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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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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또 다시 국가정보원의 '방패'로 나섰다.

이 의원은 29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숨진 임아무개 과장 외) 다른 사람들은 연구원"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 도입·운용 관련 자료를 삭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아무개 과장에게만 책임을 지우면서 임 과장과 함께 한 직원들의 존재는 감추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앞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해킹 프로그램인) RCS 프로그램 관련 모든 일은 임 과장 주도로 해왔고, 임 과장이 모든 책임을 져왔다"라며 "임 과장이 사망하면서 그 전모를 알 수 없게 됐다"라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해킹 프로그램을 판매한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유출된 자료를 살펴보면, 국정원은 해킹 관련 장비 운용 권한을 1명이 아니라 5명에게 부여했다. 또 이탈리아 '해킹팀'과 접촉할 때도 국정원 측 인사는 2명 이상이 나섰다. 즉, 임 과장 외에도 해킹 프로그램 도입·운용에 관여된 직원들이 더 있다는 말이다.

즉, 국정원이 이미 고인이 된 직원을 '희생양' 삼아 해킹 의혹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의심을 주기 충분한 상황이다.

이에 이 의원은 이날 "해킹팀에 임 과장 말고도 사람이 더 있었다고 하는데 (조직 구조가) 실무자 위에 과장이 있다"라며 "해킹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운영을 전적으로 한 사람이 임 과장이고 그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 프로그램을) 실험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국정원의 해명을 새로 나온 의혹 제기에 맞춰 '보강'해준 셈이다.

무엇보다 이는 이 의원 본인의 말을 뒤집은 것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임 과장은) 자기가 어떤 대상을 선정하고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대상을 선정해 알려주면 기술적으로 이메일을 심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기술자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 스스로 임 과장을 '기술자'에서 '관리자'로 둔갑시킨 꼴이다. 국정원조차도 지난 17일 보도자료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임 과장)은 그 분야의 최고 기술자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국정원이 내국인 사찰 의혹의 핵심 단서였던 SKT IP 주소 3개를 '실험용'으로 해명했던 것과 달리, 이탈리아 해킹팀에는 '실제 타깃(real target)'이라고 설명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보강'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SKT IP 용도 관련) 실험용 아니라 '실제 타깃' 즉, 공격용이었다고 하는데 정보위 회의 때 이미 충분히 밝혔다"라면서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우리가 연구 목적으로 심어달라고 하면 해주지 않아서 실제 공격용이라고 해야 했다고 명확히 설명했는데 지금 거꾸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은 국정원의 해명을 못 들은 게 아니라 안 믿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더 이상 실질적인 내용이 아니면 의혹을 제기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태그:#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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