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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호뒤떵플 외면. 한쪽 거리에 청사초롱을 따라가면 한국 먹자골목을 재현시켜 놓은 듯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꺄호뒤떵플 외면. 한쪽 거리에 청사초롱을 따라가면 한국 먹자골목을 재현시켜 놓은 듯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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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푸드 템플'(Street Food Temple) 페스티벌이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열렸다. 파리에서 열린 축제에 올해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되었다.

행사장인 '꺄호듀텅플(Carreau du Temple)'은 파리 3구, 그러니까 파리의 중심부 가장 세련된 마레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자유로운 철제구조와 넓은 창으로 뒤덮인 이 건물은 1982년에 프랑스의 역사 유물로 공식지정된 유서 깊은 곳이다.

조금 설명을 덧붙이면 까효듀텅플 건물은 19세기 말에는 주로 의류 및 직물 시장으로, 1904년에는 파리 박람회 장소로 쓰였다. 1950~1970년대 다시 의류 상가로 주가를 날려 한때는 천여 개의 상가가 들어서곤 했다. 1976년에 의류상이 350여 개밖에 남지 않자 당시 파리 시장 자크 도미나티는 이곳을 헐어버리고 주차장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천 명의 파리 시민들이 계획에 반대하는 서명을 했고, 파리 시장은 주차장 계획을 없던 것으로 하고 만다. 2001년, 벡트렁 들라노에 시장이 이곳을 개보수하고자 했고, 드디어 작년 2월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 음식 축제, 한글 플래카드와 다양한 행사까지

 꺄호듀텅플에 들어서면 색동옷같은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의 천에 우리말이 쓰여진 플래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여기는 파리 한복판이란 말이지.
 꺄호듀텅플에 들어서면 색동옷같은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의 천에 우리말이 쓰여진 플래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여기는 파리 한복판이란 말이지.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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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트 푸드 템플 내부 전경.
 스트리트 푸드 템플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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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호듀텅플에 들어서면 우리말로 된 플래카드가 사람들을 맞는다. 여기가 한국인가, 프랑스인가? 하여튼 기분 좋다!

 수정과, 막걸리, 복분자주, 소주 칵테일, 그리고 폭탄주까지 맛볼 수 있는 한국의 바(bar), 주점 !
 수정과, 막걸리, 복분자주, 소주 칵테일, 그리고 폭탄주까지 맛볼 수 있는 한국의 바(bar), 주점 !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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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치즈 로크포르를 홍보하기 위해 나온 부스. 사진에 보이는 하얀 치즈는 플라스틱으로 된 가짜 모델이다.
 프랑스 치즈 로크포르를 홍보하기 위해 나온 부스. 사진에 보이는 하얀 치즈는 플라스틱으로 된 가짜 모델이다.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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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길거리 음식으로 선을 보인 팬케잌 굽는 장면.
 미국의 길거리 음식으로 선을 보인 팬케잌 굽는 장면.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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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과, 막걸리, 복분자주, 소주 칵테일, 그리고 폭탄주까지 맛볼 수 있는 한국의 주점을 비롯해서 다양한 바(Bar)가 마련됐다. 딤섬, 팬케익, 초콜릿 음료, 베건 케이크, 프랑스의 로크포르 치즈까지.

프랑스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유명해진 한국인 셰프 피에르썽 부와이에가 경영하는 레스토랑 '피에르썽', 프랑스의 전통적인 공놀이 페떵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레 니수와', 한국 문화원 부스 등을 건물 내부에서 볼 수 있다. 다양한 트럭 푸드와 한국 길거리 음식은 건물 밖 거리에 차려져 있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 아틀리에 '도깨비'에 쓰일 재료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 아틀리에 '도깨비'에 쓰일 재료들.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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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지하에는 찰리 와이트와 스튜어트 알랜의 <외로운 행성 오믈렛 가게>와 <금색 부엌> 등 요리 관련 영화가 논스톱으로 상영된다고 안내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오후 1시가 되도록 상영관은 닫혀있었다.

저녁에는 음식과 관련된 영화 퀴즈·콘서트·음식 디자이너 및 요리사와의 만남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눈과 입·귀를 모두 흡족하게 만들 음식 및 요리 아틀리에(워크숍)들이 하루 세 번씩 진행됐다.

예를 들면 '도깨비' 아틀리에는 벨기에에서 온 한국인 요리 강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각양각색의 재료로 주먹밥을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요리할 때 나는 소리를 증폭시켜 스피커로 들어보는 프로그램도 매우 독특했다.

 지하 라운지에 전시된 이자벨 로젠바움의 사진.
 지하 라운지에 전시된 이자벨 로젠바움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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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이바네즈와 나디아 라가티의 작품. 한국의 어느 거리, 어느 시장에서 찍었을까?
 필립 이바네즈와 나디아 라가티의 작품. 한국의 어느 거리, 어느 시장에서 찍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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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홀에 마련된 쉼터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국의 시장에서 찍은 대형 사진과 시장 사진을 천에 인쇄한 안락의자였다.

한국의 시장 냄새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던 이미지들은 총 세 사진작가의 작품이다. 프랑스의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작업하는 필립 이바네즈와 나디아 라가티의 '레즈눈 팩토리'의 작품과 이사벨 로젠바움이 그들이다.

'더 넉넉하게 준비했더라면...' 다소 아쉬웠지만 성황리에 진행

 청사초롱 아래 재현된 먹자골목.
 청사초롱 아래 재현된 먹자골목.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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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트 푸드 템플 주빈국으로 선정된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
 스트리트 푸드 템플 주빈국으로 선정된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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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 청사초롱을 따라가면 한국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인 핫도그·어묵·떡볶이·호떡이 보였다. 이는 물론이고 떡꼬치·닭튀김·닭강정·부침개·군만두·비빔밥·잡채 그리고 컵밥도 선보였다.

낮 12시부터 사람들이 점차 줄을 서기 시작해 30분이 지나니 여느 시장의 먹자골목을 방불케 하는 장사진이 이루어졌다. 내 뒤에 줄을 선 흑인 여성이 나에게 떡꼬치와 떡볶이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어묵을 손에 들고 떡꼬치를 먹을까, 닭튀김을 먹을까 고민하는 프랑스 가족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닭고기를 먹어도 꼭 포크와 칼을 쓰는 프랑스인들이 손으로 닭강정을 뜯는 것도 신선했다.

동행했던 프랑스 친구가 닭강정·어묵·닭튀김·떡꼬치·핫도그를 먹어보고는 "이게 한국 음식이야?"라고 물어왔다. "그래, 이게 한국 음식이야!"라고 대답하기에는 솔직히 맛이 별로 없었다.

땅콩·고추장·케첩으로 버무렸어야 했을 닭강정 양념은 그저 케첩 하나밖에 없었고, 떡꼬치는 고추장의 깊은 맛이 아닌 피상적인 매운맛으로 혀끝을 자극하기만 했다. 나는 그저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라고 답했다.

많이 아쉬웠던 것은 준비가 미흡해 보였다는 점이다. 낮 12시부터 기다리는 인파는 이미 장사진을 이루는데 비빔밥은 12시 반에 개장한다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반대로 12시 반에 호떡을 먹으러 오니 해당 부스는 이미 동이 나 문을 닫았다. 준비를 넉넉히 해주셨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의 음식과 음료를 선보이는 계기가 됐고, 한국인에게는 먹자골목에 대한 향수를 자극시켰던 이 행사는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성황리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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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파워블로거로 주가를 날리던 2008년, 서버에 대한 보이콧으로 티스토리로 이주. '에꼴로'란 닉넴으로 활동하던 파워트위터러. 친환경, 유기농, 대안적인 삶, 지속가능한 사회에 관한 기사를 수 년 째 여러 온오프 매체에 기고. 사람만나고 사진찍고 글쓰고 영화보고 노래하길 즐기는 한량.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좀 진작 할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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