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둘째가 말합니다. 좀비 놀이하자. 셋째가 따라 합니다. 좀비놀이 하자. 첫째가 말합니다. 줄넘기 하자. 둘째가 받습니다. 줄넘기 말고 좀비놀이 하자.

엄마는 의외로 편안합니다. 사내 아이 셋은 엄마를 원합니다. 단, 잠잘 때. 평상시 낮에 놀 때는 아빠가 같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내 아이들의 에너지를 허약한 엄마가 받아내기에는 무리가 많기 때문이죠.

가끔 정적인 활동이나 '과제 주기'는 엄마가 그 몫을 해도 좋겠네요. 하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은 아빠 역할이죠. 조금만 젊었어도 더 정열적으로 놀아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중년이 가까운 나이에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주기엔 너무나 체력이 안 따라줍니다.

요령이 필요합니다. 내가 버틸 만큼의 놀이를 찾는 겁니다. 아들이 말한 좀비 놀이도 숨바꼭질이나 다름 없습니다. 영화의 좀비처럼 얼굴과 몸을 일그러뜨리고 도망 다니는 아이들을 천천히(?) 좇는 겁니다. 처음엔 숨바꼭질보다 쉬우리라 생각했는데 막상해보니 연기와 움직임을 함께 해야 하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따르는 것이 에너지 소모가 많습니다.

종일 격무에 시달리다 돌아와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 급여는 적지만, '칼퇴근'이라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에 맞춰 집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꽤 됩니다. 도시에서 일반적인 회사에 다녔다면 야근에 회식 등이 겹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겠지요.

지난해에 시골로 내려온 우리 또래의 식구들이 그 사례였지요. 전문직 종사자인 그 친구는 두 아이를 항상 자는 모습만 봐왔다네요. 저녁 시간이면 아이들이 전화해 "아빠, 언제와"를 노래처럼 반복하고 아빠인 그는 "응, 금방 들어갈게"라는 거짓말을 반복해왔다는 것이죠. 결국 결심했고 이곳에 내려와 생전 몸에도 익지 않은 노동을 거듭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날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처음에 비해 얼굴도 엄청 밝아지고 몸에 근육도 붙어 훨씬 건강해보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한답니다. 집 주변에서 개구리, 올챙이도 잡고 학교에서는 또래의 아이들과 경쟁 없이 뛰어 노는 모습에 교육 문제를 걱정하는 부모로서도 일단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시골에서 사는 것이 좋겠다고 마음 먹은 상태라네요.

노는(?) 아빠의 자부심
 놀이의반란
 놀이의반란
ⓒ 지식너머

관련사진보기

책은 제게 약간의 자부심을 줍니다.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놀이'의 숨은 비밀은 별것이 없습니다. 아이가 주도하는 놀이를 부모와 함께 할 것. 진짜 놀이와 가짜 놀이가 나오는데 아이가 주도하지 않으면 가짜 놀이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놀이도 학원에서 하는데 이는 또 다른 경쟁이나 성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에게는 창의나 협동심을 키우게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점이죠.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도 주의 깊게 볼 점입니다. 요즘 식당을 가면 아이들과 함께 오는 부모의 대부분은 아이를 통제하는 데 바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마트폰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의 하나이지요. 다만 중독성이 너무 강해서 스마트폰에 빠지면 아이의 정상적인 인지나 지각 능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은 많은 연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는 점은 아시죠?

특히 아빠의 역할을 많이 주문하는데,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끈기 있게 같이 하는 점이 포인트랍니다. 엄마는 감성의 영역을 아빠는 이성을 높이는 역할을 '놀이'가 유도한다는 점이죠.

아빠와의 놀이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추적 연구 결과가 눈에 띕니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아빠가 어떻게 해서든 아이와 같이 놀아야 한다는 이야지가 되죠. 요즘 텔레비전에도 아빠와 자식간의 연예인 다큐가 유행인것과도 무관하지 않게 느껴지네요.

책에는 연령별 뇌 발달의 특징에 맞는 놀이와 좋은 장난감을 선택하는 방법도 조언합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도 주차별로 추천하고 있는데, 저는 이런 놀이보다 몸으로 부대끼고 지형지물이나 도구를 활용한 놀이 등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좋아하거든요. 물론 아빠의 체력을 필수이지요.

격무에 시달리는 아빠들로서는 먼나라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0분이 생기면 체력을 안배하거나 본인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에 쓰는 것이 더 급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아이와 아빠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는 점. 노력이 필요한 것이겠죠.


놀이의 반란 -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제작팀 지음, 지식너머(2013)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