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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56·14기) 대법관 후보자.
 이기택(56·14기) 대법관 후보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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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3일 오후 10시 25분]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기에 외국계 펀드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 아래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샀다가 되팔아 약 1억5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오마이뉴스>가 전자관보를 통해 재산공개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후보자는 지난 2009년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샀다가 지난 2013년 주식 전량을 매각해 총 1억4778만8000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는 주식을 산 지 4년 만에 올린 수익으로 총수익률이 36.4%(연간 수익률 9.1%)에 이른다.

이 후보자는 언론에 "배당금 수익이 높아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사고 팔았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맥쿼리인프라가 지난 2002년 이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마창대교, 부산항 신항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해오면서 '특혜'와 '국부유출' 논란을 일으킨 외국계 펀드였다는 점에서 법원의 고위간부였던 이 후보자의 주식투자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년간 배당금+시세차익 합쳐 약 2억5000만 수익 올려

2014년 이기택 후보자의 재산공개 내역. 맥쿼리인프라 주식 8만여 주를 약 5억5000만 원에 팔았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다.
 2014년 이기택 후보자의 재산공개 내역. 맥쿼리인프라 주식 8만여 주를 약 5억5000만 원에 팔았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다.
ⓒ 전자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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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지난 2009년 맥쿼리인프라 주식 7만9320주를 샀다. 주식 매입가는 총 3억8866만8000원이었다. 이후 지난 2011년에는 1689만8000원을 주고 1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총 4억556만6000원을 투자해 총 8만320주를 산 것이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 2013년 5억4938만8000원에 주식을 전부 팔았다. 이를 통해 총 1억4778만8000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당시 서울지하철9호선의 대주주였던 맥쿼리인프라는 요금인상을 두고 서울시와 큰 갈등을 빚고 있었다.

이 후보자는 1억5000만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 외에 1억여 원의 배당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됐다. 10일자 <한겨레>가 맥쿼리인프라의 연도별 주당 배당금을 바탕으로 그가 받은 배당금을 추정한 결과, 그는 4년간 1억503만6480만 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결국 4년간 받은 배당금과 주식 매각을 통해 얻은 시세차익을 모두 합치면 주식투자를 통해 총 2억5282만4480원의 고수익을 올린 셈이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주식투자한 맥쿼리인프라가 민자사업에서 '특혜'와 '국부유출' 논란을 일으킨 외국계 펀드회사라는 점이다.

호주계 금융회사인 맥쿼리자산운용(MKAM)은 지난 2002년 12월 맥쿼리인프라를 설립했다. 이후 맥쿼리인프라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과 3-1구간,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용인-서울 고속도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마창대교와 인천대교, 부산항 신항 2-3단계, 우면산터널과 백양터널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해왔다.

맥쿼리인프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상통행료의 70~90%를 보장받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약정으로 인해 특혜 의혹을 받았다. 맥쿼리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한 지 4개월 만에 52억여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해 국부유출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한겨레>에 "일반은행 이자보다 배당금 수익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해 단순히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라며 "2013년 상반기 서울고법 행정부로 인사가 난 뒤 지하철 9호선이 요금문제로 서울시와 소송 중인 사실을 알게 됐고, 항소심 재판을 맡게 될 수도 있어 상반기 중에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라고 해명했다.

맥쿼리인프라측은 "지하철 9호선 등 민자사업 투자시에 다른 국내 투자자와 투자 조건이 동일하다"라며 "대부분의 투자자가 내국인으로 구성되어, 민자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이 국부유출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라고 밝혔다.

맥쿼리인프라측은 또한 "MRG 제도는 IMF 이후인 1998년에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국내에 도입된 제도이고, 2002년 맥쿼리펀드 설립 당시 이미 많은 민자사업이 MRG제도를 통해 투자가 이루어졌다"라며 "그래서 MRG 사업에 투자한 것을 맥쿼리의 특혜 논란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맥쿼리 투자 전 '선박펀드'도 매입... "배당수익이 많아서"

한편 이 후보자는 서울지방법원이나 특허법원 등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동북아27·28·29·30호'라는 선박펀드에도 투자했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아 선박을 건조하거나 중고 선박을 매입한 뒤 해운사에 선박을 팔거나 임대해 수익을 올린 뒤 수익금을 배당하는 투자형태다.

이 후보자는 '동북아 선박펀드' 총 4만4241주를 샀다가 지난 2008년 전부 팔았다.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사기 전이다. 전자공보의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그는 동북아 선박펀드와 삼성카드 주식(2000주)를 총 3억3898만3000원에 팔았다.  

이 후보자는 선박펀드 투자와 관련해 "언론보도를 통해 일반은행 이자보다 배당금 수익이 많은 종목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매입했다"라며 "애초 5년간 운용될 예정이었는데 2년 반 정도 경과한 시점에 운용사에서 펀드를 해산하는 바람에 돌려받았다"라고 해명했다.


태그:#이기택, #맥쿼리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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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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