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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실이 대구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홍보 현수막을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현수막은 지난달 30일 설치됐으나 학교측이 지난 6일 철거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실이 대구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홍보 현수막을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현수막은 지난달 30일 설치됐으나 학교측이 지난 6일 철거했다.
ⓒ 전교조 대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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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새누리당을 홍보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현수막은 대구지역 한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학교의 허락도 받지 않고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달서구의 N초등학교 정문과 D초등학교 담장 등 5, 6곳의 초등학교에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사이 새누리당 로고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렸다. 이 현수막은 조원진 국회의원(대구 달서병)의 대구지역 사무실에서 만든 것으로 '새누리당 달서병 지역위원회' 명의로 설치됐다.

N초등학교 정문에 걸린 현수막에는 "**초 운동장 트랙 조성 예산 3억 원 확보"와 "더 좋은 교육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 현수막은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K 교장은 "현수막 설치를 허가한 적도 없고 1일부터 5일까지 단기방학을 한 상태여서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6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고 깜짝 놀라 바로 철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K 교장은 이어 "비가 오거나 하면 트랙이 없어져 교사들이 다시 그리는 일이 많았다"며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시켜주기 위해 교육청에 운동장 트랙설치 예산을 신청했지만 국회의원에게 부탁한 일도 없는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대구 달서병 당원협의회 명의의 현수막이 한 초등학교 담장에 걸려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 달서병 당원협의회 명의의 현수막이 한 초등학교 담장에 걸려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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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의 D초등학교에도 1일 새벽 '**초 운동장 트랙 예산 2억 원 확보'의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정문 옆 담벼락에 게시됐다. 이 학교 교장은 1일 오전 출근하면서 담장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수막 업체에 연락해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 현수막은 정문에서 약 30m 아래의 담장에 다시 걸렸다가 8일 오전 철거됐다.

운동장 트랙 설치는 교육부의 특별교부금 예산으로 설치된다. N초등학교 등은 대구시교육청에 트랙 설치를 요청했고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부에 특별교부금을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육부로부터 특별교부금이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 예산이 확정됐는지는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조원진 의원만 알고 있는 내용이다.

조원진 의원 사무실은 달서구 동본리동 네거리에도 총 예산 172억 원을 들여 6개 초등학교 강당을 완공했다며 '새누리당 달서병 당원협의회' 명의로 초등학교 이름을 적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조원진 의원실 관계자는 "학교에 예산이 배정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까 의정 활동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학교 정문에 현수막을 설치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설치 업체에 연락해 학교와 상관이 없는 곳에 다시 설치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당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학교 담장이나 정문에 설치하는 것은 위법을 떠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는 담장이나 전봇대, 교통표지판, 가로수 등에는 설치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새누리당 대구 달서병(위원장 조원진 국회의원) 지역위원회 명의의 현수막이 동본리네거리에 붙어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강당 예산을 마련한 것처럼 홍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 달서병(위원장 조원진 국회의원) 지역위원회 명의의 현수막이 동본리네거리에 붙어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강당 예산을 마련한 것처럼 홍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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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자 전교조 대구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교육기관의 시설물을 버젓이 자신들 홍보의 장으로 여기는 새누리당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어 현수막이 설치된 학교 바로 옆에 남부교육지원청이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지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교육청의 책임을 지적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학교 현장이 특정 정당의 홍보수단이 된 사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교육청 역시 지도,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관위는 해당 게시물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시 달서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정당의 현수막을 학교에 게시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태그:#현수막, #조원진, #옥외광고물법,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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