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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칠판
▲ 2학년 10반 교실 칠판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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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교실을 가봤는데 아이들이 원한이라는 것을 모르고 세상을 떠난 것 같아. 마치 막 체육시간 끝내고 교실에 돌아와 안기는 듯한 느낌에 한참 힘들었어. 아이들이 원한을 몰라."

시인 김정환의 말이다. 그 아이들. 작년 4월 16일 바닷속에 꿈을 묻어야만 했던 250여 명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연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그 여덟 번째 자리가 오는 25일 오후 6시 홍대롤링홀에서 마련된다.

이번에는 2학년 10반 소녀들의 이야기가 강백수밴드, 핫프롬예리, 노선택과 소울소스, 민트그레이 그리고 킹스턴 루디스카 등 뮤지션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강한솔 구보현 권지혜 김다영 김민정
김송희 김슬기 김유민 김주희 박정슬
이가영 이경민 이경주 이다혜 이단비
이소진 이은별 이해주 장수정 장혜원

소녀들
▲ 2학년 10반 희생자들 소녀들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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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반에서는 21명 중에서 20명이 희생되었다. 그중에는 작년 단식으로 고생한 유민아빠의 딸 유민이도 있다. 사슴 한 마리와 꽃, 새들이 들어간 이번 포스터는 유민아빠가 그려주었다.

"3월부터 매달 진행된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공연의 1차 계획은 단원고 10개반 아이들의 꿈을 조명하며 올해 12월 끝날 예정이었다. 이제 3번 남았다. 8번까지 오면서 아이들 하나하나 영상과 유품을 통해 만나면서 생전에 알던 아이들처럼 정이 들었다. 그 아이들을 보낼 준비가 아직 안됐다."

기획진 문기현씨는 공연기획진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하지?' 하는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네티즌수사대 자로씨도 "요 몇 달 오프닝 영상을 만들고 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그 많은 아이들을 우리가 잃었다는 사실에 큰 슬픔에 잠긴다. 매달 걱정 속에 공연을 열지만 정작 당일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따뜻한 공연이 되었다. 그럴 때 마다 한 달 동안 슬펐던 내 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아이들은 살았을 때 생생한 모습으로 공연장에서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유민이, 보현이, 송희, 지혜 이 아이들과 같은 또래 친구들이 와서 아직도 지켜주려 하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획자 이혜린씨는 "죽어서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며 이번 공연에 작년 봄 함께 아파하던 사람들이 다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기대했다. 이어 "그 언젠가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날 날이 있다면 나는 웃을 수 있을까. 웃을 수는 없겠지만 몇몇의 아이들이라도 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누나, 언니 재미있었어. 고생했어. 고마워. 이중에 한 마디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와서 다시는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고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는 11월, 12월 1반과 2반의 이야기를 남겨놓고 있으며 현재 8회까지 크라잉넛, 전인권밴드, 삼호선버터플라이 등 60여 개의 록밴드가 함께 했다.

유민 아빠가 그려준 그림.
▲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유민 아빠가 그려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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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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