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6일 오후 법원과 검찰청이 모여 있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부근에 강용석 변호사 사무실 광고가 내걸려 있다.
▲ '너 고소' 지하철역 강용석 변호사 광고판 16일 오후 법원과 검찰청이 모여 있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부근에 강용석 변호사 사무실 광고가 내걸려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될 줄 몰랐네."

'고소남' 강용석 변호사(46)는 자신의 이색 광고가 서울지방변호사회(아래 서울변회)의 '품위 훼손' 심사에 넘겨진 것에 대해 21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강용석 변호사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지하철역에 변호사 사무실 광고 포스터를 게재했다. '너! 고소'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잔뜩 인상을 쓴 채 삿대질을 하는 자신의 사진을 배경으로 제작한 이색 포스터는 금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관련 기사 : '고소남' 강용석, '너! 고소' 홍보포스터 화제)

그러나 서울변회는 오는 24일 광고심사위원회를 열고 강용석 변호사의 광고에 대해 변호사법에서 규정하는 '변호사 품위 훼손' 여부를 심사하기로 했다. 현행 변호사법 제23조는 ▲ 변호사 업무에 관해 거짓된 내용 ▲ 소비자에게 업무수행 결과에 대하여 부당한 기대를 가지도록 하는 내용 ▲ 부정한 방법을 제시해 변호사의 품위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용석 변호사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저는 (서울)변호사회에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며 "그동안 변호사 광고 별별 거 다했었는데, 그건 가만히 있더니만"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강 변호사는 이어 "서울변회에서 만일 ('너! 고소' 광고를) 내리라고 하면 내리면 되는 것"이라면서도 "('너! 고소'에 이어) 광고 2탄, 3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변회 광고심사위의 결과에 상관없이 후속 광고를 계속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그는 후속 광고의 내용에 대해서는 "'강용석의 고소한 변론' 이런 거, 하하하, 수위가 얕은 거로 해서..."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변환봉 서울변회 사무총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강 변호사의 광고는) 변호사법 23조는 물론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24조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변환봉 사무총장은 이어 "24일 광고심사위원회 심사에서 (강 변호사가) 변호사 품위를 훼손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고, 조사위원회에 징계 여부 검토를 요청하게 된다"며 "광고에 대한 철거나 수정뿐 아니라 과태료 등의 징계까지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변 사무총장은 또 "그런 광고가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고, 허용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워낙 논란이 됐고, 이례적인 광고인데 선례가 없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변호사 광고가 허용될 수 있는지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소 남발' 강용석, 트러블 메이커"

16일 오후 법원과 검찰청이 모여 있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부근에 강용석 변호사 사무실 광고가 내걸려 있다.
▲ '너 고소' 지하철역 강용석 변호사 광고판 16일 오후 법원과 검찰청이 모여 있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부근에 강용석 변호사 사무실 광고가 내걸려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한편, 포스터에 쓰인 사진은 강 변호사가 18대 국회의원 시절 국무위원을 상대로 질의하는 장면이다. 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의 한 관계자는 "강 변호사가 그 사진을 좋아한다"며 "(포스터 아이템은)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했지만, 강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기획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의 블로그 프로필에도 이 사진과 함께 "변호사 강용석 형사, 고소사건 왠지 잘하지 않을까요?"라는 소개 글이 적혀 있다. 

실제 강 변호사는 '아나운서 비하', '여대생 성희롱'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사회 주요 인사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고소 집착남'으로 등극했다. 그는 지난 2012년 1월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 '24시간 고소만 생각하고 하루에 1건 고소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고소는 내가 제일 잘한다, 국회의원이 299명밖에 안 되는데 그중에 고소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29일 열린 강용석 변호사의 '아나운서 비하 발언'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서울서부지법 오성우 부장판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피고인의 과거 여러 가지 발언 형태 및 고소 남발을 보면, 상식과 합리성에 바탕을 둔 건전한 문제 제기라기보다 사회적 혼란과 분열만 가중시키는 트러블 메이커와 다름없었다."

'너! 고소'로 집약되는 강용석 변호사의 이색 행보가 동료 변호사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태그:#강용석, #이색 광고, #고소남, #서울변호사회, #아나운서 비하발언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