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시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위험하다.
 대구시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위험하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시내 버스정류장 3곳 중 2곳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경실련과 장애인차별감시연대, 한국산재장애인협회 등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시에 설치된 시내버스 정류장 2932개소 중 2505곳을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용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된 곳은 911곳으로 3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578곳은 설치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대구 서구가 186곳 중 98곳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설치율 54%로 가장 높았고 달성군이 466곳 중 56곳만 설치되어 있어 12%로 가장 낮았다. 이밖에 수성구가 59.7%, 중구 44.8%, 달서구 44.3%, 북구 34.6%, 동구 30.2%, 남구 28.7% 순이었다.

하지만 점자블록이 설치된 버스정류장이라고 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잘못 설치돼 있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부딪힐 정도로 유도선형블록이 승강장에 너무 붙어 있는 곳이나 승강장이 아닌 엉뚱한 곳에 설치돼 있는 곳도 적지 않았다. 또 일부는 유도블록이 파손되거나 떨어져 나가 보수해야 했다.

대구시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점자유도블록. 대구시 시내버스 정류장 3곳 중 1곳만 이처럼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다.
 대구시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점자유도블록. 대구시 시내버스 정류장 3곳 중 1곳만 이처럼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최창현 대구장애인차별감시연대 대표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만들어진 지 10년이나 지났지만 시설물을 지도하고 감독해야 할 지자체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버스정류장 점자블록은 장애인의 생명과 직결된 것인 만큼 모든 지자체가 나서 전수조사를 한 후 설치하거나 개보수해야 한다"며 "대구시 대중교통과와 각 지자체에 점자유도블록 설치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버스정류장 점자블록 설치와 관리는 대구시가 아닌 기초단체에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버스승강장 쉼터는 대구시가 예산을 들여 설치하지만 점자블록과 같은 교통안전시설은 구청과 군청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 지자체들은 점자블록 예산을 별도로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점자블록 설치율이 가장 낮은 달성군 건설과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점자블록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또 다른 구청 관계자도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나 보수를 위한 예산은 매년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버스정류장 점자블록 예산은 반영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구시와 의논해 예산을 반영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버스정류장, #점자블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