부분의 역사교사들도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번 교학사 논쟁 때 있었던 뉴라이트 학자 몇 분과 역사학자도 아닌 정치, 사회, 경제에 참여하는 뉴라이트 학자 몇 분만 집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분들이 쓴 책이 이미 있다. 교과서포럼이라는 곳에서 대통령이 극찬했던 책도 이미 나와 있다. 초등학교 국정교과서가 있다. 교학사 검증 논란 때 이미 쓰지 말아야 할 독재·친일 미화 문제를 그대로 표현한 초등학교 교과서가 있다. 어떻게 될까. 갈 길은 뻔한 것이다. 거짓과 진실의 논쟁에서 국민들은 이제는 듣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의지는 강한 것 같지만 점점 더 논리는 궁색해지고 명분은 없어지고 있다. 이제 민생으로 가고, 경제살리기로 가기 위해서는 국정교과서는 거둬야 한다."

"피감기관 관련해 현장 방문하는 것은 의정활동 일부"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열리는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우선'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모니터 뒷면에 붙인 것을 정의화 국회의장이 문제삼자,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머리 맞댄 새정치연합 지도부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열리는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우선'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모니터 뒷면에 붙인 것을 정의화 국회의장이 문제삼자,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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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에서는 교육부 '비밀 사무실'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을 '화적떼'에 비유했다. 이게 과연 가능한 비유인지, 이렇게 당정청이 한 목소리로 야당 교문위원들의 활동을 문제삼는 것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평일, 휴일 가리지 않고 피감기관이나 피감기관 관련된 곳에 일이 있으면 현장을 방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은 의정활동의 일부다. 그 일환으로 교문위원들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갔다. 그런데 (사무실 안에 있던) 그분들이 오히려 문을 닫아버리고 경찰을 부르고 이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이것이 감금인 것 같은 형태를 연출했다. 아무리 봐도 감금이라고 볼 수 없다. 어제도 교육부의 기획조정실장이 교문위원들의 추궁에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감금이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감금이라는 것은 의사에 반해서 갇혀 있는 것인데 그 상황은 감금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미 그들이 부른 경찰들이 와서 출입문을 다 에워싸면서 모양은 험했지만 경찰을 통해서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 대화도 할 수 있었다. 교문위원들이 경찰과 대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몇몇 교문위원들이 거기 서 있었다. 뭘 봐도 감금으로 볼 수 없는데 자꾸 어이없는 눈속임을 해서 국민을 속이려고 하고 있다. 

화적떼니 세작이니 난신적자라는 말을 한 사람이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인데 이 말을 정말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원내대표로서 정식으로 사과를 요구한다. 또한 자료를 보니 충북대학교 사무국장인 사람은 출장 명령을 받아서 이 TF로 왔다고 한다. 출장은 소정의 행정절차법 위반이다. 인력을 파견할 때 출장이라고 것은 자기 기관에서 그 업무의 연속성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출장은 하루나 이틀 동안 열흘, 이십일을 한다는 것은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을 위반한 것이다. 또한 공무원들이 청와대에 일일 보고를 하고, 청와대에서 일일점검을 하는 것이 드러났다. 국정감사에 나온 기관 증인들이 허위의 증언을 한 것이다."

- 국가재정법, 행정절차법, 국회법 등의 위반 소지가 있지만 국회법을 제외한 다른 법안은 처벌 규정이 없어서 특별히 벌칙을 줄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 처벌은 쉽지 않겠지만, 교육부가 하부 기관에 감사를 나가서 지적 사항을 점검할 때는 감사 보고서가 나올 정도의 내용들이다. 감사 보고의 총체적인 내용들로 중한 징계를 할 수밖에 없다."

- 정부가 국정교과서 예산으로 예비비 44억 원을 쓰기로 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요구할 뜻을 밝혔다.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예비비라고 하는 것은 긴급한 천재지변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사용하고 국회의 사후승인을 받는 예산 심의절차가 있는데 이건 예비비 항목에 맞지 않을 뿐더러 국회의 사후 승인 절차의 어려움도 초래한 예산심의권 침해다. 이것은 국회와 정부 간의 예산심의권이라는 권한쟁의 사항이기 때문에 권한쟁의에 대한 위법성을 다투는 과정에서 예비비를 의결한 국무회의의 의결이 효력이 없다는 효력정지 가처분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법적인 조치는 최종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권한쟁의의 위반일 소지가 크다. 편성된 예비비가 44억 원인데 대개 교과서 하나를 만드는 데에 3억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총 5종이라고 하는데 그럼 15억 원을 빼놓고 나머지는 뭔가. 홍보비라는 것이다. 예전에 유신 교과서 반대에 부딪혔을 때 국민들을 호도하고 다른 여론을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다른 목적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예비비로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 예컨대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예산 집행이 불가해지는 상황이 되는 건가.
"그렇다. 우선 예비비 처분이 효력이 없는 것으로 잠정 처분이 이루어지니까 나중에 권한쟁의 조정의 본안 처분이 결론날 때까지는 효력이 없어지는 것이다."

- 이것을 언제 신청할 계획인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주 내에도 할 수 있다."

"원내대표를 서기로 고용하는 것, 국민에 도리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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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5자 회동에서 이 원내대표가 대변인이 불참했으니 녹음하겠다고 녹음기를 꺼내자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
"대변인이 후열 배석했다. 후열 배석으로 1시간 반 동안 빠른 말로 진행될 때 그걸 받아 적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데 당일 아침까지 확정이 안 되서 곤혹을 치렀다. 국민들이 볼 때는 사소할지 모르겠지만, 참석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청와대에서 파스 주지 않더냐'고 했을 정도로 원내대표가 서기가 됐다. 몇 가지 중요한 단어 선택에 있어서 서로 엇갈리 때는 중요한 논쟁이 있었다. 이런 과거 전례 때문에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1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원내대표를 서기로 고용하는 것도 국민에게 도리도 아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녹음을) 허락해준다면 논쟁의 소지를 없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박 대통령은) '법정에서 녹음을 하던가, 법정인 줄 아느냐' 등의 말을 했다."

- 서기처럼 뭘 쓸 게 아니라 박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고 토론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거의 못 했겠다.
"그 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후원자, 어찌보면 호위무사의 역할을 했다. 김 대표나 원유철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 귀담아 듣는 정도로 하고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쓰고 적고 받아쓰는 것 외에 대통령의 말에 초점을 둬서 반박하고 이야기했다."

- 모든 내용이 다 공개되지 않아서 기자들도 답답한 상황이다. 당시 회담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약속대로 만나달라'고 요청했는데 박 대통령은 어떤 답변을 했나.
"국민들의 3년 동안의 고통을 짊어지고 왔다고 하면서 요약된 얘기를 했는데 단 한마디의 대답도 없었다. 카세트를 본 것 같았다. 과거의 말을 되풀이 했고 본인 스스로의 말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

- 세월호의 아이들과 진실을 인양하지 못해서 아버지들이 동거차도에서 노숙을 한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한마디 대답이 없었다.
"박 대통령에게 '오는 길에 광화문을 보면서 어렵게 서 있는 세월호 가족들을 봤다. 세월호 가족들에게 만나준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켜달라. 만나는 것이 최고의 치유이다. 꼭 그렇게 될 거 같다. 꼭 만나달라'고 간곡하게 말했는데 (대통령은) 그렇게 안 했다.

또 한 가지는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얘기했는데 저는 노동개악이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에 전태일 동상에 가서 헌화한 적이 있다. 그 마음으로 노동법을 대해달라. 노동법은 노동자를 위한 법이다. 노동자를 규제하고 노동자를 못 살게 구는 법이 아니다. 지금 노동자를 못 살게 굴고 노동자를 노동시장에서 몰아내고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박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법은 노동자를 위한 법으로 점점 나아가야 한다. 노동법에 자본의 논리가 들어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말을 함축해서 했는데 (박 대통령은) 전혀 대답이 없었다."

- 회담이 끝난 뒤 이른바 '그년' 발언에 대한 언급이 나왔는데 정확히 어떻게 된 건가.
"민생 문제, 서민들의 고통 문제, 국정 교과서 문제 등 치열한 논쟁을 했지만 헤어질 때는 대개 웃고 그러지 않나. 대통령이 문 밖에서 우리가 나가는 걸 배웅해주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했다. 거기에서 오타였다고 얘기하는 것은 변명인 것 같았다. 그때 실수는 사과드린다고 분명히 했다."

- SNS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3년만의 복수, 뒤끝작렬, 이렇게 보도되기도 했는데 실제 그 자리에선 어땠나. 지난 3년간 잊고 있었을 텐데 박 대통령은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3년 동안 복잡한 일도 있었고, 그 사이에 대통령도 됐고. 대통령으로서 벌써 2년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아직도 그 말을 기억하고 있고 만났을 때 말하는 것으로 봐서 여러 가지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삼권분립을 이권분립으로 만드는 것, 좌시하지 않겠다"

-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를 철회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의제로 삼겠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내달 초에 확정고시가 내려지는데 그 이후 되면 유야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앞으로 새정치연합은 어떻게 싸워갈 생각인가.
"5자회동 때와 오늘 시정연설 결과가 같다. '냉장고에서 더운 밥을 찾으려고 했다'고 얘기했는데 그 생각 그대로다. 변함이 없고, 절벽은 절벽대로 계속 가는 것이다. 서로 의견이 부딪치는 시간 속에서 변화하고 가장 중요한 민생이 변화하는데 기쁨을 느끼는 게 정치여야 한다. 그런데 그런 시간의 변화가 없고 성과의 흔적이 없다. 서로 생각하는 국민이 다른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민생과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민을 위한 길이라든가, 국론 분열 등 이런 정치적 화두들이 전혀 다른 논리와 어휘 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다. 그것을 일치시키는 것만도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난 번 원내대표 파동과 호위무사 같은 김무성 대표를 볼 때 여당은 균형추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홀로 있는 야당이지만, 국민의 아픔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더 두몫 세몫 할 수 있도록 몸이 부서지도록 뛰겠다."

- 오늘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사회와 함께 국정교과서 반대 문화제를 열기도 하는데 시민사회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시민들이 앞장서서 우리를 인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부담을 많이 덜었다. 올바르게 판단하고 잘못 정리됐던 여론도 스스로 잘 정리되면서 우리가 시민들 곁에 설 공간이 생긴 것 같다. 주저없이 시민과 함께 하겠다."

- 집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 계속 장외집회를 이어 나갈 것인가.
"거리에 계신 시민들을 만나는 것도 단순한 장외집회가 아니라 의정 활동의 하나이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고 중요한 소재를 찾아내는 데에 중요한 하나의 과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국민을 따라 가는 길을 잘 찾아내면 승리한다고 본다. 결코 국회 활동은 포기하지 않는다. 국민이 주는 과제 등을 그때 그때 받아서 국회에서 잘 실현하겠다. 장외투쟁이라는 것은 보완적으로 공동의 과제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원내외 병행투쟁을 이끌겠다."

- 국정교과서 관련 반대 여론이 계속 커지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뜻을 돌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정치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합의의 과정으로 가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막혀 있을 때 이것을 뚫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어떤 길이 있다고 생각하나.
"민주 시대의 대통령들을 잘 돌아봐야 한다. 과거의 민주주의 성과도 꼭 대통령이 업적을 내는 데에 참고해야 한다. 훌륭한 대통령이란 게 자기 고집과 영역을 지킴으로써 이루어지는 것도 있지만, 이런 경우일수록 국민 소통을 잃어버리면 나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교육부 공무원들은 이번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그대로 추진했다가는 정말 큰 화를 당할 것이라는, 국민의 심판을 당할 거라는 생각을 꼭 해야 한다."

- 국회 무시가 도를 넘은 것 같다. 이번에 벌어진 국회 교문위원들에 대한 것도 그렇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 운영위 중에 야당 의원을 향해서 웃지 말라고 발언한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입법 사법 행정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너무 많이 깨졌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번에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도 상처를 받았다. 무소불위의 제왕적 대통령과 그와 같은 입장을 갖는 국회의원들이 동조함으로써 원내대표를 부당하게 찍어내리는 등 이권분립 체제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이 권력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권력이다. 삼권분립으로 견제를 하고 균형을 맞추라고 하는 취지를 우리 스스로 무너뜨릴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지킴으로써 국민이 지켜지는 것이다. 여당이 대통령 휘하에 들어가 삼권분립을 이권분립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그대로 좌시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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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이종걸, #장윤선의 팟짱, #박근혜, #국정화,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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