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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통일협회는 남북경협 재개와 남북교류협력 정상화를 위해 '남북교류협력 사용설명서'라는 타이틀 아래 남북교류협력-개성공단-사회문화교류-금강산관광-인도적지원-대북정책 등에 대한 기사와 심층 인터뷰를 1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지난 1월, 통일부·외교부·국방부·국가보훈처 4개 부서는 2015년을 '통일 기반 준비의 해' 로 만들기 위한 제안과 구상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내용은 화려하다. 서울-신의주, 서울-나진 간의 한반도 종단열차 시범 운행, 평화통일기반구축법 제정, 서울과 평양에 남북겨례문화원 설치, 광복 70주년 남북공동기념위원회 구성을 북한에 제안하는 등 민생·환경·문화의 3개 분야에 걸쳐 남북교류협력을 폭넓게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남북관계 경색으로 실질적인 사업 진척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보고된 사업 대부분이 북한의 협조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당초 업무보고 당시부터 사업 추진을 위한 실질적 전략 부재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실제 지난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답변은 2015년 업무보고를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4일 오전 국회 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국회 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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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아래 '이') : "(광복 70주년 사업관련) 지금 벌써 4월이다. 원론적인 것 말고 실질적 진전이 있는가?'
홍용표 통일부장관(아래 '홍') : "아쉽게도 현재 당국간의 구체적인 접촉은 없다."

: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 국회의원 시절 남북축구 경기를 성사시킨 적도 있다."
: "노력중이다."

: "광주 U대회 북한을 통한 남북 공동 성화 봉송은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가?"
: "아직 그 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

: "광주 U대회 관련 단 한 번도 접촉이 없었나?"
: "조 추첨과 관련한 방한하여 사안에 일부 논의는 했으나, 진전은 없다."

: "한미 간 군사훈련 기간인데 북한이 왔다는 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 의사가 있다는 것 아닌가?"
: "큰 의미가 있고, 조직위 접촉에 긍정적으로 응해서, 응원단이나 성화봉송과 관련해서 논의를 했지만 큰 진전이 없다."

일각에서는 한미군사훈련이 끝나는 4월 말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전망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황재성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부장은 지난 23일 "통일부장관의 발언이나 대북사업의 추이를 볼 때, 남북관계 개선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도 남북관계 개선의 조짐이 보이다가 결국 경색 국면으로 귀결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지속성이 의문시된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이 남북경협과 교류협력 경색국면이 장기화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대북지원단체들과 경협기업인,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5·24조치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5·24조치 5년, 남북경협과 교류협력 사실상 파탄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오전10시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천안함 관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5월 24일 오전10시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천안함 관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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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과 반입을 금지할 것입니다."

2010년 5월 24일 전쟁기념관,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북제재조치, 이른바 '5·24조치'를 발표했다. 5·24조치의 주요 내용은 ▲ 북한선박의 남측해역 운항 전면 불허 ▲ 남북교역 중단 ▲ 방북불허 ▲ 신규투자 불허 ▲ 인도적 지원 중단이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지난 2014년 11월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과 남북경협비대위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5·24조치 이후 남북경협 중단으로 인한 남측의 직접적인 피해액은 89억 달러로 이는 우리 돈 10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반면 북측의 피해액은 22억 달러에 불과해 남측의 피해가 4배 가까이 큰 상황이다.

사실상 대북제재라는 본래의 목적보다 남한피해가 더 큰 셈이다. 실제 5·24조치 이후 남북경협에 참여했던 기업인들의 줄도산과 파산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107개 경협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실련통일협회의 설문조사 결과, 5·24조치로 인해 경협환경이 악화되었다는 밝힌 경협기업은 총 93.5%(100개)에 이르렀다.

유동호 남북경협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평생을 일군 사업장을 하루아침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문 닫은 게 첫 번째 문제점이고, 두 번째로는 국가 재산권과 사업권을 제약하는 데 일절 어떠한 보상이나 배려 없이 그냥 방치하고 있는 점이 문제이며, 세 번째로는 국가에서는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을 5년째 계속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상황이 이런대도 통일부는 실질적인 피해 현황 조사조차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5·24조치 이후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마저 어려워져

 5.24조치로 이후 그나마 유지되던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 역시 크게 감소했다.
 5.24조치로 이후 그나마 유지되던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 역시 크게 감소했다.
ⓒ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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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613명에 이르던 이산가족 상봉은 2008년 급격히 감속했고 2009년과 2010년 일부 재개되었으나, 2010년 5·24조치 이후로 2011년 2012년 연달아 성사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공약으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내세웠으나 실제 성사된 이산가족 상봉은 2014년 2월 20~25일까지 단 763명, 한 차례에 불과하다.

또한 2007년 4397억 원이었던 인도적 대북지원은 2008년 정부지원이 중단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2010년 5·24조치 이후 민간지원마저 금지되면서 2012년 141억 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사항이자 드레스덴 선언, 광복절 기념사 등에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는 여전히 미비한 형편이다.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23일 "겨레하나는 2004년에 대북인도적 지원을 시작해 2009년까지 6년 동안 약 250억 원을 지원했지만 2010년 5·24조치 이후 대북지원은 1억 원도 채 집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와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대통령이 밝혔지만 까다로운 모니터링 기준과 조건 등 여러 제약으로 실제로는 2013년, 2014년 인도적 지원을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중국

북중 무역 추이와 북한의 대외무역대비 중국 의존도 5.24조치 이후 북중무역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북한의 대외무역대비 중국의존도가 90% 가까이 이르렀다.
▲ 북중 무역 추이와 북한의 대외무역대비 중국 의존도 5.24조치 이후 북중무역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북한의 대외무역대비 중국의존도가 90% 가까이 이르렀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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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협력이 중단된 사이, 그 자리는 중국이 대신하고 있다. 2008년 28억 달러, 2009년 17억 달러로 감소하던 북중무역은 2010년 5·24조치 직후, 35억 달러로 증가했고 고작 1년 뒤인 2011년에는 56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 역시 꾸준히 증가해 65억 달러에 이른다. 무엇보다 2009년 50% 정도였던 북한의 대외무역 중국 의존도는 5·24조치 이후 2010년 83%로 증가했고 2013년에는 9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해진 상황이다.

또한 북러무역 역시 증가하고 있다. 북러무역은 2013년 1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비록 2014년에는 2013년 대비 11.4% 하락하면서 92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북한과 러시아 양국은 2020년까지 양국 무역 규모를 지금보다 10배 정도 확대된 10억 달러로 늘리기로 약속했다. 또 양국 간 무역에서 루블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키로 하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무역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인프라 역시 건설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8월 촬영한 신의주와 단동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 중인 신압록강대교
 북중무역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인프라 역시 건설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8월 촬영한 신의주와 단동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 중인 신압록강대교
ⓒ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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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5·24조치가 북중, 북러무역 및 북한의 자생력 등으로 대북제재 효과는 미비하고 오히려 남한의 피해가 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입장은 여전히 변함없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14일 대정부질의에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없이는 5·24조치 해제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남북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나 이는 중단된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정부 차원이 어렵다면, 민간차원 해법 모색해야

 남북경협기업비대위, 경실련통일협회 등 여러 민간단체들은 매주 화요일 광화문에서 5.24조치 해제 촉구 서명운동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남북경협기업비대위, 경실련통일협회 등 여러 민간단체들은 매주 화요일 광화문에서 5.24조치 해제 촉구 서명운동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경실련통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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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남북대화를 강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전략이 미진한 실정이다.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 1비서의 국제무대 데뷔전이 될 것이 유력한 러시아 전승기념일 참석마저 우리 정부가 거부하면서 최초로 제 3국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되었다. 대북특사 역시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 즉,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사실상 대화를 유도해내기 위한 전략이나 로드맵은 미비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남북대화만 촉구할 게 아니라 대화를 유도할 기제를 마련할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해법이 바로 5·24조치의 해제다. 실제 경실련통일협회가 지난 5월 24일 5·24조치 4년을 맞이해 학계, 정책연구집단 등의 북한·통일 전문가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북한·통일 전문가들은 5·24조치 해제 또는 완화에 91.15%(103명)의 압도적인 찬성을 보였다.

노귀남 동북아미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4일 "북한의 경제는 일부 기득권층이 독식하고 있는 만큼 실제 북한주민들의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는 남북교류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5·24조치의 전면적 해제가 어렵다면 민간교류만이라도 부분적 허용해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해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 5.24조치 해제 촉구 1인 캠페인 영상 100일간 광화문에서 진행된 5.24조치 해제를 촉구 1인 캠페인 영상
ⓒ 경실련통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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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5·24조치가 5년째에 접어들면서 여러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5·24조치 해제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매주 화요일마다 민간 통일단체들이 연대해 광화문광장에서 5·24조치 해제 1인시위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실련통일협회는 5·24조치 해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서명 바로가기). 또한 남북경협기업비대위 등은 오는 5월 24일 대규모 문화제를 기획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21일, 광복 70주년 남북공동행사, 통일박람회 2015, 평화통일상 제정, 한반도 국토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탈북민 정신건강 전문클리닉 운영, 공공부문 통일인력 양성 등이 담긴 제2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2013∼2017년)의 2015년도 시행계획을 국회에 보고 했다. 또다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적 고민 없이 사업 나열식의 업무보고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직접 대정부질의에서 비정치 분야 민간차원의 교류를 통한 해법을 강조한 만큼, 지난 24일로 한미군사훈련이 종료된 현 시점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은 남북관계에 향후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편집ㅣ최유진 기자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경실련통일협회 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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