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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선전을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선전을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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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하세요?'

4.29 재·보궐 선거에서 인천 서구·강화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라고 한다.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인지도가 낮은 제3 후보는 선거 막판에 유력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진보정당 소속인 박 후보는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과 단일화할 가능성은 추호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기호 1번과 2번 정당이 만든 낡은 기득권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치혁신 구호"라면서 "2번인 새정치연합과는 단일화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정치에서 절대라는 말은 없다고 하지만, 저는 절대 하지 않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를 향해 실망감을 내비치며 제1야당을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신 후보가 12년 동안 준비했다고 얘기하지만, 거꾸로 그동안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라며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당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했는데도 제대로 한 일이 하나도 없다"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새로운 인물'이라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강화 출신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젊은 아빠로서, 지역 주민들과 두루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로 다가가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만약 당선되지 못한다 해도 우리의 득표 자체는 큰 의미가 될 것"이라며 "거대 양당을 향한 경고와 새로운 정치를 향한 열망이 정의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21일 박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보수 색채 뚜렷한 강화...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

박종현 정의당 후보는?
박 후보는 강화 출생으로, 인천에서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졸업한 '지역 토박이'다. 그는 반값등록금실현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청년실업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운영위원을 역임하며 시민·사회운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정책특별보좌관, 정의당 인천광역시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 인천 서구·강화을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일단 제 고향이 강화다. 친척과 선·후배들이 아직도 살고 있어 애착이 많다. 그리고 강화 자체가 역사적, 생태 환경적, 평화적으로 잠재력을 가진 섬이라 애정을 품고 있다. 신도시가 조성된 검단은 저와 비슷한 세대가 많이 산다. 인천에서 20~40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다들 둘째를 낳을지 말지, 학원은 몇 개 보낼지, 전세로 계속 살 건지 등을 고민할 것이다. 저도 아이를 키우므로 같은 처지에서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 보수 색채가 뚜렷한 강화 지역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지지받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 말에 동의하지만 보수 정당이 강한 원인의 진단은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강화에서 터를 잡고 주민들의 삶을 알뜰하게 챙겨온 정치인들은 여태까지 대부분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야당 후보들은 한두 번 나와서 떨어지면 떠나버렸다. 단순히 여당 지지세가 강한 게 아니라, 정말 주민들의 삶에 천착한 후보를 지지하는 게 이 지역의 특성인 것이다.

실제로 강화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증거가 있다. 안덕수 전 의원은 2006년, 2010년에 무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새누리당 간판만 달면 무조건 되는 곳은 아니다.

원래 강화는 역사적으로 야성이 강했다. 조봉암 선생이 여기서 어떻게 정치를 했겠나. 옛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강화에 당원도 꽤 많았다. 이런 곳에서 야당이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제가 차근차근 노력하면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생 자체가 강화이므로 거부감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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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 지지율도 낮다. 이를 타개할 만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지역 유권자들에게 '제3정당인 정의당의 새로운 젊은 일꾼을 뽑아달라'고 호소하면 많이 호응해주신다. 기성 정치인을 향한 정치 불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검단 주민들을 만나보면 제 공약이 다수로부터 공감받는다고 느낀다. 다른 후보들은 신도시 개발이라는 거대담론에 휩싸였지만, 저는 중요한 생활 인프라 확충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약속드렸다. 1년간 무엇을 거창하게 건설하겠다는 게 아니라,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 문제를 해결하고 도서관을 확충해 학생들이 카페에서 공부하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었던 정책토론회에서 이러한 공약을 설명했더니 반응이 뜨거웠다. 제 공약이 검단 지역에서 입소문 나면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강화 역시 불만이 폭발되기 일보 직전이다. 10년 사이에 인구가 절반으로 줄었고, 행정구역이 인천으로 편입되고 나서 완전히 변방 지역이 돼버렸다. 이러한 불만이 제3 인물을 향한 호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신동근 후보, 12년 동안 한 게 뭐가 있나?"

- 안상수·신동근 후보보다 인지도나 경험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기존에 정치하던 분들은 반값등록금 실현을 약속했으면서 실제로 현실화시키진 못했다. 그럴 때 저는 반값등록금운동본부에서 학부모와 학생들과 함께 싸웠다. 또한, 강화 인구의 절반은 농민이다. 저는 농민들을 위해 FTA에 맞서 싸운 사람이지만, 다른 후보들은 농민을 어렵게 하는 FTA를 통과시킨 쪽 아닌가? 저에게는 공이 없을 수 있지만, 과도 없다. 깨끗한 도화지 위에서 유권자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나가면 된다.

다른 후보들은 경력 자체에 문제가 많기도 하다.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는 12년 동안 준비했다고 얘기하지만, 거꾸로 그동안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당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하지 않았나. 그동안 권력을 못 가진 적이 없는데도 제대로 한 일이 하나도 없다."

-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신동근 후보는 안상수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는 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 후보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면 지지율이 그쪽으로 확 쏠렸을 거다. 유권자들이 안상수 후보를 향한 지지를 유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안 후보를 향한 반발심리가 신 후보에게 완전히 이동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신 후보는 강화의 아들이라 자꾸 말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때만 얼굴을 비친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다. 저도 강화 지역을 다녀보면 2번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 안 후보는 인천시장을 두 번 지내서 그런지 인지도가 높다. 검단만 해도 투표하러 나오지 않겠다는 젊은이들이 많다. 새정치연합을 향한 손가락질이 높은 상황에서 과연 제1야당을 지켜주겠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모일까?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동력이 필요하다.

신 후보가 들고나온 '안상수 책임론'도 사실상 자충수다. 본인도 인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시정을 정상화하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왜 계속 그런 프레임을 쓰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신 후보에게 매력을 못 느끼는 거다."

"소수정당, 사표 우려로 맨날 찌그러져... 이제는 키워달라"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4.29 재보선에 출마한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후보가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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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상규 전 의원이 서울 관악을 후보직을 사퇴했다. 새정치연합과 후보 단일화할 가능성은 전혀 없나.
"정치에서 절대라는 말은 없다고들 하지만, 저는 절대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제가 출마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완주하세요?'라는 말이었다. 정의당 후보는 선거를 끝까지 뛸 후보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단일화하면 진보정당이 설 땅이 아예 없어질 것 같다. 게다가 1번과 2번이 만든 낡은 기득권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치혁신 구호이므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과는 단일화할 수 없다. 당론 위반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을 만나면 당당하게 말씀드린다. '그동안 소수정당은 사표 우려 때문에 맨날 찌그러져야만 했다, 이제는 키워달라'고 말이다. 만약 당선되지 못한다 해도 우리의 득표 자체는 큰 의미가 될 것이다. 거대 양당을 향한 경고와 새로운 정치를 향한 열망이 정의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 만약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계획인가.
"우선 검단신도시 개발이 지역 핵심 현안이다. 그러나 개발 재개는 의원 한 명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LH와 인천도시공사의 재정 정상화가 수반돼야 하는 중기적 과제다. 저는 좀 더 현실적인 정상화를 공약하겠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인프라를 충족시켜 검단을 교육문화 특성화 도시로 만들겠다.

강화는 젊은 층을 어떻게 유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일자리가 없어서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는 젊은이들을 잡아야 한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강화는 자연환경이 깨끗해서 (생산되는) 농산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강화 농산품을 특성화해서 농민들이 수입을 보장하면 젊은이들도 귀농하러 오기 시작할 것이다. 농사지었다가는 돈도 못 벌고 애도 못 키운다는 인식을 불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강화는 소위 '땅값'을 올리려면 남북평화가 전제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연평도 포격 등으로 이 지역 땅값이 떨어졌다. 오히려 노무현 정부 때는 개성공단이 들어서면서 투자가치가 올랐었다. 결국, 강화 땅값은 5.24 조치 해제 없이는 오를 수 없다고 본다. 평화 실현이 답이다."

- 만약 이번 선거에서 낙선할 경우,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당선 안 된다 해도 이 지역에서의 정치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검단·강화는 인천에서 정의당 조직 기반이 가장 취약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활동을 통해 정의당이 펼치고자 하는 비전과 정책을 끊임없이 홍보해가겠다. 제가 이곳에서 정치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 #박종현,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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