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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울산투쟁본부와 장그래대행진기획단이 16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그래 행진을 알리고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1년째 파업 중인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동조합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울산투쟁본부와 장그래대행진기획단이 16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그래 행진을 알리고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1년째 파업 중인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동조합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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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 전인 지난해 6월 16일,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업체 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자 "먹고 살 생활임금을 달라"며 파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고소고발과 법원 가처분에 따른 가압류 등 고통 뿐.

울산에서는 이 뿐 아니라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정으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온 현대차 비정규직들이 회사 측의 신규채용이란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젊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의 생존권을 보장하며 길거리에서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고통이 가중되자 노동계가 16일부터 18일까지 3일동안 장그래 대행진을 진행하며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의 장그래들 18일 중앙 장그래 행진단과 결합

중앙 장그래 행진단은 최저임금,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단결 등 미조직 노동자의 요구를 모아 16일부터 27일까지 12일간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을 누빈다. 18일에는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 와서 울산의 장그래들과 결합한다.

민주노총울산투쟁본부와 장그래대행진기획단은 16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울산 장그래들이 반란의 행진을 시작한다"고 선언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일해도 빚지는 삶을 떨쳐보겠다며 최저임금 문제를 걸고 1년째 파업농성을 하는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노동자들, 차별과 고용불안을 넘어 먹튀폐업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들,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대법원의 정규직 전환 결정을 이행하라 요구하며 몇 년 째 힘든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새학기가 시작되는 것이 두려운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 울산에는 장그래들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규모 1~2위를 다투는 현대기업의 왕국이라 불리는 울산에서 이토록 많은 장그래들이 절규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가 무엇을 위해, 누구의 이득을 위해 해결되고 있지 않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 장그래 대행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비정규직 규모가 어느새 1천만을 향하고 있고 학비를 벌려 해도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일자리 뿐이며 정규직으로 가는 취업 문은 아예 열려있지도 않다"며 "정규 일자리를 가지고 있어도 언제 구조조정-정리해고에 떠밀려 비정규직 일자리를 찾아 헤매게 될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는 정년퇴직 노동자들에게 선심쓰듯 몇 년 더 일하게 해준다며 같은 일터 같은 자리에서 계약직으로 일할 것을 종용하며, 소규모 점포를 내도 자영업자 도산율이 80%가 넘는 사회에서 또다시 비정규직 일자리를 찾게 된다"며 "육아노동과 가사노동의 부담을 이중으로 안고 있는 여성 비정규직을 비롯해 머나먼 한국으로 돈을 벌러온 이주노동자들까지 온 나라가 비정규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정규직 굴레를 벗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이어졌지만 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직의 절규를 외면하고 오히려 임금피크제,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을 강요해 질 나쁜 일자리를 만든다"며 "기간제 정규직 전환 기간을 연장하고,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는 등 비정규직을 양산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질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아내고, 최저임금을 현실적인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장그래 대행진을 통해 이러한 비정규직 해답을 전국으로 알려내려 한다'고 밝혔다.

16일부터 3일간 울산 전역에서 장그래 대행진

한편 민주노총 울산본부 윤희정 국장은 "대행진 마지막 날인 18일은 중앙행진단과 지역행진단이 결합하는 대장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6일 오후 6시 울산 동구 화정동에 있는 울산과학대 정문에서 '생활임금 쟁취 울산과학대 파업투쟁 1년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 다음날인 17일에는 울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울산지역 알바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오후 4시 현대자동차 구정문 앞에서 '불법파견 사용주 처벌 및 불법파견 노동자 정규직 전환 촉구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갖는다.

이어 18일 오후 2시에는 동구 일산동에 있는 홈플러스에서 인근 현대중공업 일산문과 동부경찰서를 경유해 동울산시장까지 행진하며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어 이날 오후 5시부터는 현대중공업 전하문에서 현대중공업 정문까지 행진하며 하청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장그래에게 노동조합을'이라는 주제의 행진을 벌인다. 이어 저녁 6시에는 현대중공업 정문 건너편에 있는 예술공원에서 장그래문화제를 열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 작성 글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울산 장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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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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