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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30일 '직선 교육감제 폐지'를 위한 새누리당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지난 6월 30일 '직선 교육감제 폐지'를 위한 새누리당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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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세력이 준동하며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 (그래서)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미국 LA에서 한 말이다. '좌파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만들겠다는 얘기였다.

김재춘 차관 "국정교과서, 후진국에서 사용되는 제도"

이로부터 4일 뒤인 지난 4일 오후 황우여 교육부장관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국정화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김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김 대표의 미국 LA발 '국정교과서' 발언을 통해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물꼬를 트고 나서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UCLA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자격증을 받은 김재춘 현 교육부차관(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과거 직접 쓴 국정교과서 관련 논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차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정책연구인 <교과서 검정체제 개선방안 연구> 논문을 대표 집필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국가가 개발하는 국정교과서보다는 민간인이 개발하는 검·인정 교과서가 교과서 개발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더 많이 지닐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국정교과서는 독재 국가나 후진국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차관은 "이에 반하여 검·인정 교과서는 이른바 선진국(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제도"라고 덧붙였다.

 김재춘 교육부차관이 지난 2009년 6월에 쓴 <교과서 검정체제 개선방안 연구> 논문 내용.
 김재춘 교육부차관이 지난 2009년 6월에 쓴 <교과서 검정체제 개선방안 연구> 논문 내용.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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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에서 미국식 교육학을 배운 김 차관이 미국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처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주요국의 교과서 발행체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자유발행제 또는 인정제(시도교육감 수준의 인정을 받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역사교과서 발행제도도 마찬가지다.

이 보고서에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국은 한국과 달리 학교에서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고 교사가 직접 제작한 교재를 갖고 가르치는 것이 허용된다"면서 "미국의 교과서는 교육과정 및 검·인정 기준에 따라 제작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역사학계에 따르면 현재 중고교 과정에서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는 북한과 러시아, 베트남 등이다. 김 차관 지적대로 (국정교과서는) "독재국가나 후진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 김무성, 무지하고 분열적인 책동 멈춰야"

또한 이들 나라들은 모두 좌파세력이 집권 중이거나 집권했던 사회주의 또는 구사회주의권 나라들이다. '좌파세력의 준동'을 걱정하며 국정교과서 추진 의사를 밝힌 김 대표의 진단과는 정반대 상황인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 학술단체협의회, 전교조 등 465개 단체가 모인 역사정의실천연대는 김 대표의 미국 발언에 대해 지난 4일 낸 논평에서 다음처럼 비판했다.

"역사를 한갓 정치도구화하여 개인의 야망을 채우는 데 동원하고 있는 정치인 김무성은 무지하고 분열적인 책동을 멈추고 자중하기를 권고한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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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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