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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금)~17일(토) 양일간 친구들과 잠시 경북의 고령군과 청도군에 여행을 다녀왔다. 당초 당일치기로 청도의 운문사와 소싸움경기장, 코미디 철가방극장, 와인터널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지만, 1박2일로 일정을 늘려 잡아 대가야의 중심이었던 고령을 둘러 본 다음, 청도를 걷기로 했다.

대가야박물관
▲ 고령군 대가야박물관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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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발을 했지만, 고령까지 길은 멀어 점심시간 직전에 겨우 대가야읍에 도착했다. 고령읍은 지난 4월에 대가야읍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한다.

대가야
▲ 우륵과 가야금 대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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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연맹체(加耶聯盟體)의 한 나라로서 후기 가야연맹체의 맹주였던 대가야(大伽倻)는 고령군이 중심이었던 소국이다. 시조인 이진아시왕(伊珍阿豉王)으로부터 도설지왕(道設智王)까지 16대 520년간 존속했다고 전해진다. 초기 가야연맹은 지금은 김해지역에 있던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성장하다가 고구려의 침입으로 타격을 입고 세력이 약화되면서 신라에 편입되었다.

고령군
▲ 가을 들국화 고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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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5세기 이후에는 합천·고령을 중심으로 하는 대가야가 토질이 비옥하고 철, 도자기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떠올랐다. 대가야는 합천·거창·함양·산청·아영·하동·사천 등지를 포괄하는 후기 가야연맹의 맹주로 활동했다.

우륵선생
▲ 가야금 우륵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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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는 중국, 일본과도 교류하면서 신라와 백제, 고구려 사이에서 어렵게 생존을 도모하다가, 562년 신라의 침입으로 멸망하였다. 정치적으로 삼국보다 발전하지 못했지만, 농업과 도자기, 철기문화를 기본으로 문화적으로는 가야금을 제작하고 음악을 정리하는 등 높은 문화수준을 유지했었다.

일본 오키나와 산이다
▲ 대가야의 국자 일본 오키나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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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산동 고분을 비롯하여 고령 주변에 분포한 유적지에서 출토되는 많은 유물들은 후기 가야연맹의 맹주인 대가야의 순장(殉葬)풍속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대가야정찬
▲ 고령군 대가야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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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부근에서 이른 점심으로 지역 특산인 '대가야진찬'을 맛있게 먹고는 인근에 있는 '대가야박물관'으로 갔다. 대가야의 왕릉이 많이 모여 있는 주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박물관은 '대가야역사관',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으로 나뉘어져 있어 규모도 크고, 뒤편에 멋스러운 고분들이 많아 상당히 볼거리가 많았다.

금세공술이 대단하다
▲ 대가야의 금관 금세공술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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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입구를 지나 바로 있는 대가야역사관으로 갔다. 석기시대의 석기와 돌칼, 돌화살촉을 비롯하여 지산리30호분 뚜껑돌 바위그림, 대롱옥 등은 이미 선사시대부터 토질이 비옥하여 사람이 많이 살던 지역임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어 대가야의 건국신화를 기록한 자료, 화로모양토기, 그릇받침과 뚜껑, 금귀걸이, 금관, 투구와 갑옷, 항아리, 청자와 백자, 대가야궁 등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왕관과 귀걸이, 다양한 도자기와 철기유물은 이곳의 문화수준이 대단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다음은 뒤편에 자리한 대가야왕릉전시관으로 갔다. 주산을 중심으로 산재한 수백 개의 무덤 가운데, 국내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리 44호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다. 실재 무덤 크기인 전시관 내부에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부장품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

대단한 금세공술
▲ 금귀걸이 대단한 금세공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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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에서 일본과의 교류 증거인 오키나와에서만 잡힌다는 야광조개로 만든 국자에 놀랐다. 정말 정교하게 만든 금관과 금귀걸이를 보며 세공 기술에 반하기도 했다. 부녀로 보이는 30대 남성과 함께 순장된 8세 여아의 순장 모습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동안 잘 몰랐던 가야연맹에 대해 다시 느끼고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가야금 모양이다
▲ 우륵박물관 가야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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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여 방문한 곳은 가야금을 만든 우륵 선생이 예술 활동을 펼쳤던 정정골(쾌빈리)에 자리한 우륵박물관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우륵, 박연, 왕산악)중에 하나인 우륵 선생은 가야말기 성열현 출신으로 가실왕의 명을 받아 중국의 쟁을 본 따 12현금인 가야금을 만들고 작곡과 연주를 하였다.

그는 대가야 가실왕의 실정(失政)이 싫어 신라로 망명하여 당시 음악이 부재했던 신라음악의 발전에 기여했던 인물이다. 현재 이곳 박물관에는 '우륵국악기연구원'도 함께 있어, 가야금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국악기의 연구, 제작, 보급에도 힘을 쓰고 있다. 박물관 우측에 오동나무를 켜서 말리고 있는 모습이 과히 장관이었다. 3년을 노지에서 말린 오동나무는 상태가 좋은 10% 정도만 악기 제작에 사용된다고 한다.

고령군 가야금
▲ 말리고 있는 오동나무 고령군 가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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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곳의 장소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박물관 안팎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왕릉전시관 뒷산은 전체가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고분들이 있어, 산책을 겸해서 전체를 둘러보고 조망하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가을국화에 소나무며 이제 조금씩 색이 변해가는 나뭇잎들이 아름다웠다.

산마루에 수백개의 고분이
▲ 고령의 고분군 산마루에 수백개의 고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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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국가체계를 완성하지는 못했던 작은 부족연맹체형식의 소국이었지만, 넓은 토지와 비옥한 토양 및 철기 문명으로 인하여 먹을 것이 풍부하고, 음악도 즐길 줄 알았던 대가야의 모습을 조금은 느끼고 배우는 듯 했다.

현재 고령에는 대가야의 다양한 문화재는 물론 고령의 토박이 성씨인 신(申), 박, 이, 김, 유(兪), 백(白), 정(鄭)를 중심으로 하는 7대 성씨들의 후손, 점필재 김종직 종가, 죽유 종택 등이 있으며, 고령향교, 노강서원, 문연서원, 매림서원, 벽송정, 반룡사 유물 등이 있다.

도자기를 발달한 가야
▲ 대가야의 도자기 도자기를 발달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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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남학파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은 원래 밀양 사람이었지만, 그 후손들이 이곳 고령 쌍림면 개실마을에 자리를 잡아 종택과 사당을 중심으로 350년 넘게 씨족촌을 이루며 살고 있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 다시 차를 돌려 요즘 고령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다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로 갔다. 대가야의 도읍지였고, 우리나라 최초의 토기와 철기, 가야금 문화를 찬란하게 꽃피웠던 대가야의 역사를 테마로 하여 지난 2007년에 조성된 관광지다.

관광테마파크
▲ 물놀이 시설 관광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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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고대문화를 첨단시설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입체영상관, 유물 등이 있고, 숙박시설과 캠핑장, 물놀이 시설, 산책이 가능한 숲길 등이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고령군
▲ 대가야 시조왕인 이진아시왕의 어머니인 ‘정견모주(正見母主)’의 동상 고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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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운데 있는 대가야 시조왕인 이진아시왕의 어머니인 '정견모주(正見母主)'의 동상과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물놀이 시설과 통나무로 만든 펜션이 마음에 들었다. 공기도 좋고 깨끗하여 이곳에서 하룻밤을 유하고 싶었지만, 방을 잡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통나무 집이 좋다
▲ 관광테마파크의 펜션 통나무 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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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테마관광지를 지나 산 넘어 강변에 있는 '대가야체험캠프장'으로 이동하여 피자와 돼지바비큐, 훈제 닭요리로 이른 저녁을 먹고는 청도로 이동하기 위해 동대구역으로 길을 잡았다. 고령에서 청도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운데 있는 대구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라 일단 대구로 가서 금요일 저녁에만 운행되고 있는 '청도불빛열차'를 타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캠핑을 즐기고 싶다
▲ 저녁은 양식으로 캠핑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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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구, 경북지역에는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울진의 덕구, 백암 온천을 둘러보는 관광열차, 안동, 영주, 포항, 예천, 문경, 청도 등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1박2일 및 당일치기 여행상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열차내부 공연
▲ 청도불빛열차 열차내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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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약을 한 청도불빛열차는 동대구역에서 오후 7시20분에 출발하여 26분을 달려 청도역에 도착, 청도의 유명한 와인터널을 둘러보고, 시음도 한 다음, 화려한 빛의 향연으로 유명한 청도프로방스를 관람한 후, 23시 21분에 동대구역으로 돌아오는 순환관광열차다. 주로 대구시민들을 대상으로 1만 원 대의 가격으로 진행되는 추억과 낭만, 행복, 사랑이 가득한 여행상품이다.

와인터널 입구
▲ 청도 와인터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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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에서 출발과 동시에 객실에서 간단한 오락회를 겸한 노래자랑과 이벤트 행사를 즐기다 보니 이내 청도역에 도착한다. 청도역 도착과 함께 바로 버스를 타고는 그 유명한 청도와인터널로 이동한다. 이제부터 포도주 향기를 맡으면서 길고 긴 낭만의 와인터널을 걷는다.


태그:#고령군, #대가야, #우륵선생, #청도불빛열차, #점필재 김종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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