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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안과 관련, 재신임을 당원과 국민께 묻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안과 관련, 재신임을 당원과 국민께 묻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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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을 먹기 위해 사무실 근처 식당에 갔다. 빈 자리에 앉아 무심코 TV 방향으로 시선을 향하니 오늘도 이 식당에는 채널 19번 TV조선이 방영되고 있었다. 오늘도 정치평론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비난인지 평론인지 모를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종편방송 대부분이 콘텐츠가 부족해 종합편성채널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망각하고 보도전문채널이 된 지 오래지만 TV조선은 그 정도가 심하다.

TV조선의 경우 야당 때리기, 북한 동향, 연예인 뒷담화 등 크게 3가지 콘텐츠 외의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TV조선, 채널A 등 종편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KBS, MBC, SBS 등의 공중파 방송의 보도프로그램도 종편과 큰 차이가 없다. 더구나 최근 김무성 대표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뉴스가 야당 편향적이라고 지적하며 인터넷 공간까지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며 여당에 편향적인 언론의 비정상적 상황을 이야기하지만 최근의 언론 상황은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폭포수'처럼 국민들에게 편향적인 정보만을 쏟아 붓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어제 9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공천선거인단구성안, 선출직 공직자의 총선출마시 감점안, 결선투표제, 신인 가산점 등 네개의 혁신안을 통과 시켰다. 하지만 언론은 혁신안 내용에 대한 보도는 거의 없고 오로지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분열 상황만 보도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야당의 행태를 보면 언론의 비뚤어진 보도를 탓할 일만도 아니다. 어제로 시계를 돌려서 야당의 모습을 보자. 공천혁신안에 대한 당무위 의결을 이끈 문재인 대표는 당원들에게 혁신이 좌절되면 희망이 없다며 '사퇴 배수진'을 치고 공천혁신안 통과를 부탁했다.

하지만 이런 문재인 대표의 공세에 비노 비주류측 의원들은 진정성이 없다고 강력 반발했고 범친노계의 리더격인 정세균 의원도 문재인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문 대표를 압박했다. 더구나 이날 오전에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전격 회동하면서 당내 혼란을 가속 시켰다.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다시 한번 문재인 대표를 압박했다.

국민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혁신안보다는 혁신위원회에 대한 비주류의 비판과 내부분열만 알고 있으며 야당의 혁신안에 대한 기대보다는 짜증과 답답함을 느낄 뿐이다. 혁신위원회의 조국 서울대 교수는 혁신안에 대한 당내외 비판에 "당 대표로 예수님이나 공자님을 모셔 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혁신안 비판하는 안철수, 대권주자 맞나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회동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화 통화하며 점심 약속을 위해 외출하고 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회동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화 통화하며 점심 약속을 위해 외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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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회 출범부터 혁신안의 당무위원회의 통과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은 끊임없이 내부분열을 거듭했다. 많은 비주류 의원들은 탈당과 신당 창당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를 공격했고다. 또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혁신위원장 제의를 거절하고 난 후 수시로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를 압박했다.

당내 혁신보다는 내년 총선 공천에 목숨 거는 의원들의 심정은 일견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혁신위원장 자리를 거부하고 나서 혁신위원회 활동과 혁신안을 비판하는 안철수 의원은 대권주자로서 너무 비겁하게 보인다. 혁신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보다는 혁신위의 활동 자체의 거부감과 문재인 대표의 퇴진만을 요구하는 정세균 의원과 비주류 의원들의 행태도 옹졸해 보인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오로지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 자체보다는 분열 상황만 화면에 비춰질 뿐이다. 여당이 소리 없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동안 야당은 오늘도 시끄럽게 각종 언론의 화면과 지면을 채우며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현재의 선거제도와 국민들이 선거에 대한 관심에서 볼 때 방송과 언론은 선거에서 너무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언론은 여당 편향적이며 야당에 대단히 불리한 상황이다. 야당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은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양보하는 희생정신과 치열한 토론에 의한 자기 혁신이지 나만 살면 된다는 '헤쳐 모여' 식의 야당 재편은 아니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려운 경제상황, 세월호 참사,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의혹, 역사 왜곡 등 수많은 악재에도 당당하게 큰소리 치고 김무성 대표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중지란이라는 호재가 항상 상수처럼 있기 때문이다.



태그:#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문재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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