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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는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진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 지뢰가 폭발한 뒤 연기와 흙먼지가 솟구치고 있다.
▲ 공개된 지뢰폭발 당시 영상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는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진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 지뢰가 폭발한 뒤 연기와 흙먼지가 솟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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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발생한 '파주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폭발사건'을 둘러싸고 남북한이 '혹독한 대가', '군사적 결판', '불바다' 등의 용어 등으로 비난전을 벌이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17일부터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어, 남북간 군사적 긴장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정부가 이번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4일만인 14일 북한이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최고군사기관이 국방위원회의 정책국은 14일 '도발을 떠들어댈수록 차례질 것은 모략과 날조의 상습범이라는 오명뿐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지뢰를 매설하였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북 "남측이 폭발사건 원인 발 바꿨다"고 주장

담화는 "괴뢰들은 사건발생초기 비무장지대 남쪽에 위치한 헌병초소주변에 매설해놓은 수지반보병지뢰 M-14가 강한 폭우에 떠밀려 내려온 것이 그 원인이라고 공개하였다"며 " 그때로부터 며칠이 지난 10일 북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하여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행위라고 생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했다. 남측이 나중에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담화는 또 한미 합동조사단이 북한 목함지뢰라고 제시한 증거 중 '강한 송진냄새'에 대해 "우리 군대가 새로 제작하여 현지에 매설했다는 것을 입증시켜보려 한 것이다. 만약 의도적이라면 굳이 무엇 때문에 새로 만든 지뢰를 매설하였겠는가"라면서 해당 냄새는 화약냄새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장에서 발견된 3개의 용수철이 북한 지뢰 부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폭발된 지뢰의 용수철이라면 적어도 부러졌거나 휘여들었어야 정상일 것이다. (한국군의) 'M-14'지뢰보다 아군 지뢰의 폭발력이 몇 배 더 강하다면 터진 용수철이 아무 일도 없은 듯이 생생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담화는 반박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가 공개한 동영상을 거론한 뒤 "문제는 괴뢰군 사병들의 거동"이라며 "폭발에 피를 흘리는 동료를 질질 끌고 나오는 모습도 그러하지만 2차 폭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놀라기는커녕 규칙적이고 태연한 거동은 그 어떤 각본에 따라 연기하는 세련된 배우들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 군대의 소행이라고 그렇게도 우겨대고싶으면 그를 증명할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면서 "그것이 없다면 다시는 '북 도발'을 입밖에 꺼내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천안호의 선체를 두동강냈다는 '어뢰추진체'를 조선동해에서 건져다가 '물증'으로 뻐젓이 내놓은 전과자이고 보면 괴뢰들의 이러한 처사가 별로 놀라운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십분 리해가 되는 일"이라고  천안함 사건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담화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무모하게 번져지는 도발자들의 새로운 대결광란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무모한 도발은 기필코 응당한 징벌을 초래할 것"이라고 끝맺었다.

북한 국방위 "무모한 도발, 응당한 징벌 초래"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는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북한군 목함지뢰. (합참 제공)
▲ 북한이 사용하는 목함지뢰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는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북한군 목함지뢰. (합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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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 담화에 앞서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의 전통문을 합동참모본부에 보내, 이번 지뢰폭발 사건은 자신들과 무관하며 대북심리전 방송 재개 등 남측의 응징 조치를 무모한 군사적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자신들과 맞설 용기가 있다면 "전장에 나와 '군사적 결판'을 내보자"며  우리 측의 향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 담화와 북한 '전선서부지구사령부' 전통문에 대해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후 북한군 총참모부 앞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답하는 전통문을 보냈다.

합참은 전통문 내용에 대해 "우리 측은 이번 비무장지대 지뢰도발이 북측의 목함지뢰에 의해 발생한 명백한 도발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면서 "북측이 책임을 회피하면서 적반하장격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응당한 조치에 대해 무모하게 또다시 도발을 자행한다면 가차없이 응징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북한 국방위 정책국이 한미 합동조사단의 발표 내용을 반박한 데 대해서도 적극 역반박했다. 사건발생초기에는 M-14가 강한 폭우에 떠밀려 내려온 것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데 대해서는 "M-14는 남측지뢰로,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건 발생지역에서 얼마 전 자연재해로 140여발의 지뢰가 터졌다는 북측 주장에 대해서도 "지뢰가 그렇게 많이 터졌다면 우리가 모를 리 없다"고 일축했다. 지뢰 잔해물의 '강한 송진냄새'에 대해 북측이 '만약 의도적이라면 무엇 때문에 새로 만든 지뢰를 매설했겠느냐'고 한 데 대해서는 "5년 전 DMZ 지류 하천에서 대거 수거한 목함지뢰에서 아직도 강한 송진 냄새가 난다"고 반박했다.

"너절한 삐라 몇 장 때문에 통째로 불바다 직면할 수도"

한편, 이번 사건 이후 남측 보수단체들이 잇달아 대북전단 살포에 나선 데 대해서도 북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방지역을 관할하는 북한군 전선연합부대들은 이날 공개담화를 내 "을지프리덤가디언과 같은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박두한 현 시점에서 박근혜 일당이 삐라 살포와 같은 대대적인 심리전을 개시했다는 것은 북남관계가 사실상의 전쟁상태에 진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남조선 괴뢰들은 너절한 삐라 몇 장 때문에 통째로 불바다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삐라살포는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고 심리전은 주되는 침략전쟁 수법의 하나"라면서 "군사분계선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반공화국 삐라와 불순전자매체의 대량살포는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공공연한 전쟁도발행위"라고 주장했다.

북한군은 지난해 10월 10일 경기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 등이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13.5mm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중 2발이  연천군 중면 민가 근처에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현재 대북 전단 살포 문제는 접경지역에서 남북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언제라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게 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며 "'폭군' 김정은의 사병이 된 북한 인민군을 감정적으로 자극만 할 뿐 북한 주민의 정치적 각성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정부가 계속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앞으로 절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박근혜 정부 잔여 임기 내내 남북대화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이행은 기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태그:#목함지뢰 폭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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