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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야당의원들의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곤경에 처한 이완구 총리의 표정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야당의원들의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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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4일 오후 5시 18분]

"만약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말이다.

이완구 총리는 1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한 치의 부끄럼도 없느냐"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한 나라의 국무총리다, 어떤 증거라도 좋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본인에 대한 증거가 나오면 목숨과 바꾸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리는 특히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면서도 "총리직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유승민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했는데 서운하지 않느냐'는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대해 "서운한 생각이 없다.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들인다"고 답변했다. 이 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헌정 사상 첫 현직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완구, 사퇴 지적에... "막중한 자리, 사퇴 옳지 않아"

이완구 총리는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충남 지역에 동일한 모양의 지지 플래카드가 걸린 배후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묻자 "1000개 이상의 플래카드를 대전·세종 포함 충남도 4개 시도에 내거는 것은 어떤 특정 단체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백 의원이 "많은 플래카드가 똑같은 모습으로 붙었는데 일체 지시한 사람도 없고 조직적으로 한 것도 아니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나"라고 재차 추궁하자 이 총리는 "지금 세상이 어느 특정인이 지시한다고 플래카드 수천 개가 걸릴 수 있는 세상인가"라며 다시 부인했다.

이 총리는 돈을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의 육성 진술이 나온 이상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최규성 의원의 지적에는 "근거 없는 말을 한 것을 두고 막중한 자리를 사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무총리가 수사 내용을 보고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지적에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지휘하지 않고 이 사건에 관여할 수 없다"며 "국무총리가 행정기관의 장을 지휘할 수 있지만 구체적 사건을 지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자의 말이라도 냉정하게 봐야"... 야당 의원들 야유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듯 얼굴을 비비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듯 얼굴을 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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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수사를 철저히 하고, 국회에서 결정한다면 특검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저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며 "어떠한 경우도 다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리는 "특정인이 말한 것에 대해선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며 "본인이 섭섭했던 것이 녹취에 나타나고 있고, 아무리 사자(死者)의 말이라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혹이 불거진 후 태안군의회 부의장에게 15차례나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서는 "실제로 전화를 건 것은 4번이다, 어떤 사건에 연루됐는데 의원님이 잘 아는 사람이 이거 관련해서 언론에 말했다면 전화해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수사를 기획하고 지시한 것처럼, 제가 주도한 것처럼 말하며 이분이 굉장히 섭섭해 하는 것이 나온다, 대단히 곤혹스럽다, 저도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의 답변이 이어지는 동안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태그:#성완종 리스트, #이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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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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