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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주차용역 계약이 해지된 전 회사 대표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자 22일 노조원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병원장실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병원 주차용역 계약이 해지된 전 회사 대표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자 22일 노조원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병원장실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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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주차용역 노동자들이 업체가 변경되면서 해고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 용역업체 대표가 퇴직금마저 지급하지 않고 도주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9월, 5년간 계약을 맺었던 S사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이달 1일부터 L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경북대병원은 L사와 계약을 하면서 근로시간 조정과 주차대수의 감소 등의 이유를 들어 35명의 정원 중 31명만 고용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새로 계약한 L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채용공고를 냈지만 전원 계약을 요구한 노조와의 입장 차이로 이력서를 제출한 9명만 고용을 승계하고 나머지 26명의 노동자들과는 계약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L사가 전원 고용승계를 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병원이 나서 전원 고용해줄 것을 요구하며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이후 조병채 병원장이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지만 L사 대표가 이미 직원을 채용했다며 이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나섰다. 또한 병원 측은 노조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경북대병원 주차용역 계약이 해지된 전 회사 대표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자 22일 노조원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병원장실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병원 주차용역 계약이 해지된 전 회사 대표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자 22일 노조원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병원장실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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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전 업체인 S사 대표 전아무개씨가 주차용역 노동자 42명의 퇴직금 2억4000여만 원과 7명의 9월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원들은 22일 오전 병원장실을 점거하고 병원이 직접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퇴직금을 떼이게 된 노동자들은 조병채 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면담을 요청했으나 조 원장은 외부 일정을 이유로 이들의 면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노조원들은 병원장의 책임있는 답변이 있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주차관리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흑성(63)씨는 "병원에 유리한 지침은 노동자들에게 지키라고 하고 힘없는 용역직원들이 요구하는 정부의 지침은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있다"며 "병원이 고용승계와 퇴직금 지급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은정 공공의료연대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26명이 한꺼번에 해고된 것도 억울한데 퇴직금까지 떼이게 됐다"며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경북대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병원측 "우리도 속았다"

하지만 병원측은 이미 S사에 매월 퇴직충당금을 함께 주었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우리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S사 대표는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허위 서류를 만들어 병원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어 "지난 20일 마지막 계약분을 업체에 지급하면서 주차요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병원측 직원 6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아무개 대표는 칠곡병원의 노동자 7명 임금은 이날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또 업체가 퇴직금을 충당하고 있다고 통장 사본을 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계약이 해지된 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통장 사본을 요구했고 S사 대표가 3억 원이 입금돼 있는 통장 사본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S사 전 대표가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했다며 병원도 속았다고 주장했다.

병원측은 이어 용역 직원들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S사 대표를 고발하는 등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병원이 직접 나서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용역 노동자들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아 S사 전아무개 대표를 고발했다. 하지만 전아무개 대표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이날 오후 휴대전화마저 해지한 채 잠적한 상태다.


태그:#경북대병원, #주차용역, #해고노동자, #퇴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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