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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의 신임 박노황 사장과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 및 연합인포맥스 등 3사 임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의 신임 박노황 사장과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 및 연합인포맥스 등 3사 임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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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황 <연합뉴스> 신임 사장의 연이은 '애국 행보'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28일 박 신임사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이어 30일 오전 국기게양식을 열어 '국가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뿐만아니라 대외적으로는 '애국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내부에서 편집권 독립을 상징하는 '편집총국장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했다. 정권을 향해 노골적인 충성 메시지를 보낸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다.

박 사장, 반발 속 임직원과 '국기게양식' 진행

30일 오전 7시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에는 임직원 7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정문 앞에 설치된 국기 게양대를 향해 나란히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순차적으로 거행했다.

박 신임사장은 이 자리에서 "국기게양식은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정체성과 위상을 구성원 모두가 재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며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사우 여러분과 함께 언제나 신속 정확하며 불편부당한 뉴스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박 신임사장의 취임 다음날인 지난 26일 처음 공지됐다. <연합뉴스>는 연합 3사(연합뉴스, 연합뉴스TV, 연합인포맥스)의 보직 부장을 대상으로 국기게양식을 진행한다고 알렸다가 안팎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럼에도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오정훈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방법은 국기게양식이 아니라 단체협약에 보장된 편집권을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트위터 이용자 '@rainbow*****'는 "애국심 정말 투철한 회사네요, 조만간 초상화도 벽에 걸릴 듯"이라며 비꼬았고, '@bor***'는 "박근혜 말마따나 부부싸움하다 (애국가가 울리면) 기립하는 모습도 곧 보게 되겠다"라고 개탄했다. '@iron*****'는 "병사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킨답시고 60억 들여 군복에 태극기를 부착한다고 하지 않나, 통신사 사장이 국기게양식을 하지 않나, 죄다 제 정신들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노조 "편집권독립 사수 위한 모든 수단 강구할 것"

박 신임사장은 언론사 사장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취임 날부터 '애국 행보'를 보여 입길에 올랐다.

지난 25일 취임사에서는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점을 경영 목표로 내세웠고, 28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신속정확하고 불편부당한 뉴스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으며 다시 한 번 '국가'를 강조했다.

동시에 안으로는 편집권 독립을 위해 노사가 합의해 도입한 '편집총국장' 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해 내부 비판에 직면했다. 노조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지난 27일 편집총국장을 공석으로 두고 임명동의 투표 없이 편집국장 직무대행을 임명했다. 박 신임사장이 취임사에서 편집총국장제를 불합리한 요소로 지목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만이다.

편집총국장제는 사장이 지명한 총국장 내정자를 기자직 사원 3분의 2이상이 참여한 임명 동의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같은 날 노조는 입장을 내고 "정치적 독립과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이 제도들을 경영권·인사권 침해로 몰아붙여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누가 들어도 설득력 없는 지극히 독선적인 주장"이라며 "사측의 단체협약 위반에 대한 법적 조치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 편집권독립 사수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연합뉴스, #국기게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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