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내년 총선 공천 방식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관철하겠다"라고 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 친박(박근혜)계가 조직적으로 불가론을 제기하고 나서면서다.

친박계와 대립하고 있는 '친김무성계'는 '유승민 찍어내기'에 이어 '김무성 흔들기'가 시작됐다며 반격에 나섰다.

불쾌한 김 대표 측 "윤상현, 술 취해 이야기했나" 

먼저 싸움을 건 쪽은 친박계였다. 친박계 핵심이자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이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과 '김무성 대권 불가론'을 제기한 게 발단이었다. 이어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서 김 대표의 입장을 분명히 들어야 할 때가 왔다"라며 김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김무성 대표 측도 하루 만에 반격을 시작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줘야 한다는 원칙은 당 대표 혼자만의 소신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확고한 입장이고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며 "이제 와서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윤상현 의원이 언급한 '김무성 대권 불가론'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윤 의원이) 혹시 술에 취해서 한 이야기인지 맨정신으로 한 이야기인지 궁금할 정도"라며 "김 대표가 가정사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는 시점에 의도적인 흔들기를 통해 차기 대선 권력 갈등을 일찌감치 표면화 시킨다면 그 자체가 대통령의 레임덕을 재촉할 수 있는 길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친박계를 겨냥해 "김 대표가 개인적인 일로 힘든 시기를 틈타 '김무성 흔들기'에 나서는 것은 설마 아닐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지원사격 나선 비박계... 원유철은 친박계에 동조

비박계인 정두언 의원도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상현 의원의 발언에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정치인들이 아무렇게나 발언할 수 있지만 그게 적절하지 않았으면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공천권을 특정 권력에 맡기면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다 거수기가 돼 버린다"라며 "명분상으로 당연히 오픈프라이머리를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당내 민주화를 이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날만 해도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친박계는 이 같은 반격에 일단 맞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던 원유철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주장에 지원사격을 하면서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는 야당과 같이 추진해야만 완벽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앞으로 오픈프라이머리 문제를 가지고 당내에서 더 치열한 토론과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라며 사실상 김 대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각 계파 간 복잡한 셈법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법 거부권 정국 이후 임시 봉합됐던 친박 대 비박의 갈등이 예상보다 빠르게 재점화했다.


태그:#윤상현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