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지역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찰폐대구투쟁연대'는 6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시설을 요구했다.
 대구지역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찰폐대구투쟁연대'는 6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시설을 요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우리는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살고 싶어요. 권영진 시장은 탈시설 약속을 꼭 지켜 주세요. 우리 함께 살고 싶어요..."

가랑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 거리로 나선 장애인들과 가족들이 시설에서 나와 '함께 같이 살자'고 울부짖었다.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살 권리, 시설에서 나와 지역에서 살 권리를 달라고 호소했다.

장애인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6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 탈시설화 약속과 장애인수용시설 신규설립 금지, 시설 거주인 20% 탈시설화 추진 등을 요구했다.

420장애인연대는 대구시가 오는 2018년까지 현재 시설 거주인의 20%인 320여 명의 탈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과 예산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마련된 것이 없다며 올해부터 목표인원을 설정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규정한 이들은 대구시가 장애인 수용시설의 도시라고 비판했다. 12만여 명의 장애인 중 1600여 명의 장애인이 시설에서 살고 이 중 한 시설당 100명 이상의 입소자가 밀집된 대형 시설도 전체 20곳 중 8곳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노금호 420장애인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권영진 대구시장 당시 후보와 협약을 맺었다"며 "하지만 대구시는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수 십 년째 탈시설을 요구해왔지만 지금까지 기다려달라는 말 뿐이었다"며 "더 이상 기다려달라고 하지 말고 주민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장애인단체들은 6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함께 살자'고 외쳤다.
 대구지역 장애인단체들은 6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함께 살자'고 외쳤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함께 살자며 기자회견에 참가한 장애인들이 탈시설을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함께 살자며 기자회견에 참가한 장애인들이 탈시설을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420장애인연대는 또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신규 장애인수용시설이 확충되면서 장애인 편의시설의 법적 기준조차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대구시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업자인 C재단이 지난 2013년 대구시의 승인을 받은 시설은 당초 아파트 5채와 주택 1채였지만 아파트 2채와 다가구주택 1채를 매입하겠다며 재승인을 받으면서 법적 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시설을 설치할 경우에는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엘리베이타와 안전한 경사로, 장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 면적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다가구주택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업주체인 C재단은 장애인 편의시설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시 관계자가 장애인정책에 대한 상식이 있다면 다가구주택은 장애인시설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대구시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비를 맞으며 '여기서 함께 살자'는 피켓과 '인간답게 살고 싶다, 탈시설 보장하라'는 등의 손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떤 아름다운 이름을 갖다 붙인데도 수용시설에서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420장애인연대는 오는 20일 장애인의날을 앞두고 탈시설과 자립생활 권리확보를 위한 다양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0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을 돌아보는 기자회견을 갖고 24일까지 장애인차별 철폐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태그:#장애인의?날, #탈시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