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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대 진원지로 떠오른 삼성서울병원이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린 가운데, 지난 15일 오전 강남구 병원에서 의료진이 내원객에 대한 발열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발열검사하는 의료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대 진원지로 떠오른 삼성서울병원이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린 가운데, 지난 15일 오전 강남구 병원에서 의료진이 내원객에 대한 발열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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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 확진 시 치료비와 여행 경비를 지급한다는 '메르스 안심보험'이 결국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한 지 1주일 만이다.

이 정책은 발표와 동시에 "효과가 의문시되는 전형적인 탁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여론과 보험업계의 반발에도 결국 시행이 확정되면서 졸속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체부 "불안감 없애는 긍정적 효과... 외신도 긍정 보도"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1일 "메르스 안심보험은 일반보험상품과 다른 컨틴전시(비상) 보험"이라며 "한국여행업 협회가 나서서 외국인 여행객에 대한 보증을 서고, 확진자가 생기면 협회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정부와 협회가 공동으로 부담할 방침이다.

메르스 안심보험은 이달 22일부터 내년 6월 21일까지 1년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에 감염될 경우 여행 경비와 치료비 실비 전액, 확진 시 3000만 원, 사망 시 최대 1억 원까지 보상해주는 보험 상품이다.

이 관계자는 "6월은 한국 관광업에서 성수기인데 현재 7, 8월까지 예약이 안 되는 등 여행업계 타격이 심각하다"면서 "메르스 안심보험은 한국에 오거나 올 계획을 세운 외국인 관광객에게 불안감을 없애 주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외국인 관광객에게 3개월간 안심보험을 들어준 전례가 있지만, 실제로 보험금을 받아간 사례는 없었다"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 이 정책이 과도하게 희화화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외신에서도 메르스 보험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 자신했다.

보험업계 "사과발표 할 줄 알았는데... 당황스럽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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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험업계는 메르스 안심보험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메르스로 다급해진 정부가 부담을 민간회사들에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르스는 기존에 없었던 질병이라 감염, 사망에 대한 통계자료도 없는데 1주일 만에 시행하라고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사실 이렇게 급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문체부에서 일정이 미뤄졌다고 사과발표라도 할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메르스로 관광 사업 1200억 손실이 났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보험사들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보험사들이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잠복 기간을 거쳐 외국인 관광객이 자국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서 "메르스 치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내지 않은 것만 못한 아이디어"

지난 15일 '메르스 안심 보험'이 처음 발표되자, SNS 상에서는 엄청난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아예 메르스 공화국이라고 광고를 해라"라는 조롱부터 "천박한 대응", "전형적인 탁상 행정", "낙타 고기 먹지 말라는 메르스 예방 대책 이후 최악의 조치"라는 비판들이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부의 대책을 "초절정 개그"라고 풍자하며 "아예 '한국=메르스'라고 광고를 해라, 광고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 19일 tbs 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서 메르스 안심보험 정책에 대해 "실효성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 같다"며 "다급한 나머지 아이디어를 낸 것 같은데, 사실 내지 않은 것만 못한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자국민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정부가 국민이 낸 혈세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심을 쓰듯이 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타당하지 않다"며 "메르스의 경우 사전 예방이 중요한데, 외국 관광객이 감염되거나 사망했을 때 사후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특정 질병을 공짜로 보장한 예가 없으며, 오히려 한국이 메르스 창궐 국가라는 인식만 심어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여행자협회는 오는 22일 오전 10시께 브리핑을 열고 이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 편집ㅣ조혜지 기자



태그:#메르스, #메르스 안심보험,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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