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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섬으로 불리는 '하시마' 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해야 했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 최장섭(88)씨.
 지옥의 섬으로 불리는 '하시마' 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해야 했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 최장섭(88)씨.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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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사실을 얘기해야 하는 거야. 그런데 일본놈들은 우리 이야기는 쏙 빼놓고 지옥 같은 섬 '하시마'를 관광지로 만들고 자랑거리 삼는다니... 참 기가 막힐 일이여."

'하시마(일명 군함도)'를 비롯한 일본의 조선인 강제징용노동시설이 '메이지시대 산업혁명 유산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과 관련, 강제징용노동자였던 최장섭(88)씨는 가슴을 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관련기사 : "일본, 할 짓 없어서 강제징용시설을 관광지 만드나").

24일 오전 대전 동구 판암동 최씨의 집에서 만난 그는 "이러한 슬픈 역사를 후손들이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국회와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며 일본에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는커녕, 역사왜곡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를 꾸짖었다.

이러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노동자의 생생한 '증언'을 듣는 시간이 대전에서 마련된다. 지난 3월 1일 '대전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던 '평화나비대전행동'은 광복 70돌을 맞아 오는 8월 14일 밤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8·15광복 70돌 대전시민 통일한마당 해방에서 통일로'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지옥의 섬 하시마에 끌려가 석탄을 캐는 강제노동을 했던 최씨와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에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린 뒤 원폭피해를 입었던 김한수(97)씨의 증언이 이어진다.

16살의 나이에 지옥의 섬으로 끌려가 깻묵 한덩이로 끼니를 때우며 1000미터 지하갱도에서 강제노동을 해야 했던 최씨. 일본 세계침략 야욕의 도구로 쓰이던 군함을 만드는 비쓰비시 조선소에서 일하다 원폭의 폭풍을 온몸으로 받아냈던 김씨. 그분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우리의 아픈 역사, 그리고 진실이 광복절 전야 '대전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전해질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평화나비대전행동은 8월 10일부터 15일까지를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주간으로 정하고,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조선인 강제징용노동자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사진전시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평화나비대전행동 관계자는 "그동안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 분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대전에 두 분이 살고 계신 만큼, 그 분들의 증언을 듣고 그 분들과 함께 하면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하시마, #지옥의섬,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최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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