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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 당시를 설명하는 고모 티마 쿠르디(오른쪽)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영국 <텔레그래프> 갈무리.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 당시를 설명하는 고모 티마 쿠르디(오른쪽)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영국 <텔레그래프> 갈무리.
ⓒ 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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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제발 죽지 말아요."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3살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캐나다에서 사는 아일란의 고모 티마 쿠르디는 5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아일란이 바다에 빠지자 '아빠, 제발 죽지 말아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영국 온라인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의 외신이 보도한 내용이다.

티마는 오빠이자 아일란의 아빠 압둘라 쿠르디에게 전화 통화로 들은 아일란의 숨지기 직전 상황을 설명했다. 파도가 몰아쳐 아일란 가족이 타고 가던 소형보트가 뒤집히자 아일란과 그의 5살짜리 형 갈립은 아빠 압둘라의 팔에 매달렸다.

티마는 "압둘라는 아이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팔을 들어 올리려고 했으나 갈립은 이미 숨졌고, 아일란이라도 살리기 위해 파도와 사투를 벌였으나 아일란 역시 눈을 뜬 채로 숨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아일란은 결국 지난 3일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됐고, 아일란의 시신을 담은 사진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아일란의 비극적인 죽음은 큰 충격을 던졌고, 국제사회가 난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유럽 망명을 위해 지중해를 건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잃고 혼자 살아남는 압둘라는 "이 같은 비극적인 죽음은 아일란으로 끝나야 한다"라며 "밀입국 브로커들이 난민들을 위험한 여정으로 내모는 것을 멈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아일란 가족은 고모의 초청을 받아 캐나다 이민을 신청했었다. 그러나 여권이 없어 난민 지위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이민 신청을 거부당했다. 아일란 가족은 차선책으로 유럽행을 시도하다가 이 같은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압둘라는 다른 난민들과 함께 성인 1인당 1천200유로(약 160만 원)를 밀입국 브로커에게 주고 작은 소형보트에 올랐지만 가족을 모두 잃고 말았다. 심지어 밀입국 브로커들이 난민들에게 지급한 구명조끼도 가짜로 드러났다.

캐나다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타미는 "오빠가 돈이 없어 내가 (밀입국 브로커에게 줄) 돈을 보내줬었다"라며 "만약 내가 돈을 보내지 않았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들도 살아있었을 것"이라고 흐느꼈다.


태그:#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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