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중동에 위치한 영명고등학교의 미술동아리 '그린나래'의 벽화그리기 재능기부가 4년간 이어져오고 있다.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라는 뜻답게 매주 주말이면 공주시 구도심 골목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꽃담·꿈담 벽화그리기'는 영명고등학교 교사들의 지도 하에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공주시 우성면 월성리를 시작으로 현재는 영명고 인근 대추골에서 계속되고 있다.
대추골은 영명고 학생들의 등·하교길로 이용되는 곳인 만큼 벽화 그리기 활동의 의미도 크다. 마을 주민들은 학생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게 되고, 학생들은 밝고 활기찬 느낌의 골목을 걸을 수 있다. 더운 날씨에도 학생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오전 내 벽화를 그렸다.
특히 이날은 공주시의회 김동일 의원이 방문하여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벽화그리기에도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권오석 교사는 "작은 스케치북에서 나아가 벽면에 그림을 그림으로써 학생들의 창의성이 향상되고 팀워크를 기를 수 있다"며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마을에 재능기부를 통해 실력을 기르고, 마을 주민들은 밝아진 골목에 기뻐한다"고 전했다.
학생들 또한 벽화그리기 재능기부를 통해 많은 것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영명고 3학년 허우진(19) 학생은 "3년간 벽화그리기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그림 실력이 많이 늘었고 재능기부활동이기 때문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2학년 김서정(18) 학생은 "장래희망과 관련된 활동이어서 시작하게 되었고 활동을 하면서 지나가는 주민들이 활기찬 골목이 되었다며 칭찬해주실 때 뿌듯하고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참여소감을 밝혔다.
한편 공주산성시장과 공설운동장 부근에 실시되었던 공주시의 벽화그리기 예산은 현재 모두 삭감된 상태이다. 학생들의 재능기부가 더 큰 빛을 발하고 있지만 공주시 자원봉사센터와 학교의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작가들의 재능으로 낙후화된 주택 골목을 밝게 만들어 구도심을 살리는 활동이 재추진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벽화그리기를 함께한 이용환 교감은 "지난주 통영 동피랑 마을을 방문해 큰 영감을 얻었다.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앞두고 있는만큼 충남역사박물관길을 따라 백제문화권과 연계한 벽화골목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생, 교사가 한데 어우러져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매일 드나드는 골목을 변화시킴으로써 보는 이들의 마음 또한 훈훈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