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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SK 본사 건물로 출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SK 본사 건물로 출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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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재벌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사면 복권된 그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출소한 후 서울 종로구의 SK그룹 본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7일에는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룹 주변에선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최태원의 통큰 투자' 발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50조 원대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흘러 나온다. 

삼성그룹도 이날 청년일자리 종합대책을 내놨다. 향후 2년 동안 1000억 원을 투자해, 3만명의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잇딴 발표는 정부가 추진중인 일자리 창출 요구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계획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기업들이 보다 지속적이고, 고용의 질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소 후 연일 사옥 출근한 최태원 "공격적으로 투자하라"

17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 종로구 SK 서린동 사옥 앞. 최태원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출소 이후 그는 지난 주말에도 그룹으로 출근했다. 그룹과 계열사 임원 등도 덩달아 분주했다. 최 회장에게 경영 현안과 투자 계획 등을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날 아침 최 회장의 표정은 한껏 밝아 보였다.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에도 여유있게 답하는 모습이었다. 향후 그룹의 투자 방향 등에 대해, 그는 "(그룹 차원의) 투자 결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대신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방향 등에선 말을 아꼈다.

이날 본사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그룹 주요 사장단이 모두 나왔다. 최 회장은 이들로부터 경영 현안 등을 보고 받았다.

그는 이어 이들 사장단에 '통큰 투자'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투자 시기를 앞당기고, 투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 최 회장은 또 이들에게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정철길 사장이 향후 반도체 신규공장 2곳 완공 등을 포함해 46조 원의 투자 방안을 보고했다"면서 "반도체와 통신 등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는 50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이날 사장단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시간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해 "사회양극화와 청년실업 등 사회문제와 기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 이어 자신 스스로 앞장 서 풍상을 다 맞을 각오로 뛰겠다고 다짐도 했다고 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께서 그룹이 추진 중인 청년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인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 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최 회장은) 이 같은 프로그램 자체가 혁신적인 접근이며, 이른 시일 안에 성공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삼성, 2년 동안 3만 개 청년일자리 만든다

삼성도 이날 청년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2년 동안 1000억 원 규모로 모두 3만 명의 청년에게 일자리와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고용 디딤돌로 3000명, 사회 맞춤형 학과 1600명, 직업 체험 인턴 및 금융영업 4000명 등 모두 8600여 명을 채용한다. 여기에 오는 2017년까지 1만 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고, 1만14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청년창업 활성화 교육과정을 만든다.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은 삼성 협력회사에 취업을 원하는 청년 3000여 명을 뽑아서 직업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한다. 6개월짜리 고용디딤돌의 경우 3개월은 삼성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나머지 3개월은 협력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해당 청년들은 6개월 동안 매월 150만 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물론 이 돈은 삼성에서 모두 부담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거쳐 협력사에서 4년 이상 근무한 사람의 경우 삼성계열사의 경력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인턴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고용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고용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밖에 '사회 맞춤형 학과'는 전국의 26개 마이스터 고교와 대학 특성화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1600명을 채용하겠다는 것. 이 역시 기존보다 크게 늘어난 채용규모다. 또 보험설계사와 투자권유대행 등 금융업쪽 일자리 2000개도 새로 만들어진다. 이어 삼성반도체 평택 공장과 호텔신라 면세점,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증설 등 신규투자를 통해 1만 명을 새롭게 채용한다고 밝혔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SK, #최태원, #삼성, #청년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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