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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서부내륙고속도로(제2서해안고속도로) 충남 예산군 대흥면 통과 노선안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3일 현장을 찾았다. 이날 처음으로 국토부와 포스코건설, 충남도, 예산군, 대흥면민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기는 했지만 속 시원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대흥 통과 노선안을 변경하라'는 주민들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포스코건설의 논의는 끝까지 평행선을 달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3일 대흥면사무소에서 진행된 서부내륙고속도로 간담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국토부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의 노선안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이 노선안은 대흥을 관통하는 기존안을 봉수산쪽으로 130여 미터 더 붙여 터널과 U자형 반지하 방식으로 건설하고, 동산리 일원에 계획했던 스마트휴게소의 위치를 평촌리 쪽으로 옮기는 내용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반지하 방식으로 고속도로를 낸 뒤 차폐시설을 하면 주변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면서 "지역사회가 요구한 봉수산 너머로 대흥을 우회하는 노선안은 상위계획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기능적으로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사업제안서에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대흥면 주민들은 간담회가 끝난 뒤 국토교통부, 포스코건설, 충남도, 예산군 관계자들과 함께 봉수산휴양림에 올라 예당저수지가 펼쳐진 수려한 경관을 내려다보며 대흥통과 노선안의 부당성을 알렸다.
 대흥면 주민들은 간담회가 끝난 뒤 국토교통부, 포스코건설, 충남도, 예산군 관계자들과 함께 봉수산휴양림에 올라 예당저수지가 펼쳐진 수려한 경관을 내려다보며 대흥통과 노선안의 부당성을 알렸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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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주민은 "얼마 전 안희정 지사가 봉수산휴양림에 왔다가 '여기 와보니 주민들이 고속도로를 반대하는 이유를 알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라면서 "스마트휴게소도 홍성에 두고 노선을 홍성쪽으로 돌아가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일축했다.

제2서해안고속도로노선변경추진위원회 장인화 부위원장도 "포스코건설이 신암에서 삽교를 거쳐 홍성으로 가는 노선안을 제시했으면서도 봉수산 너머로 대흥을 우회하라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라면서 "주민들은 이 노선안을 반대한다, 국책사업이라는 미명아래 왜 강행하려 하느냐, 국토부는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따졌다.

정종열 위원장은 "동서로 가로지르는 당진~대전간 고속도로도 모자라 남북으로 지나는 제2서해안고속도로까지 생기면 대흥은 고속도로에 갇히게 된다"며 "행정에서 그동안 봉수산휴양림과 봉수산수목원, 슬로시티 등에 숱하게 투자를 했다, 왜 천년고을을 보존하지 못하고 다 헤집어 놓으려 하느냐, 죽어도 여기는 지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예산대흥슬로시티협의회 박효신 사무국장도 나서 "대흥은 농촌마을살리기의 대표적인 사례다. 공무원들도 매년 벤치마킹을 하는 곳이 대흥이다, 대흥을 다녀간 분들은 한결같이 '정부가 어떻게 이런 마을에 고속도로를 만들려 하느냐, 미친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대흥을 파괴하는 것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도와 예산군도 가세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예산군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충남도 관계자도 "국토부가 충분하게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수렴해 포스코건설과 협상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슬로시티와 의좋은형제, 봉수산휴양림 등은 모두 매우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업들이 중단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면서 "포스코건설과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노선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제2서해안고속도로, #서부내륙고속도로, #국토교통부, #포스코건설,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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