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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이 18일 오후 5시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인권평화다짐비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을 본 일부 참가자들은 '안타깝다', '거북스럽다', '불편하다', '민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반대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을 말한다. 부마항쟁은 유신독재를 종식하는 도화선으로 평가받는다. 항쟁은 지난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시작되었고, 마산에서는 이틀 뒤인 18일에 시작되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앞에서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을 연 뒤, 기념촬영하면서 "임을위한행진곡"을 불렀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앞에서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을 연 뒤, 기념촬영하면서 "임을위한행진곡"을 불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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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우무석 회장이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우무석 회장이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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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쪽 기념식은 지난 16일 민주공원에서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이사장 문정수) 주최로 열렸고, 마산 쪽 기념식이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우무석) 주최로 연 것이다. 이날 행사는 경상남도, 창원시, 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 등에서 후원했다.

이날 기념식은 개회선언, 국민의례, 내빈소개, 기념사, 연대사, 축사, 기념축시낭송, 부마항쟁찬가 제창 등의 순서로 열렸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이주영 국회의원, 안상수 창원시장,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 등이 앞줄에 앉았다.

진현경 부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을 선언했고, 1975년 5월 13일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되었으며,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생 4000여 명이 부마민주항쟁을 시작했다"라며 "이틀 뒤 경남대 교대 시위 후 마산에서 항쟁이 시작되었다, 그해 10월 20일 마산창원에 위수령이 발동되었고,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이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우무석 회장은 기념사에서 "현재 우리의 정치는 의견의 차이를 두고 '옳고 그름의 전선'으로만 치환시켜 상대방을 배제하는 데에만 힘을 쏟고 있다, 서로의 갈등만 제도화시키면 다른 의견과의 공존은 어려워진다"며 "옳고 그른 것이 아닌 '좀 더 나은 것', '좀 더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는 경쟁으로 나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작금의 정치 현실은 비타협과 불퇴전의 결의들만 난무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의 위기와 불안을 고려해보건대, 우리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던 부마민주항쟁의 기억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날카롭게 통찰해 보아야 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다시금 인간적인 공존과 상생의 모티브를 민주주의의 가치에서 찾아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병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이 문정수 이사장의 연대사를 대독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축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고 말했다. 이어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홍준표 지사의 축사를 대신 읽었다.

박종훈 교육감은 축사에서 "우리 현대사를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말씀하기는 곤란하다"며 "그러나 부마항쟁, 3·15의거 등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역사적 노력을 제대로 기술해서 아이들에게 전해 주는 게 교육청의 과업이다"고 말했다.

이주영 의원은 축사하면서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5·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사건이고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사죄드리고 했다"며 "반민주적, 반헌법적 사건에 대해 딸이 사죄했다"고 소개했다.

안화수 시인은 '마산의 시월-부마민주항쟁 36주년에 부쳐'라는 제목의 기념축시를 낭송했다. 기념축시에는 "마산의 하늘이 맑으면 / 대한의 하늘이 푸른빛을 발하여 / 온 누리에 청청하다고 합니다 / 그러나 지금, / 마산이라는 이름은 없어졌지만 / 아직도 마산의 두 눈은 살아있습니다"는 시구가 들어 있었다.

이에 이주영 의원은 "마산시는 없어졌지만, 마산이라는 지명이 없어진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옛 마산·창원·진해는 야당과 시민사회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지난 2010년 7월 '창원시'로 행정구역 통합을 강행한 바 있다.

이 의원이 이같이 말하자 기념식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시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느냐"면서 "마산을 없앤 책임이 있지 않으냐"고 항의해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기념식 참가자 일부는 남아 기념사진을 찍었고,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그러나 한 참가자는 "이 노래는 부마항쟁 때 불렀던 노래가 아닌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 중심 행사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하다"

이날 기념식을 본 참가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기념식이 열려 의미가 있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마치 관에서 하는 행사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오른쪽부터 우무석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안상수 창원시장,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이주영 국회의원, 안홍준 국회의원 부인 박선희씨.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오른쪽부터 우무석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안상수 창원시장,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이주영 국회의원, 안홍준 국회의원 부인 박선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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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이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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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시인은 행사에 참석했다가 "거북스럽다"며 돌아갔다. 김 시인은 "10월 17일은 유신선언이 있었던 날이다, 오늘 일부 참석자를 보면 유신의 정치적 후예들도 있었다"며 "예산을 관에서 받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과연 정신계승에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행사를 위한 기념식이었다"고 말했다.

기념식 중간에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 뒤에 서 있었던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민망하다, 관 중심 행사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하다, 시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부마항쟁 당시 참여자의 증언이라도 들었으면 싶은데 그런 기회가 없어 아쉽다, 좀 더 의미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서서 행사를 지켜본 이은진 경남대 교수(사회학)는 "관에서 행사비 지원을 받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참여자들을 보면 관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유묵 마창진(마산·창원·진해)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심하다, 요즘 기념식이 박제화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념식이 발언 중심이다, 관련자들의 이야기라도 들었으면 싶은데 아쉽다"고 말했다.

허정도 전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아쉽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 참여자인 김종대 창원시의원은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고 해서 다짐비 앞에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을 하는 게 하나의 의미라 본다"고 말했다.

정성기 전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이전에도 국회의원이나 기관장들한테도 초청장을 보냈다, 이전에는 평일이었고 국정감사 등 일정으로 참석할 수 없었다면, 올해는 일요일에 하니까 이전보다 많이 참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 참가자는 "참석하지도 않았는데 축사를 굳이 대독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말도 했다. 다른 참가자는 "시민들의 관심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 아니겠냐"고 말했다.

여러 지적에 대해, 진현경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회장은 "부인하지 않겠다, 자유스럽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18일 오후 창원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18일 오후 창원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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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주영 국회의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 안상수 창원시장, 우무석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왼쪽부터)이 앉아 있다.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평화인권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주영 국회의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 안상수 창원시장, 우무석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왼쪽부터)이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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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인권평화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축시 "마산의 시월"에서 '마산이라는 이름이 없어졌지만'이라고 표현 것에 대해 이주영 국회의원(마산합포)이 "마산이 없어진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시민은 이 의원한테 다가가 "마산을 창원과 통합시민 책임이 있는 사람 아니냐. 시적 표현을 모르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행정명 '마산시'는 없어졌지만 마산이라는 지명은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8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 자주인권평화다짐비 앞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3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축시 "마산의 시월"에서 '마산이라는 이름이 없어졌지만'이라고 표현 것에 대해 이주영 국회의원(마산합포)이 "마산이 없어진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시민은 이 의원한테 다가가 "마산을 창원과 통합시민 책임이 있는 사람 아니냐. 시적 표현을 모르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행정명 '마산시'는 없어졌지만 마산이라는 지명은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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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마민주항쟁, #유신정권, #마산 오동동문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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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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