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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아래 시의회)가 17일(현지시간) 공청회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기념비 촉구 결의안'을 22일 열릴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시의회 '공공안전 및 지역서비스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에릭 마 의원)는 이날 오후 시청사 대회의실에서 공청회를 열고 에릭 마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을 심의한 후 22일(현지시간) 있을 11명 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전체회의에서 시의회가 위안부 기념비 건립을 시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게 되면 미국에서 가장 대도시에 위안부 기념비가 세워지는 첫 사례가 되어 의미가 깊다.

미국에서는 이미 소규모의 도시들인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로너트파크, 뉴욕주 롱아일랜드,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유니온시티,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미시간주 미시간시티 등에 위안부 기념비가 세워진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공청회 열어 의견 수렴

이용수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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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의안의 공식 명칭은 '샌프란시스코 시 및 카운티가 위안부들을 위한 기념물을 설치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계·중국계·일본계·라틴계·유대계·흑인·백인 등 다양한 인종의 시민들이 찬반 의사를 개진했다.

위안부 기념비와 동상 건립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에 건너가 활동하고 있는 이용수(87) 할머니는 공청회에서 찬성 발언을 통해,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올바른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위안부 동원을 부정하는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기념비를 반드시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죄는 밉지만 사람은 밉지 않다"고 말하고, "위안부 기념비가 일본인들이나 일본계 시민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군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5일 시의회로부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쳐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으로 표창을 받았다.

결의안을 지지하는 일본계 미국인 그레이스 시미즈씨도 기념비를 세우는 것이 '일본 때리기'나 '연좌제'를 하자는 게 아니라고 하고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징대학살 배상촉구 연대'(RNRC)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미국인 줄리 탕씨도 위안부 문제가 일본이나 중국,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며 찬성하는 발언을 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위안부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노란 나비가 그려진 검은 바탕의 티셔츠를 입고 나와 지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일본군 위안부 기념비 촉구 결의안'의 공은 시의회 전체회의로 넘어갔다.

오사카 시장, 반대 서한 시의회에 보내

반대의견을 개진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계로서 그들의 주장은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해서만 지적하는 것은 분열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 동원한 게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용수 할머니가 "네가 직접 봤느냐"며 항의했다.

공청회에 앞서 위안부 기념비 건립을 반대하는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서한이 시의회에 접수되었다. 에릭 마 의원은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그 편지는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시의회가 하시모토의 서한을 심의했지만 22일 전체회의에 상정한 것으로 보아 에릭 마 의원의 말대로 하시모토의 서한이 결의를 막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전장의 성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례만을 강조하고 채택한 것은 잘못됐다"며 "세계 다른 나라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념비에 새겨질 '일본군에 납치돼 강제로 성노예가 된 20만 명'이란 글귀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공공안전 및 지역서비스 분과위원회'의 본회의 상정 결의로 위안부 기념비 및 동상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안건이 상정되는 데 적극성을 보였던 중국계는 물론 한국계 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서고 있어, 오는 22일 시의회에서 정식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위안부 기념비, #소녀상, #샌프란시스코, #에릭 마, #김용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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