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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 출신 이주민들의 어머니들이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11일 멕시코시티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주민들의 어머니들이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11일 멕시코시티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Luis Maria Barr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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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멕시코 범죄조직이 미등록 이민자들을 습격하는 사건이 충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매년 수천 명에 이르는 중앙아메리카 이주노동자들이 미국 땅을 밟기 위해 국경을 넘어오고 있다.

최근 두 차례나 벌어진 무장단체의 습격도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였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200명이 넘는 부상자와 상당수의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3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행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아, 이들의 생명과 안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어린이 포함 상당수 사망했는데... 여전히 행방 묘연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미주국장은 "멕시코는 이주민들에게 죽음의 덫이 되어 버렸다"며 "곳곳마다 잔인한 범죄조직이 몇 푼 챙겨보고자 습격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보다 강제 추방시키는 데 더욱 열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멕시코 정부는 즉시 실종된 이주민들의 수색을 시작하고, 구조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약 100명의 중앙아메리카 이주민들을 태우고 멕시코 남부 베라크루스의 라스 초아파스 부근을 지나던 화물열차를 권총과 소총, 칼로 무장한 괴한들이 습격했다. 이들은 공격 전에 미국 국경으로 향하던 이들에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당국은 어린이 5명을 포함한 44명만이 탈출에 성공해 가까운 마을로 피신할 수 있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남성 1명이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으며 최소 2명 이상은 심한 구타를 당했다.

생존자들은 연방이민국 보호소에 머물면서, 영사관과 연락해 본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멕시코의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급받을 것인지 아니면 난민 신청을 할 것인지 고려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실종자들에 대한 수색과 조사 착수 등의 조치에 대해 분명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에도 멕시코 북부 소노라 주에서 군복을 입은 무장괴한들이 중앙아시아 이주민 약120명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존자들은 미국 국경으로 향하던 중 타고 가던 차량 한 대가 고장 나자, 군복을 입은 무장괴한들이 다가와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이들 중 최소 13명만이 빠져 나와 사막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멕시코 정부는 큰 충격을 겪은 이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이들을 모아 본국으로 송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습격 사건으로부터 2일 후, 소노라주 지방검찰청은 사건 현장에서 3구의 시신과 불탄 차량 2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식 수사를 했음에도 습격 가해자가 누구인지, 생존자들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했다. 대부분이 여전히 사막에서 실종된 상태이거나 범죄조직에 납치되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국영매체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멕시코 이민당국은 알려진 이주민 납치 사건이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3년 신고 건수는 62건인데 비해 2014년에는 682건에 이른 것이다.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국장은 "이주민들은 항상 그늘에 가린 채 살아가야 했으며, 수십 명의 남녀와 어린이들이 사막에서 식량과 물도 없이 헤매고 있거나 범죄조직에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이주민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는 실태에 대해 긴급 조사에 착수하고 가해자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습격 사건의 생존자들에게 정신과적 및 의료적 지원은 물론, 이들이 사건을 고발하는 동안 멕시코에서 체류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중대범죄사건 피해자로서의 적절한 대우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안세영 시민기자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멕시코, #이주민, #인권, #난민,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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