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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조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당시 상대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의 '영주권 의혹'을 제기해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 항소심 출석하는 조희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조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당시 상대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의 '영주권 의혹'을 제기해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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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무효 위기에 놓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항소심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9월 4일 오후 2시면 그 결과가 나온다.

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두고 모든 심리를 마쳤다. 2시간 넘게 이뤄진 결심 공판 내내 검찰과 변호인은 조 교육감이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상대편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한 일이 허위사실 공표인지 아니면 정당한 후보 검증이었는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고승덕 영주권 의혹' 흑색선전? 정당한 의심?

선제공격에 나선 검찰은 조 교육감의 '고의'를 강조했다. 그가 ▲ 고승덕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 '미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허위사실을 수차례 기자회견과 언론보도로 퍼뜨렸다는 얘기였다(☞ 기자회견 동영상 바로가기).

검찰은 또 조 교육감이 2014년 5월 23일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의 트위터 글로 고승덕 후보의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접한 뒤 이틀 뒤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진위 파악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 후보가 5월 28일 여권과 비자를 공개한 뒤 최 기자가 사과했음에도 조 교육감이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이미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검찰은 그가 '피해자' 고승덕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했던 데다가 그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전혀 반성하지 않았고 이 사건 자체가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친 점 등을 볼 때 벌금 700만 원이 적절하다고 했다. 검찰은 "원심(1심)에서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배심원들이 유죄에 만장일치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민주주의와 법치 확립을 위해서도 엄정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조 교육감이 "정당한 의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고승덕 후보는 자신의 미국 영주권 보유 문제와 두 자녀의 미국 영주권 보유 문제를 밝히라"는 조 교육감의 기자회견 발언은 의견 표명이지 사실 공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민병훈 변호사는 최경영 기자의 트위터 글을 계기로 의혹이 점점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고 후보는 침묵 중이었으니 경쟁 후보가 해명을 요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영주권 보유 여부는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의혹을 거짓으로 볼 만한 정황이 없었기 때문에 조 교육감에게 사실 확인 의무를 묻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허위사실 공표죄가 맞다고 해도 당선 무효형은 지나치다고도 항변했다. 민 변호사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면전환을 꾀한 조 후보가 의혹을 제기했다'는 1심 판단과 달리 '검증'을 위한 행동이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허위사실 공표죄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250조 2항은 그 제한 범위가 너무 넓어 공직후보자 검증을 봉쇄할 수 있다"며 "피고인 행위는 무죄가 아니더라도 유무죄 경계에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정당하다고 생각... 양심 허용한 범위에서 행동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 지지자가 '조희연 교육감 무죄'가 적힌 부채를 들고 서 있다.
▲ "조희연 교육감은 무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 지지자가 '조희연 교육감 무죄'가 적힌 부채를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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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얼굴로 2시간 넘게 양쪽의 공방을 듣고 있던 조희연 교육감은 오후 4시 28분,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었다. 한 차례 헛기침을 한 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최후 진술을 시작했다.

"당시 세심하게 판단하고 꼼꼼하게 신경 썼다면 이런 불필요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을 한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도 선거 과정에서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의혹 해명을 요구한 제 행동이 공직후보자 적격 검증을 위한 정당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고조차 받지 않을 정도로 좀 더 신중했으면 어땠을까 자책도 한다. 그래도 제 양심이 허용하는 범위, 사회 통념과 상식선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는 "제 행동이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해도 저를 뽑아준 유권자의 의사결정을 뒤집을 만큼 비난받을 일이었는지를 아무리 생각해도 수긍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의혹 제기가 불편했을 고승덕 후보에게는 지금도 인간적으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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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조희연, #고승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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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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