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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이다"며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 한명숙 "정치권력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이다"며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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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0일 오후 5시 27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이라며 결백을 호소했다.

한 의원은 대법 판결이 난 20일 오후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는 오늘 정치탄압의 사슬에 묶인 죄인이 되었다"라며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만 유감스럽게도 인정할 수는 없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앞서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하지만 검찰은 또다시 별건을 조작해 2차 정치적 기소를 자행했다, 백주대낮 도로 한복판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얼토당토않은 혐의를 덮어씌웠다"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제게 돈을 줬다는 증인이 재판장에서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양심고백을 해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무죄를 뒤집고 검찰의 손을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라며 "오늘 대법원은 2심 재판부의 판결만을 인용해 유죄를 선고했다, 역사는 2015년 8월 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다, 비록 제 인신을 구속한다 해도 저의 양심과 진실마저 투옥할 수는 없다"라며 "비록 지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민의 힘이 마침내 진실의 역사를 만들어주시리라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님이 비탄에 가신 이후 지난 6년 동안 검찰의 표적 기획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죄 없는 피고인으로 살아야만 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님으로 시작된 정치보복이 한명숙에서 끝나길 빈다"라고 마무리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37대 국무총리를 지낸 한 의원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한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한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 내리고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의원에게 대법관 의견 8:5로 원심을 확정했다. 최종 유죄를 확정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그는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돼 2024년 22대 총선까지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문재인 "한 의원 감옥 보내야 하는 무력함이 참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호소한 뒤 자리를 나서자, 추미애 최고위원이 한 의원을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 한명숙 안아주며 위로하는 추미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호소한 뒤 자리를 나서자, 추미애 최고위원이 한 의원을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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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 의원 기자회견에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 소속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회견을 마친 한 의원을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트렸다.

문 대표는 "진실을 지켜내지 못하고 한 의원을 감옥으로 보내야 하는 우리의 무력함이 참담하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물 대부분이 무혐의 처리된 사실과 대비하면 더욱 분노스럽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문 대표는 "사법의 민주화와 정치적 독립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 기울여 나가겠다"라며 "대법관 임명 절차의 민주성과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 두 번 구속됐고 딸이 정권을 잡은 이번 정권에 다시 구속된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법적 살인을 당한 그때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이 양심의 무죄임을 믿는다, 살아있는 양심의 법정을 만들기 위해 매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

▲ 한명숙 "노무현으로 시작된 정치보복, 한명숙에서 끝나길" 한명숙 전 총리는 20일 오후, 징역 2년형의 원심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리가 아닌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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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명숙입니다. 그동안 저의 결백을 믿어주시고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에 당당히 버티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정치탄압의 사슬에 묶인 죄인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만 유감스럽게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정해야할 법이 정치권력에 휘둘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법리에 따른 판결이 아닌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비탄에 가신 이후, 지난 6년 동안, 검찰의 표적 기획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죄 없는 피고인으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검찰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저를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적 기소가 거짓으로 판명되고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들은 성공했고 저는 서울시장에서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1차 사건의 1심 무죄판결이 선고되기 하루 전날, 또다시 별건을 조작해 2차 정치적 기소를 자행했습니다. 백주대낮 도로 한 복판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얼토당토않은 혐의를 덮어씌웠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서 제게 돈을 줬다는 증인이 재판장에서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양심고백을 했습니다. 검찰의 기획수사임이 드러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돈을 준 사람이 없는데 돈을 받은 사람만 있는 범죄의 구성요건도 갖추지 못한 날조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2차 사건의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이후 항소심이 시작됐지만 새롭게 드러난 사실과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돈을 줬다는 증인을 재판정에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채 2심 재판부는 무죄를 뒤집고 검찰의 손을 들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 입증된 모든 무죄 취지는 2심에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대법원은 2심 재판부의 판결만을 인용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역사는 2015년 8월 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입니다.

국민 앞에서 저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선언합니다.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입니다. 비록 제 인신을 구속한다 해도 저의 양심과 진실마저 투옥할 수는 없습니다. 70 평생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왔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고문 받고 옥살이까지 했지만 굽히지 않고 정의롭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치에 입문하여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 민주정부 10년의 성과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국민의 사랑과 격려가 저를 붙잡아 주셨습니다. 저의 결백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습니다. 국민의 힘이 마침내 진실의 역사를 만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비록 제 몸은 정치적 압슬에 묶이더라도 저의 정신과 의지마저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절망하지도 않겠습니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으로 시작된 정치보복이 한명숙에서 끝나길 빕니다.


태그:#한명숙, #한명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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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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