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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24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의 쓸쓸한 마지막 가는 길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4번째 확진자(78, 충남 논산시)인 A씨는 지난 12일 밤 사망했다. 13번째 사망자다. 지난달 대전 건양대 병원에 입원해 천식과 고혈압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병실을 사용하던 16번 환자(40)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빈소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장례 절차도 없이 이날 오후 3시 30분 경 관련 절차에 따라 화장(火葬)될 예정이다.

하지만 A씨의 마지막 길인 화장장에는 A씨의 유족들이 참석하지 못했다. 남동생만이 참석해 그의 쓸쓸한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A씨를 간호하던 가족들이 메르스에 전염되거나 격리조치됐기 때문이다.

A씨는 부인과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A씨를 간호해오던 부인 B씨(74)는 남편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1일부터 자가격리 조치됐다. 그러다 지난 11일 메르스 확진 판정(127번 째)을 받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후송돼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부인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 날 남편이 숨진 것이다.

충남에 거주하는 A씨를 병문안했던 딸도 자가격리조치 상태다. 다른 지역에 사는 아들은 지병을 앓고 있어 이날 아버지의 화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보건소 관계자 "가족 모두가 이산가족, 뭐라 할 말 없어"

8일 전남대병원 응급실 인근의 메르스 관련 임시 장소에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관련 국가지정격리병원이다.
 8일 전남대병원 응급실 인근의 메르스 관련 임시 장소에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관련 국가지정격리병원이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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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A씨의 유해를 논산시가 운영하는 납골시설에 임시 안치한 후 유족이 격리대상에서 해제되면 인계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이후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그렇지만 A씨의 부인은 완치가 되어야만 퇴원할 수 있다. 그의 자녀도 오는 16일에서야 자가 격리 대상에서 해제될 수 있다.

논산시 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로 목숨을 잃고 가족 모두가 이산가족이 됐다"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도 함께 하지 못하는 유족들에게는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대전을지대병원에서 사망한 90번째 확진자(62) 또한 막내 아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화장돼 충북 옥천의 납골시설에 임시 안치돼 있다. 그의 장례 또한 나머지 가족들이 자가 격리가 풀리는 오는 21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충남 논산, #24번째, #화장, #장례,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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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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