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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바른빌딩에서 폴크스바겐디젤차량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국내 첫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바른빌딩에서 폴크스바겐디젤차량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국내 첫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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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미 미국 등지에서 차량 구매자들이 집단소송 움직임에 나선 데 이어, 국내서도 차값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제기된 것.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차원의 전방위 역학 조사와 함께 소비자 소송 등이 진행되면서, 폴크스바겐 사태는 국내서도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법무법인 바른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소송에 대한 입장과 배경 등을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는 일단 2명이다. 지난 2009년 폴크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구안 2.0을 구입한 임아무개씨와 작년에 아우디 SUV 큐(Q)5 2.0을 구매한 조아무개씨다. 이들이 구매한 차량 가격은 각각 4300만 원과 6100만 원이다.

"배출가스 조작 알았다면 차 사지 않았을 것"

이들은 폴크스바겐 그룹과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국내 판매회사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들은 '바른'을 통해 제기한 소장에서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해당 차량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자신들을 속여서 해당 차량을 판매했기 때문에,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이며 구매 대금을 돌려줘야한다는 것이다.

소장을 보면 "피고들의 기망행위(속임수)가 없었다면 원고들은 제작차 배출허용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자동차를 거액을 지불하고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매매계약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됐으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이 지급한 매매대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또 구입 시점부터 매매대금에 대한 연 5%의 이자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피고들이 이를 숨긴 채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적은 배출가스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휘발유 차량보다 연비는 2배가량 좋고 시내 주행 시 가속 성능이 훨씬 낫다고 광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믿은 원고들로 하여금 동종의 휘발유 차량보다 훨씬 비싼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에 차량을 구입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원고 쪽에선 만약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예비적으로 각 3000만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을 맡은 하종선 변호사는 "폴크스바겐 디젤 사태 이후 국내 소비자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번 소송의 핵심은 원고 측에서 '클린 디젤'이라며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차량이 허위로 판명난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그에 걸맞은 급부를 받지 못했고, 향후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의 '뒷북' "모든 차종 확인"... 아우디는 '우왕좌왕'

'배출가스 눈속임'에 따른 대규모 리콜 명령과 판매 중단이라는 대형 악재로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폴크스바겐의 주가가 18.60% 폭락했다. 사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소재 한 폴크스바겐 대리점 모습.
 '배출가스 눈속임'에 따른 대규모 리콜 명령과 판매 중단이라는 대형 악재로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폴크스바겐의 주가가 18.60% 폭락했다. 사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소재 한 폴크스바겐 대리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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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에 대해 국내서도 첫 민사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향후 다른 구매자들의 잇딴 소송도 예상된다. 하 변호사는 "향후 추가적으로 원고를 모집해 소송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을 리스 형식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까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이번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차량으로 의심받는 경우는 약 14만5000여 대로 알려져있다. 지난 2009년부터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비롯해 제타, 비틀, 파사트, 티구안, 폴로, 시로코 등 약 11만여 대와 아우디의 A3, A4, A5, A6, Q3, Q5 등 3만5000대 정도다.

이번 소송에 대해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쪽에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소송이 시작된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볼 뿐이며, 정식으로 소송이 진행되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코리아쪽도 뒤늦게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서 시판된 모든 차종에 대해 확인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디젤 게이트'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문의와 항의가 빗발치자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회사는 "이번 북미에서의 디젤 엔진 이슈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모든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저희도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폴크스바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정확한 사태 파악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신속하고 엄중하며 투명하게 모든 사안을 숨김없이 밝히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관련 정부기관 및 당국과도 지속적으로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과 함께 배출가스 조작사실이 드러난 아우디코리아는 아예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단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는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연비과장 논란 등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베엠베(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디젤 자동차의 연비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 독일 수입 디젤차에 대한 배출가스 이외 연비 등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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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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