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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부동산 및 주거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청년의 주거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많은 청년들이 대학교기숙사의 부족, 치솟는 집값문제 등으로 인해 볕도 들지 않는 반지하나 1명이 생활하기에도 비좁은 고시원에서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집값 비싸기로 정평이 난 서울에서 월세 13만원에 제대로 된 방을 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대답은 "Yes"다.

주거문제가 해결되기만을 바라던 청년들은 기다리다 지쳐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이란 주거민의 자율적인 관리와 커뮤니티 형성을 목표로 서울시에서 2013년 전국 최초로 선보인 임대주택이다.

서울시의 8만호 임대주택 공급 계획의 하나로 시작되었다. 서울시의 8만호 임대주택 공급계획의 일환인 협동조합주택 사업으로 가양동의 공동육아 '이음채', 만리동 '예술인 협동조합주택' 그리고 홍은동 '이웃기웃' 청년협동조합주택 등 현재까지 1, 2, 3호가 공급됐다. 그 중 홍은동의 '이웃기웃' 청년협동조합주택이 바로 청년들의 움직임으로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청년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인 '이웃기웃'은 서울시에 적을 둔 만 19~35세의 1인 가구 청년 및 대학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대보증금 1924만 원, 임대료는 월 13만 6500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을 해낸 이들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열악한 주거형태에 살던 청년들이다. 청년들의 손으로 직접 일궈낸 보금자리, 과연 그 생활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이웃기웃' 청년협동조합 주택에 현재 살고 있는 주거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정감을 되찾았어요"

성균관대 근처 주거지 모습(자료사진).
 성균관대 근처 주거지 모습(자료사진).
ⓒ 고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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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기웃'에 사는 박향진씨의 이야기다. 그도 다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면서 마음 붙일 곳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SH공사와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임대주택의 문제와 청년들의 주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대주택을 마련하게 되었고 그 취지에 공감하여 입주하게 되었다.

'이웃기웃'에 들어와 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한 답변은 의외였다. 당연히 주거환경이 개선된 것이리라 생각했는데 그의 답변은 바로 '심리적 안정감'이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물리적인 주거환경보다도 더 크게 그를 지배하는 심리적 불안감이었다. 이는 비단 그의 문제만이 아닌 서울에 외딴 섬처럼 떨어져 혼자 사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심리적 불안감이 그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고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새로운 이웃들을 만난 그는 안정되어 가고 있다. 비슷한 청년들끼리 모여 살며 서로 돕고 공동체를 형성해 살아가는 것이 그에게, 또 청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무한경쟁사회로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청년들 간의 유대감은 곧 청년이라는 주체로서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강한 연대감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곧 이웃기웃 주택협동조합이 증명해 보인 것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된다.  

"청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이웃기웃협동조합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다.
 이웃기웃협동조합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다.
ⓒ 이웃기웃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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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기웃'에 사는 그도 처음에는 청년단체에서 하는 활동들이 어떤 일인지 몰랐고 진정으로 청년에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들의 힘으로 일궈낸 보금자리에 살면서 직접 수혜자가 되어보니 청년의 권리를 위해 애쓰는 청년단체들이 있었기에 자신이 혜택을 받았고 삶이 개선되는 경험을 하면서 그 가치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청년들이나 청년단체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결코 미비하거나 가소로운 것이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청년의 문제를 청년 스스로가 해결한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그는 당사자가 겪는 어려움을 그 당사자들이 이야기를 해야만 실질적으로 개선이 되는 것처럼,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모인 청년단체가 해결할 수 있다는 증명 사례가 바로 자신의 사례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청년단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청년들이 힘을 모아 직접 청년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그 시작은 기다림이었다. 아무도 청년의 문제에,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기에 스스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그들은 스스로 뭉치고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청년들에게 청춘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사서 고생'을 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공공에서는 청년과 함께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청년을 믿고 맡겨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에서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청년들이 스스로 무엇을 해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가야 할 것이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덧붙이는 글 |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http://seoulyg.net) 대학생기자단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청정넷은 7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청년주간(http://youthweek.kr/)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웃기웃, #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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