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린스호텔에서 메르스사태로 긴급대책 마련을 위해 상인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상인들과 대화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린스호텔에서 메르스사태로 긴급대책 마련을 위해 상인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우리가 가보지 않았던 길에 대한 두려움도 큽니다. 그러나 우리 당은 그 혁신안들을 받아들여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안 수용을 촉구했다. 혁신안의 운명을 가를 '전초전'으로 평가되는 13일 당무위원회를 앞두고 혁신안 수용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혁신안 관련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그만큼 혁신위가 지난달 24일부터 내놓은 ▲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 ▲ 최고위원제 및 사무총장직 폐지 ▲ 당원소환제 도입 등 1~3차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차기 총선 공천에서 '현역 물갈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 방안은 '당대표 권한 강화'라는 당내 비주류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반발이 공공연히 수면 위로 분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비노계인 주승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10일 혁신위 주최 3선 의원 간담회에서 "국가로 치면 헌법을 바꾸는 것인데 불과 10일 만에 중앙위에서 결정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계파 갈등 청산은 사람을 바꿔야지 최고위를 폐지한다고 바뀌겠느냐"라고 혁신위의 구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문 대표의 리더십을 흔드는 일도 발생했다. 바로 지난 10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열린 '금강산기업인협의회 대표자 및 고성군민과의 현장간담회'다. 당초 이날 간담회는 당 지도부 모두 참여하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로 예정됐으나 추미애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사실상 '문 대표의 개인 일정'으로 격하되고 말았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간담회에 불참하고 4선 의원임에도 혁신위 주최 3선 의원 간담회에 참석, 사실상 혁신안에 대한 반발 여론을 전달했다.

결국, 혁신안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야말로 우리 당이 혁신을 실천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논의로 끝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라고 강조했다. 즉, 혁신안 수용 외 다른 해법은 없다고 마지막 설득에 나선 것이다.

"우리 당의 역사는 늘 혁신을 추구하는 도전의 역사였다"

일단, 문 대표는 "지금까지 혁신위가 내놓은 당 혁신안은 당대표부터 당원에 이르기까지 구성원 모두에게 기득권 내려놓기의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파격적인 내용"이라며 각 혁신안의 의미를 짚어나갔다.

그는 "우선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내년 총선의 성적과 관계없이 임기가 상당기간 단축되고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단체장들은 평가를 받게 된다"라며 "지역위원장들은 더 이상 지역대의원의 선출을 마음대로 하거나 독점적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정무직 당직자들도 기득권을 잃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원들도 권리당원 기준이 강화되고 신규당원 교육·연수가 의무화된다"라며 "현행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지도부 구성 방식을 개편하며 사무총장제를 폐지하고 5본부장제를 도입하는 등 우리가 가보지 않았던 길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표는 "우리 당은 그 혁신안들을 받아들여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우리에게 편한 길이 아니지만 국민과 함께 승리의 길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돌이켜 보면 우리 당의 역사는 늘 혁신을 추구하는 도전의 역사였다"라고 혁신안 수용을 설득하기도 했다.

그는 "제왕적 총재 제도를 버리고 당정분리 등을 통해 당내 민주화를 선도해 온 것이 바로 우리 당이었다, 원내총무제를 폐지하고 원내대표를 도입해 원내민주화를 선도한 것도 우리 당이었다"라며 "이 모든 도전이 당시에는 막막하고 감당하기 벅차 보이는 담대한 변화였지만 그 도전들이 우리 당을 발전시키고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통 없고 두려움 없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 우리는 불편하고 국민들 마음이 편해야 한다"라며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낡은 것이라고 국민들이 싫어한다면 우리는 익숙한 것들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수십 년 세월을 거꾸로 돌아가 여왕이 당을 지배하고 있다"라며 "이럴 때 우리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사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논란 등을 통해 '구태한 모습'을 보여줄 때 새정치연합이 한 걸음 앞서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혁신은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한 우리의 진심임을 당당히 보여줘야 한다"라며 "고통스럽고 두려워도 한 번 해보자는 의지와 열정을 가져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또 "혁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우리 당의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며 "혁신은 완결이 없다, 부단히 계속되는 것이다, 우리 당의 혁신을 성원해주시라"라고 밝혔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권한 행사할 생각 없다"

문 대표는 가장 반발이 큰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권한도 내려놓을 뜻도 밝혔다. 이 역시 혁신안을 반대하고 있는 당내 비주류를 설득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김대중 평화마라톤 6.15 서울대회' 개회식에서 "내가 그것(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권한)을 움켜쥐고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며 "만약 혁신위에 맡기는 것이 다들 승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공론이 모아진다면 못할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댓글1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