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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 시의원과 김완준 경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 14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고 있다.
▲ 맞수? 정현주 시의원과 김완준 경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 14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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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이 출연해 설립한 경주문화재단의 수장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중 여성의원을 향해 "평생 의원할 줄 아시느냐"고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경주문화재단은 경주예술의전당 운영 등을 위해 경주시가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공모를 거쳐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완준 상임이사겸 사무처장은 경주예술의전당 관장직도 겸하고 있으며, 공무원 4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는다.

15일 경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김완준 재단법인 경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지난 9일 경주시의회의 경주문화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 운영에 대한 각종 문제점과 의혹을 제기한 정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에게 다가가 "평생 의원할 줄 아시느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처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감사를 잠시 중단하고 다과를 나눠먹던 휴식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다. 김 처장은 정 의원이 추가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휴식을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 앉아있는 정 의원에게 다가가 종전에 시의회에 제출했던 자료를 내밀며 "이미 자료를 제출했는데 왜 또 제출하라고 하느냐"고 따졌다는 것이다.

김 처장의 이같은 발언과 따지는 모습은 다수의 동료 시의원과 시청 공무원인 전문위원들이 듣거나 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원 향한 조롱 넘어 유권자까지 무시한 것"

정현주 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경주문화재단의 문젯점을 집중 추궁했다.
 정현주 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경주문화재단의 문젯점을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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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은 김 처장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감사가 속개되자 김성규 의원은 의사발언을 신청해 "감사를 받으려 하는지 모를 정도로 피감기관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며 손경익 위원장을 향해 '분위기 정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 처장은 이날 감사를 마치면서 발언기회를 요청해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해서 송구하다, 정현주 의원님께 실례가 됐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14일 기자와 만나서는, 이같은 발언을 한 데 대해 "휴식을 하는 자리에서 농담으로 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정현주 의원은 "차라리 농담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행정사무감사를 했던 시의원을 향해 '평생 의원할 줄 아느냐?'고 한 발언이 어떻게 농담일 수 있으며 농담을 할 분위기도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새정치민주연합 경주지역위원회는 김 처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15일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주지역위원회는 "'평생 의원할 줄 아느냐'는 말은 임기가 4년인 시의원에게 있어서는 '4년만 지나면 끝이다'는 뜻으로 여겨질 수 있으며, 이는 곧 4년 지나면 그만인데 감사에 대충하고 넘어가겠다는 불성실한 자세와 다름 아니다"고 규정하고, "김완준 처장의 발언은 주민들을 대표하여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를 행하는 시의원에게 상당히 무례한 언행일 뿐만 아니라 단순히 시의원을 향한 조롱을 넘어 자신들의 대표로서 정현주의원을 선택한 유권자들 마저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경주지역위원회는 김 처장에게 정현주 시의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하면서 경주시청에 대해서도 감독기관으로서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완준 경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일부의원들은 김 처장의 답변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완준 경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일부의원들은 김 처장의 답변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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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 뿐만 아니라 경주문화재단의 한 팀장급 직원의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14일 경주문화재단에 대한 보충감사에서 경주문화재단의 한 팀장급 직원이 감사장 내에서 정 의원을 향해 화를 내는 듯한 모습을 수차례 노출한 것.

이 직원은 정 의원이 각종 공연을 앞두고 시행했다는 TV광고 집행여부, 티켓 판매 매수집계현황 등에 대해 공문서 위조 의혹 등을 제기하며 '형사처벌 필요성' 등을 언급하자 격앙된 모습을 보이거나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간간이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 팀장급 직원은 감사가 종료된 뒤에도 분을 삭히지 못한 듯 감사장을 바로 나서지 않아 김 처장 등의 제지를 받기도 했으며, 회의장 밖으로 나와서도 강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경주시의회 사무국의 한 전문위원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은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현주 의원은 전체 21명인 경주시의원 가운데 유일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여성의원이다. 경주시의회의 정당별 분포는 새누리당 19명, 무소속 1명, 새정치민주연합 1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경주포커스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경주포커스, #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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